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증후군에 좋은 김치밥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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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장증후군에 좋은 김치밥쿠키
  • 이현주
  • 승인 2024.04.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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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한약사의 치유밥상]
(2) 김치밥쿠키
- 글·그림 이현주 박사(기린한약국 원장, 생활습관의학 전문가)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이며, 생활습관의학 전문가인 이현주 한약사의 <젊어지는 치유밥상>을 연재합니다. 이현주 한약사는 약초와 음식을 통한 치유에 관심을 쏟으며 우석대학교에서 한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하버드의과대학의 생활습관의학 프로그램, 요리의학 셰프코칭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코넬대학교에서 자연식물식영양학 과정을 수료하고 국제생활습관의학 전문가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순식물성 약초와 식단을 처방하는 기린한약국(인천 부평구 산곡동)을 열어 음식으로 병을 고쳐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출간한 『시간을 거꾸로 돌이는 매직스푼』를 비롯, 『채식연습』 『30일간의 간헐적 채식』 『오감테라피』 등 7권의 저서가 있습니다.

 

30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50대 중반 남성이 과민성 장 증후군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그는 5년째 설사와 변비를 번갈아 하는 중이고, 사실상 20년 이상 변이 좋은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해요. 특히 직장에서 설사가 날 때는 곤욕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네요. 유산균도 먹어보고, 장에 좋다는 약도 먹어봤으나 잠시 효과가 있었을 뿐, 원래 상태로 금방 다시 돌아왔다며 근본치료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영업직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궂은일 마다않고 어디든 달려갔고, 출장이든 야근이든 가리지 않은 덕분에 동기들 가운데 승진이 빠른 편이었어요. 당연히 식사는 불규칙했고,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에는 설사를 하는 게 보통이었어요. 30대 중반까지는 설사를 며칠 하더라도 곧 회복이 되곤 했으나, 점점 장의 상태가 나빠져서 만성적으로 장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그 사이 억울한 일들이 쌓여 직장을 두 번 옮겼고, 차차 업무에 대한 충성도도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쉬는 날에는 아내의 눈치가 보여 라면을 끓여먹거나, 떡볶이 쫄면 같은 분식을 주문해서 먹곤 했고, 비슷한 처지의 동갑내기 친구들과 자주 만나 만취상태로 집에 돌아오는 일이 많았어요. 술을 마시는 날은 곯아 떨어져 잠든 후, 서너 시간 이후부터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어요. 덕분에 늘 피곤하고 눈도 침침하며, 뒷목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찌뿌둥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어요. 배는 날로 불러와 예전에 맞던 바지가 맞지 않았고, 점점 남성으로서의 자신감도 떨어졌어요. 50대가 지나면서부터는 허리도 좋지 않아 조금만 오래 앉아있으면 힘이 들었어요.

대장의 경련이 규칙적인 소화를 방해하여, 변비 또는 설사를 유발하는 상태를 과민성 장증후군이라고 해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과민성 장증후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음식알레르기와 민감성이 있는 경우에 더 많이 경험하는데, 주요 원인은 장내세균총의 불균형, 장 점막의 염증, 잘못된 식이요법, 소화장애 등이 있어요. 변을 제대로 못보면 컨디션이 떨어지고, 가스가 차면서 입맛도 점점 없어져요. 그리고, 별일 안해도 자꾸 피곤하다고 느끼게 되요.

우선 그에게 인스턴트 식품,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와 차를 끊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특히 육류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맵고 짠 음식을 피하도록 권했어요. 그리고, 불규칙적인 식사패턴부터 바꾸고 매일 아침 규칙적인 시간에 고구마 한 개와 사과를 갈아서 먹을 것을 제안했어요. 저녁에 허기를 때우려고 과자나 견과류를 불규칙적으로 입에 넣는 습관 대신 간식 시간을 정해서 현미누룽지나 김치밥쿠키를 먹으라고 했어요. 또 주말에는 라면 대신 차라리 비빔밥이나 청국장류를 주문해서 먹을 것을 제안했어요. 장 건강에 좋은 단순한 레시피들을 3주 정도 반복해서 장을 훈련시키라고 권했어요.

몇 주가 지나, 그는 아내와 함께 다시 한약국을 방문했어요. 그간 음주 횟수를 반 이상 줄이고, 고구마와 사과를 갈아 매일 먹기 시작했으며 주말에 가급적 채식위주로 식사하려고 노력했더니 장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어요. 매일 밤 서너 번 설사를 해왔던 패턴이 이제 한번으로 줄어들었고, 변의 상태도 설사가 아닌 무른 변 정도로 변했다고 했어요. 안색도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진 그는 여유가 생긴 듯 보였어요. 또, 대장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는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해조류, 비전분성채소류(잎채소, 줄기채소), 통곡류로 된 식단을 통해 유익균들이 적극적으로 장운동을 하도록 했어요.

그에게 권했던 김치밥쿠키 레시피를 공유할께요. 외국인들도 사랑하는 김치는 한국 역사와 문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수세기에 걸쳐 변화 발전해온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에요. 발효 과정을 거치며 고유한 향과 맛을 형성하기 때문에 발효 시간과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계절별로도 달라져요. 배추는 성질이 다소 서늘한 채소이지만, 고추, 마늘, 생강, 양파 등 따뜻한 성질의 양념들을 배합하여 발효시키는 동안 찬 성질은 사라지고,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건강요리로 변신하죠. 다만 너무 짜고 맵게 양념한 김치는 장 점막을 자극해서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요. 그래서 과민한 상태에서는 김치를 물에 한번 헹궈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어먹는 게 좋아요. 특히 고혈압이나 위장병이 있다면 주의해야 해요.

전통 방식으로 담근 김치에는 젓갈류가 들어가지만, 채식하는 사람들은 젓갈 없이 담가요. 아삭한 맛을 내려고 생감자를 갈아 넣기도 하고, 시원한 맛을 위해 배와 갓을 갈아 넣기도 해요. 단맛과 감칠맛을 위해 홍시를 넣기도 하죠. 또 영양 많은 김치를 담글 때는 표고와 다시마로 채수를 낸 후 들깻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만들기도 해요.

김치는 풍부한 영양분과 유익한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하고 있어서 소화를 돕고, 배설을 촉진하며, 장을 튼튼하게 해줘요.

 

 

김치밥쿠키만들기

☉ 재료

김치 1/4포기, 현미밥 1/2공기, ,쪽파 2줄기, 고수 2줄기, 양파 1/4개, 카레 가루 1큰술, 현미 가루(또는 통밀가루) 1/2컵

① 김치, 쪽파, 고수, 양파를 잘게 다져주세요.

② 현미밥과 현미 가루를 넣어 잘 섞어줘요.

③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요.

④ 190도(375℉)로 예열한 오븐에서 25분간 구워요.(또는 달궈진 팬에 오일을 두른 후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줘요.

◦ 아무 소스와도 잘 어울리고, 소스 없이 먹어도 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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