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 수건사용 제한은 성차별'
상태바
'여탕 수건사용 제한은 성차별'
  • 김수경 명예기자
  • 승인 2012.04.24 0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욕문화 개선하자" - 물자절약으로 '여성친화도시'를

<인천in - 부평사람들 협약기사>

대중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수건에 대한 성차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훔친수건’에 대한 방송이 나간 후 부평구에서는 목욕업소 대표와 여성단체 대표와의 간담회가 있었다.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수건과 목욕 물품 지급에 대해 여성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목욕탕에서 편안하게 눈치 안 보고 수건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반해 목욕업소에서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또 분실이 잦다 보니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음을 피력하였다.

결국 문제에 대한 인식으로 끝난 간담회였지만, 이후 부평구 관내 한 목욕탕에서 여탕에 수건을 놓아두고 자율적으로 쓰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수건 구입과 세탁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여 현재는 주중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주말에는 기존대로 2장의 수건을 지급하고 있다.

불편인지 차별인지 분명한 정의가 필요하지만, 별거 아닌 것 같은 수건 문제가 논란을 빚는 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용 주민들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사실 나 역시 수건을 몇 장 집에 가져온 적 있다. 호기심과 묘한 공짜 심리에서였는데 집에 가져와 수건을 볼 때마다 양심이 찔리고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지신을 반성하고 다시는 가져오지 않기로 했다.”

“우리가 공중질서를 잘 지킬 때 스스로 권리가 찾아오는 것 같다. 남탕에는 무한정 수건이 있는 것과 왜 여탕에는 수건을 제한하는가에 대한 반성도 해보자.”

“집에서는 목욕 시 2장이면 족하다. 남의 물건이라고 마구 생각 없이 쓰고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앞으로는 물과 수건을 자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목욕업소 또한 좋은 취지로 여탕에서 목욕수건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도해 보았으나 종전에 비해 1인당 쓰는 수건의 양이 너무 많고 분실되는 수건도 많아 감당이 어렵다며 적절한 수건사용을 요청하였다.

분명한 것은 성평등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무조건 여성에게만 유리하게, 평등을 주장하기에 앞서 여성들 스스로 내것이 아니라 함부로 쓴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볼 필요는 있다.

여성들 스스로 자원을 절약하고 물자를 아낄 때 여성뿐 아니라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차별 없이 혜택을 함께 누리는 '여성친화도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