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근무시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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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근무시간이 문제"
  • 박은혜
  • 승인 2012.04.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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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무제' 효과적 도입 방법 논의 시급

남동산단 새일센터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상담받고 있다.

육아, 가사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취업 의사가 있는데도 근무시간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탄력근무제 등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력단절 여성은 장기간 실직에 따른 자신감 결여로 사회에 나오기 어렵고, 또 이들을 고용하려는 기업도 많지 않아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는 전문적인 상담과 취업지원, 직업훈련 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 110여곳에 새일센터가 있다.

새일센터는 별도로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회관 등 여성 관련 시설에 취업 사업비만 지원해 취업을 지원한다.

새일센터의 사업 중에는 '일과 가정 양립 프로그램'이 있다.

새일센터 관계자는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알려져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전국 110여곳의 새일센터 중에서 인천은 새일센터 도입에 관심을 빨리 가졌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혼 후, 출산·육아와 가사를 여성들이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근무시간'이다. 정시에 출퇴근(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안 된다면, 무엇이 안 될까, 어떤 방향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일본만 해도, 출산 이후 탄력근무제로 6시간을 충분히 일할 수 있게 하고, 양육이 끝난 후, 정상적으로 돌아와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 중 상당수는 이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고학력 여성들도 경력단절을 겪고 난 후, 사무직으로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이어서 공장의 생산직으로 가기도 한다.

남동산단 새일센터 김지연 팀장은 "1명이 일할 급여로 근무시간을 조정해 2명이 일한다면, 더 많은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면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은 문제점이 있겠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의견은 '탄력근무제'를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5~10년 후에는 누가 남동공단 내 3D업종을 인수인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지금 일하고 계신 분들도 '우리가 마지막 세대'라고 말한다. 젊은 세대가 모두 고학력자이기 때문에 힘든 일들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문을 여성들이 열어주어야 한다. '탄력적인 근무'로 여성들의 출산시기에 맞게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새일센터에서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까?

첫째, '새일 잡고 행복 더하기' 프로그램이 있다. 1주일에 20시간 교육을 통해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기업의 의식전환도 필요하지만, 본인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겪고 난 후, 자존감이 급격하게 결여돼 출근을 어렵게 하더라도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본인들의 의식재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새일여성인턴제'는 월 50만원씩 6개월간 인턴제로 기업체의 급여 일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인턴으로 근무하는 6개월간 평가하고, 그 이후 정직원으로 고용하라는 것이다. 기업의 고용부담을 덜어주고, 경력단절 여성에게도 재취업에 시도할 수 있는 장벽을 낮추고자 함이다.

이러한 지원책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성들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회적인 여건이 안 되고 있지만, 바라만 보지 말고 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무책임하게 나왔다가 하루도 못 버티고 들어가지 말고, 같이 변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고, 노력해야 도움이 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을 구한 김영희씨는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전업주부였다. 경력단절 전 조흥은행에서 10년간 근무하였지만, 1997년 IMF 이후 임신중이라 명예퇴직을 신청하였고, 13년간 경력단절을 겪었다. 명예퇴직을 하고 나서 한동안 육아와 가사일에 전념했지만, 안정적이고 발전적 삶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김씨는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학습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취업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고 과연 다시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동산단 여성새일센터에 취업을 의뢰했다. 몇 번의 상담을 하며 전문적이고 안정된 곳으로 취업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수산업체 경리직을 권해주었다. 김씨는 현재 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

김씨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여느 여성처럼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직장을 구하려니 나이라는 벽에 부딪혀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워크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구인정보도 비록 나이제한이 없다고는 하나, 20~30대 젊은 지원자와 경쟁에서 이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재취업에 성공한 지금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상담은 남동산단 새일센터 외에도 인천에 5곳이 있다.

인천광역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현황

 

 

기관명

주소

연락처

인천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남구 경원대로 864번길 24

인천여성복지관

440-6526~9

인천남구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남구 아암대로 109

청솔프라자 1층 인천남구여성인력개발센터

881-6060~2

인천서구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서구 가정로 350

주암프라자 2층 인천서구여성인력개발센터

577-6091~2

인천남동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남동구 구월로 311

씨티은행 2층

인천여성인력개발센터

469-1251

인천부평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부평구 길주로 539 인천여성문화회관

511-3161~3

인천남동산단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 남동구 남동대로 215번길 30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 2층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인천지회

260-36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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