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내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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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내가 만든다"
  • 이유리
  • 승인 2012.05.11 17: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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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민대학' 첫 번째 이야기



인천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연수구민대학'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 첫 강좌가 11일 오전 인천대 미래관에서 열렸다. 강좌는 연수구가 관내 대학과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연수구민대학에는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인천지부 연수구지회, 늘 푸른 어린이도서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연수지부, 인천여성회 연수구지회, 짱뚱이 도서관 등 5개 민간단체가 공동 주최로 참여하였다.

첫 강의는 인천대 객원교수 이은봉 박사의 '역사와 설화'에 관한 강의로 시작되었다. 이 박사는 "역사는 기본적으로 '사실'이지만 정치‧사회‧문화, 그리고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과 사람에 따라 재구성되고 창작되며, 재해석될 수 있는 일종의 '허구'"라고 말했다. 현대의 역사 인식은 무엇이 '사실'이고 '허구'인지를 분별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 혹은 '설화'가 당시에 어떠한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어떠한 의미로 남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삼국사기로 예를 들면 "괴이한 일, 힘이 센 사람의 일,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거나 자식이 아비를 시해하는 일, 그리고 귀신에 관한 일은 말하지 않았다"라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왜냐하면 유교 사상을 지닌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치가 바르지 않았고 이를 눈 앞에서 보지 않는 이상 함부로 사실인지 아닌지를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는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기술되는 방식이 달랐다. 즉, 당시 사고방식과 기술하는 사람에 의해 사실이 재구성된 것이다. 따라서 삼국사기는 사실만을 기록한 결과물이 아니라고 한다.

이와는 달리 삼국유사는 이치가 바르지 않고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거짓 같은 진짜' 이야기들도 다 역사로 서술하였다. 지배층 몇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진짜 같은 거짓'의 이야기가 아닌 세속의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거짓 같은 진짜' 이야기로 역사를 서술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이 책을 역사가 아닌 야사나 설화 정도로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란 지배자 몇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간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므로 정사는 물론 때론 야사나 설화까지도 모두 들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괴한 일일지라도 조상들의 의해 내려오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삶이 괴이하다 해서 버리고 새롭게 만든다면 그것은 사실일 수 없다. 괴이한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그것이 비로소 역사로 된다. 이것이 우리에게 삶의 교훈을 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갈 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처한 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우리들은 삶 속에서 나타나는 사소한 사건들이어도 그것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열화하여 우리 자신의 역사를 만들고 진정한 삶의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어지는 제2강의는 오는 18일 '인천의 역사'를 주제로 마련된다. 연수구민대학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총 12강 강좌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강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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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균 2012-05-13 06:41:53
이유리 기자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몇강 지난후 수강생들의 소감도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남승균 2012-05-13 06:41:53
이유리 기자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몇강 지난후 수강생들의 소감도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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