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월급 1%씩 떼어 장학금으로 전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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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월급 1%씩 떼어 장학금으로 전달하지요"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3.10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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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 경제를 가꾼다] ⑦크린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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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 집안이 칙칙하다. 겨우내 묵은 때를 벗겨내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따로 시간 내기가 쉽지 않고, 직접 할 상황도 안 된다.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크린인천, 이곳에서 일하는 14명은 ‘실내 청소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들은 학교, 일반상가나 건물, 관공서,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찾아가 바닥청소부터 유리청소를 거뜬히 해낸다. 최신장비와 친환경 약품과 세재를 가져가 사업장과 가정 청소를 한다. 이들은 대개 부평지역 자활근로청소사업단에서 발탁된 사람들이다. 학교나 건물 청소의 경우에는 화장실과 계단을 주로 하는데, 날마다 가는 곳도 있고 일주일에 한두 번 등 계약 형태에 따라 일한다. 이들은 최저임금부터 시작하고, 4대보험을 적용받는다.

㈜크린인천을 찾은 시간은 오전 열시가 막 지나서였다. 벌써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연명 대표는 “우리는 밥을 사먹을 수 없다. 하루 임금이 많지 않아서 날마다 밥을 사먹을 수 없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문제가 되는 게 임금 문제다. ‘청소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아직은 좋지 않기도 하다. 게다가 특별한 기술 없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언제나 용역임금이 문제다”라면서 “전부터 공동체자활기업으로 있다가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고, 일자리창출로 현재 14명이 일한다. 일이 많이 들어와 임금이 오르면 좋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일하는 시간에 따라 80만원에서 1백40만원까지 임금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가정집의 경우에는 이사 들어오기 전에 청소를 부탁하는 사람이 많다. 특별히 까다로운 손님은 없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손님은 다 까다롭다. 특히 주부가 가장 까다롭다. 돈 주고 청소 시키는 거니까 조금만 지저분해도 뭐라고 한다. A/S도 갈 때도 있다”고 전했다.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안전문제는 어떤지 물었다. “가정집인 경우, 약 67평방미터(20평 이하)는 16만원이고, 그 다음부터는 평당 8천원이 오른다. 우리는 실내는 어디든 청소한다. 그리고 몸으로 하다 보니 발을 삐끗하거나 손목, 어깨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터널증후군도 말한다. 모두 산재보험에 들어있지만 조심해도 다치는 경우가 있다. 손으로 하는 일을 덜하려고 고급기계도 많이 들여놓은 상태다.” 그는 또 “거래처 확보가 아주 중요하다. ‘매출’이 꾸준해야 일하는 사람도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육체적으로 힘들 테고, 그에 따른 임금이 어느 정도인가가 중요하다. 일 잘 하는 사람이 가는 거래처에서는 단가 협상할 때 유리하다. 그만큼 청소를 잘해줬으니까 우리가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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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으로 청소할 수 없는 법. 요령도 익혀야 하고 몸으로 하는 일이니 만큼 안전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자체교육을 하기도 하고, 비수기 때는 청소대행업체 몇 군데가 한 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부평구에만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된 청소업체가 두 군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된 곳이 세 군데라고 한다. 인천 전체로 따지면 11군데나 된다.

㈜크린인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급여의 1%를 회사에 도로 낸다. 이렇게 모인 돈은 자활근로하는 사람들의 자녀들 가운데 고등학생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한다. 지난해에는 5명에게 전달했다. 또 청소대안기업연합체라고 해서 회원사들이 돈을 모아 사회공헌사업도 한다. 이밖에 시간을 쪼개서 어린이집이나 지역공부방과 업무협약을 맺어 1년에 5번 소독을 해준다. 저소득층 가정에도 소독을 해주거나 현금을 전달한다. 김 대표는 “이 모든 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했다. ‘우리도 사회에 환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힘들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회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더욱이 사회적기업이니까 일자리창출도 하고 사회봉사도 해야 하는 거라고 모두 생각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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