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초’ 처럼 떠도는 부평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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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초’ 처럼 떠도는 부평사람들
  • 이장열
  • 승인 2012.12.1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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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 문화지표 보고서', "비동적, 탈부평화 심화...신공동화 심각"


부평구가 현재 문화정책 평가에 필요한 문화지표 항목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지역문화 실태를 제시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평구가 최근 발표한 ‘2012 부평구 문화지표 최종보고(안)’에는 부평구 주민들의 문화향유 방식 등이 수치로 나타나있다.

문화 지표 보고서에는 부평구 주간인구지수는 90%로 나왔다. 100% 미만이면 주간(낮)에 정주하는 비율이 낮고 이동이 잦다는 수치이다. 연구를 수행한 인천발전연구원 인천도시인문학센터 김창수 센터장은 이와관련 "탈부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여기서부터 부평구 문화정책은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문화 수요 분석에서 ‘부평 지역 외 문화예술행사 관람’ 비율이 58.7%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온 것도 정주률이 낮아 부평초처럼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장소성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부평구의 문화정책의 기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는 수치가 제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부평구민들은 현재 바깥 활동력이 낮다는 수치가 제시된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평구민들이 밖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항목으로 ‘TV시청’ 평일 34.8%, 주말 16.1% ,’ 휴식낮잠’의 경우에는 평일 23.8%, 주말 17.9%, ‘독서만화책보기’ 평일 4.6%, ‘게임’ 평일 3.3%, ‘스마트기기컴퓨터’ 평일 6.2%, 주말 4.8%의 결과가 나왔다.  반면, 움직임을 나타내는 ‘운동’ 항목에서는 평일 15.8%, 주말 21.6%에 불과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부평구민들이 도시 활력을 불어 넣는 바깥 활동력이 매우 낮다는 수치가 나온 점이다. 이 수치를 분석하면 부평구민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방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보고서의 설문에 응한 부평구민 546명 가운데 80% 정도가 자신의 주거공간에서 바깥으로 나와 문화향유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도시의 활력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데에서 생긴다. 이번 부평구 문화지표 조사에서 부평구는 ‘동적’이지 않고, ‘정적’이라는 사실이 지표로서 확인되어 도심의 ‘신공동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따라서, 부평 주민들의 정주화와 신공동화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을 둔 문화 정책의 재수립이 절실한 과제로 부각됐다.
김 센터장은 “부평구는 현재 문화정책을 생활밀착형으로 전환이 필요함을 이번 문화수치 결과가 보여준다”며, “부평구가 문화시설운영지원에 문화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탈부평화와 낮은 정주률, 신공동화 현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에서 부평구는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이고, 결혼 이민자는 인천시 군구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상수급자가 16,668명으로 최다, 주간인구지수 차하위(90%), 통학통근 인구율 높고, 낮에는 서울로 인구의 15.3%가 이동하는 특성을 지닌 도시다.
또한, 부평구는 동별로 구획이 명확하게 도로로 구분되어 있는 계획도시이다. 동과 동을 연결해주는 고리로서 완충지대(공원 등) 등이 없이 만들어진 도시라는 점이 이번 부평구 문화지표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따라서, 문화정책의 방향을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 뿐만 아니라, 정주 의식을 높이는 방안과 동과 동을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는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부평구 문화정책 담당자들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부평구의 정책 목표를 문화시설구축에서 벗어나 생활밀착형 문화정책으로 변경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부평구의 신공동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라고 김 센터장은 지적했다. 
임종우 화가(부평의제2실천협의회 문화복지분과위원장)는 “이번 문화지표 조사보고서는 부평구 문화정책이 시설관리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 동안은 부평구 문화 지표에 대해서 추상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수치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 근거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하고 “향후 부평구의 문화행정의 목표를 명확하는 잣대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 부평구 문화지표 최종보고(안)’은 지난 7일 부평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보고됐다. 최종 보고서는 오는 30일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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