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km 해저터널로 닿은 원산도 해수욕장과 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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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km 해저터널로 닿은 원산도 해수욕장과 오봉산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4.04.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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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 여행기]
대천항에서 원산도로, 뻥뚤린 바다로, 산으로

지난 13-14일 휴일을 이용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나들이를 나섰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대천까지 서해안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많은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평일이라면 3시간이면 도착 할 텐데 휴일 차량이 몰려 4-5시간 걸려 대천에 도착하였다. 그래도 4월의 벚꽃은 서해안 지역이라 그런지 길 양쪽 가로수에 만발하였다.

 

 

대천시내를 거쳐 대천항에서 원산도로 연결되어 있는 해저터널을 이용하기로 했다.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6,927m 에 달하는 거리를 달렸다.

 

 

원산도에 진입하는 해저터널은 세계 해저터널 중 다섯 번째로 길다해저터널이라고 해서 위로 바다가 보이는 경관을 생각해서는 큰 오산이다. 터널에 들어 서면 보통 육지에서 달리며 보던 긴 지하터널이다.

그래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조명등을 색색으로 바꾸어 도로의 느낌이 좋다. 7km에 달하는 도로를 지나며 지루할 즈음 출구가 보인다. 출구를 따라 지하에서 올라오니 원산도 섬이다. 배를 타고 섬에 내린 것이 아니라 자동차로 운전하여 들어온 섬이라 생각하니 신기했다.

 

해저터널에서 밖으로 나오는 출구
해저터널에서 밖으로 나오는 출구

 

모이기로 약속한 바닷가 민박집으로 갔다. 민박집 앞에 있는 해수욕장은 바다가 뻥 뚫리고 물이 맑다. 인천에서 보던 바다와는 다른 모습이다. 마치 동해안에 온 것처럼 물이 맑다. 모래도 곱고 부드럽다. 맨발로 모래 위를 걷는 것이 좋다고 해서 조금 걸어 보았다.

 

 

민박집 뒤에는 오봉산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를 나란히 있다고 해서 오봉산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곳의 꼭대기에는 봉화대가 있다. 왜적의 침략이나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바다 건너 육지의 수군절도사에게 봉화를 올려 연락을 취하던 곳이다.

 

 

다섯 개의 봉오리를 지나며 여기가 정상이겠지를 반복하며 마침내 도달한 다섯 번째 봉오리에 있는 봉화대에는 팔각정도 있고 탁 트인 바다와 안면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오봉산 봉화대
오봉산 봉화대

 

산을 내려오며 들에 자라고 있는 달래도 보았다. 봄에 나는 들풀과 이름 모를 야생초들이 반겨준다

자연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는 길에 도마뱀이 나와 인사를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도마뱀, 어릴 때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도마뱀
도마뱀

 

원산도는 논과 밭, 염전과 해수욕장이 여러 개 있고, 식량을 자급자족할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인근 바다와 광활한 갯벌에서 다양한 어종과 바지락을 채취한다. 특히 멸치와 새우가 많이 잡혀서 직접 생산한 천일염을 가지고 멸치액젖, 까나리액젓 등 각종 젓갈류와 뱅어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수산자원도 풍부하고 경치도 좋아 많은 민박집과 식당이 보였다.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해보니 육지에서 맛볼 수 없는 식단이 잘 차려져 나왔다. 백반에 간장게장이 나와 밥을 더 시켜먹는 밥도둑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비교적 저렴하고 맛난 반찬에 인심이 살아있는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바닷가 모래사장을 산책하였다. 민박집 주변에는 식당이 많이 있고 식당에는 바다에서 잡아온 고기를 보관하는 어항이 있다.

 

 

해변에는 차박을 하는 차들이 많이 있다. 이곳은 민박집도 많지만 차박을 이용하기가 좋게 되어 있다.

 

 

다음날 안면도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갔다. 안면도에 튜립축제 등으로 많은 차량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 대열에 휩쓸리면 안면도에서 시간의 멈춤을 경험할 것 같다. 우리 일행은 한적하게 보이는 안면도 휴양림으로 향하였다. 평소에 가고 싶던 곳 이다.

 

 

입구에 들어오니 조선시대부터 있었을 것 같은 소나무가 서 있다. 2-300년 정도 되어 보인다.

휴양을 위한 산장도 보인다. 한 바퀴를 둘러보기 위해 공중으로 걸을 수 있도록 설치된 데크길을 걸었다. 소나무 숲으로 연결된 숲길도 있다.

 

 

그런데,소나무에 커다란 상처가 발견된다. 아뿔사 일제강점기의 흔적이다. 200-300년 정도 되어 보이는 소나무에 송진을 수집하여 비행기 연료 등 으로 사용하였던 자국이다. 2차 대전 당시 소나무에 상처를 내고 송진을 수집하던 상처이다. 한두 나무가 아니라 그곳에 있는 나무의 대부분이 그런 상처를 안고 있다.

 

일행중 역사의식이 강한 이태영선생이 소나무 상처를 설명하고 있다.
일행중 역사의식이 강한 이태영 선생이 소나무 상처를 설명하고 있다.

 

서해안 안면도 부근은 실치가 특산품이다. 실치는 마른 뱅어포가 살아 있을 때 부르는 작은 멸치모양의 생선 이름이다. 그런데 요즘 이곳이 실치회가 유명하다고 하여 들어가 보았다.

 

주걱이 있는 부분이 실치무침
주걱이 있는 부분이 실치무침

 

실치회를 초장에 찍어 먹었을 때 별로 다른 감흥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보통 양념에 무친 실치회 무침으로 먹는다. 마치 홍어회 무침처럼 양념에 비볐을 때 맛이 있는 것 같다. 익숙치 않아서인지 크게 매력이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름 맛은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교통체증이 많았다. 그래도 볼 것도 많고 가보지 않은 곳을 돌아보는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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