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가 우리 꽃 맞긴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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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우리 꽃 맞긴 합니까?
  • 장태호
  • 승인 2012.04.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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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가 너무 힘든 무궁화

학교에서 우리나라 꽃은 무궁화라고 하면서, 정작 학교 내에는 무궁화가 한 그루도 없다.

사람들도 "국화가 무궁화"라고 하면서 키우는 게 힘들고 진딧물이 많다고 송두리째 뽑는다. 더 이상 심지도 않고. 

사람들은 왜 국화인지 알면서도 뽑아 버리고 안 심는지 정말 궁금하다. 

권상로의 '한국지명연혁고'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나타내는 말이 무려 194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중 단군과 관계되는 말, 동쪽을 의미하는 말, 예의지국을 의미하는 말들 외에도 근역, 근방, 근화향 등 무궁화가 자라는 곳을 의미하는 말들이 여럿 존재한다.

선사시대에는 무궁화를 환국의 꽃으로 불렀으나 단군조선시대에는 환화, 근수, 훈화, 천지화 등 다양한 명칭으로 나타내고 있다. '단기고사'나 '단군세기'에는 임금이 무궁화를 심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같은 시기 중국 '산해경(山海經)'  '해외동경'편에는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어 그 땅에는 훈화초(무궁화)가 자란다는 기록도 있다.

신라시대 '최문창후문집'에는 자신의 나라를 근화향(무궁화 나라)이라 칭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도 무궁화의 의미를 논하는 부분이 있다. 무궁화라는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한 사례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훈민정음이 창제되면서 '무궁화'라는 한글명칭이 쓰이게 되었으며 무궁화에 대한 많은 기록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최세진의 '훈몽자회', 허준의 '동의보감', 홍만선의 '산림경제',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이익의 '성호사설', '만물보' 등 여러 문헌상에 무궁화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어사화, 진찬화 등 궁중행사에도 무궁화를 사용해왔다.

'무궁화'라는 명칭이 우리나라 문헌에 처음 나타난 것은 고려 중기다. 선사시대부터 이미 무궁화가 환나라의 나라꽃인 '환화' '천지화'로 나타난 이래 신라시대 때 당나라에 보내는 국서를 살펴보면 스스로 '근화향', 즉 무궁화의 나라라고 칭하였다

그러나 민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부각되고 국화로 인정하게 된 것은 구한말 이후로 보고 있으며, 1940년 애국가와 함께 임시정부 공인을 거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동시에 명실공히 나라꽃이 되었다. 

무궁화의 종류로는 크게 나눠 배달계, 단심계,아사달계가 있다. 세계적으로 600여종의 무궁화가 있으며, 동양에 25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80여종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마다 화단에는 무궁화가 있었으며, 무궁화 노래도 자주 듣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희귀식물처럼 특별한 국가행사에나 등장하게 된 비운의 꽃 무궁화. 다시금 이 땅에 무궁화가 삼천리 강산에 펼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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