일상 풍경 속 생경한 감각... 강인수 개인전 ‘방금 떠나온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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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풍경 속 생경한 감각... 강인수 개인전 ‘방금 떠나온 세계’
  • 채이현 인턴기자
  • 승인 2023.10.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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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간 2023년 첫 작가공모전 4일부터 22일까지 열려

 

중구 신포로에 위치한 임시공간'2023 작가공모'의 첫 번째 전시를 연다. 강인수 개인전 방금 떠나온 세계 당신을 떠도는 모든 노래로부터이다. 104일 수요일부터 1022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개관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작가 강인수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유화 및 아크릴 등 다양한 매체 실험을 지속하며 그림을 그린다. 얇은숲(2023), 흔적 혹은 대체된 시각(2019), 미심쩍은 풍경(2018) 등 개인전을 열었고, 단체전 Vuja De(2022), 천안창작촌 6기 결과보고전: 비탈길을 좋아했지(2021), good works good life(2018)에 참여했다.

방금 떠나온 세계라는 이번 전시명은 김초엽의 소설 제목에서 차용했다. 2021, 소설가 김초엽은 우리는 다르게 보고 듣고 인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말로 각자 다른 인지적 세계를 살고있으며, “그 세계들은 결코 완전히 포개어질 수 없고 공유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광막한 우주 속을 영원토록 홀로 떠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 사이에 어떻게 접촉면혹은 선이나 점, 공유되는 공간이 생겨날 수 있을까고심하며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쓰고 엮은 단편집이다.

강인수는 시간을 낭만적으로 박제하지 않는다. 대신 시간을 가로지르는 과정에서 생긴 흔적을 표현한다. 세계와 접촉했던 순간의 숨결·향기·목소리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다시 짧은 교차점들의 그리기를 시도한다. 이 지점에서 소설가 김초엽의 방금 떠나온 세계의 주제의식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전시는 꼭대기에서 아홉 개의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다 다시금 시선을 거둔 저수지의 표식(아홉 개의 눈, 2023)부터, 바다를 보며 막연히 걷던 길, 내가 지나온 자국들 그리고 어느새 또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뭍(반추, 2023), 생활공간에 갑자기 나타난 뱀과 결국 누구의 것이라 할 수 없는 삶의 터전(침입자에게 침입, 2020), 방금 더위를 피해 발 담그었던 물가와, 부서질 듯 찰랑이는 그 표면(붉은 발, 2023), 비와 물살에도 꼿꼿이 제 몫을 다 하는 강의 구조물(여여如如, 2023)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작가가 멈춰 섰던 순간들로, 언뜻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과도 같다. 자신을 생경하게 만드는 감각에 집중하고 이를 화면에 옮긴다.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미끌거리는 시간 속 '찰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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