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간 '듬' 프로젝트 짓거리 네번째 전시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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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공간 '듬' 프로젝트 짓거리 네번째 전시 '밖'
  • 채이현 기자
  • 승인 2023.10.12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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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신기촌 공간 '듬' 프로젝트 네 번째, 6일부터 27일까지 전시

 

미추홀구 신기촌에 위치한 비영리 복합문화공간 '듬'의 프로젝트 짓거리[짇ː꺼리] 네 번째 전시, '밖'이 6일(금)부터 27일(금)까지 열린다.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개관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한다. 

네 번째 전시 '밖'은 나누리 작가(feat.김우중,이철민,최바람,장의령)가 기획한 것으로, '경계', '사이공간', '틈', '꿈'이라는 단어로 축약된다. 

작가는 "나는 마냥 기쁘기만하고 마냥 슬프기만 한 것을 참을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이렇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느끼는 상반된 감정들이 뭉쳐져 있는 나를 들여다보면서 모순덩어리인 나를 찾았다.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모든 것이 다 내 스스로에게 사로잡혀 있는 꿈이고 집착이었다. 밖은 안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무엇은 결국 '경계에 놓인 것'을 뜻한다. 밖과 안이 다르지 않더라도 그 사이 어딘가에 끼인 공간이라도 그 곳이 편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에도 '틈'이 있어, 작가는 오직 그 곳에서 평온하다.

그러나 그런 '경계'라는 것은 애매모호한 것이라서, 시도때도 없이 바뀔 수밖에 없고, 결국 나는 이렇고 저렇다는 느낌만이 전부는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방 안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꿈을 기록하고, 핸드폰 속에 마음의 일기를 적었다. 뜬구름 같은 마음들이 손 끝을 타고 평평한 화면속으로 들어가 텅 빈 화면을 채운다. 그런 시간들을 가졌음에 대한 만족으로 나를 위로한다. 어리석고 유치한 꿈도, 허무하고 절망적인 꿈도, 순간 순간들의 마음은 내 안에서 다 소중했다."

그리하여 평평한 화면 속에 입력되어 납작해진 마음이나마 가볍게 여기 저기의 경계에 존재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하는 것이다. 

나누리 작가는 가벼운 꿈의 조각을 달라고 작가들에게 부탁했다. 김우중,이철민,최바람,장의령 작가는 '꿈의 조각들'을 주제로 떠오르는 것들을 작가에게 글로 제공했다. 그것은 잠이 들었을 때 꿨던 꿈이기도 하고, 어떤 바람이기도 하고, 누군가에 대한 추억이기도, 과거의 내가 쫓았던 것이기도 하다. 

"꿈에는 들어가지 못할 것이 없다. 허무한 꿈 안에 동동 떠다니는 뜬구름 같은 것을 달라고 부탁했다. 꿈에는 맥락이 없어서 자유롭다."는 작가노트의 마지막 문구는 붙잡지 못할 것들만을 부르고 있어서 애절한 노래같다. 

경계에 머무르고, 사이공간에서 평안함을 느끼는, 이것도 저것도 분명해지고 싶지 않은, 사실은 어떤 것도 분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살 수 있는 틈은 '꿈'밖에 없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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