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공동체로 지역문화의 토양을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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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동체로 지역문화의 토양을 일군다
  • 박은혜
  • 승인 2013.03.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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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 경제를 가꾼다]⑧ (주)배우공동체자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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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올릴 창작극 <백항아리집 큰 딸은 어디로 갔을까?>를 연습중인 자투리 단원들
 
인천에는 문화적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적지 않다. 지역 주민들에게 연극의 참맛이 무엇인지 접하게 하고, 연극인으로서 꿈을 키워주며 지역 문화의 토양을 일궈가는 사람들이 있다. 배우들이 공동체가 되어 극을 창작하며 주민 관객들을 '개발'해 가는 곳, 남구 ‘(주)배우공동체 자투리(이하 자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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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 끝난 후, 회의 중이다. 다음날 연습까지 어떤 점을 보완하고 생각해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투리의 신승일 대표는 인천 문화의 가장 큰 문제를 “인천의 예술인들이 부족하다!”라고 한다. 신 대표는 인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큰 무대로 넓혀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극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배우공동체라는 말도 작은 극단끼리의 연계의 끈으로 극을 창작하고 올리기 위해 서로 협동하는 ‘길드’를 지향한다. 자투리 내에서 키워진 인재를 독립시켜 극단을 만들게 하고, 그 극단끼리 연계하는 것이 자투리의 목표이다. 자투리는 아직 작은 극단이지만, 창작의 실력을 키우며, 주민과 함께 지역의 문화를 풍요롭게 가꿔나가고자 하는 큰 꿈을 갖고 있다.
 
이들이 현재 창작하고 있는 <백항아리집 큰 딸은 어디로 갔을까?>가 이를 설명한다. 자투리가 순수 창작하는 이 극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 인천시민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연극, 인천의 역사가 담긴 연극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모든 단원이 자료조사와 연습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다.
백항아리집은 신포동에서 유명한 선술집의 이름을 딴 것이다. 자투리는 인천의 이야기를 인천의 극단이 만들어 담아내는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고, 이것이 인천 지역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극은 6월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투리는 인천의 이야기이고, 그 중에서도 신포동과 연안부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중구 내에서 극을 올리고 싶다.
 
6월 전에는 자투리의 공연을 볼 수 없나? 4월 9일~10일, 오전 10시 반, 오후 4시 공연이 있다. 이미 유명한 자투리의 대표 창작 어린이극 <내 친구는 신발도둑>을 계양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초등학교와 공부방 등 아이들이 단체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 이 극은 보고 온 아이들이 신이 나서 줄거리를 부모님께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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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투리의 단원은 총 8명이다. 기본 10~15명이 모여야 극을 창작하고, 운영할 수 있는 구조에서 많이 부족한 수다. 문화의 영역에 속하는 극단은 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문화의 특성을 고려하는 지원체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에 맞춘 문화 사회적기업 정책이 필요하다. 배우는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데, 지역에서 지역의 문화를 바탕으로 창작하기 위해서는 그만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 지원이 필요한 구조이다. 자투리는 올해로 예비 사회적기업은 끝나기 때문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 기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답은 없는 걸까?
신 대표는 우선 “문화시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판로'를 개척하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객 개발’이 되어야 한다. 연극인들이 하고 싶은 순수 연극을 위해서는 기존의 관객을 유치한다는 개념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관객을 개발해야 한다. 연극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세미나를 개최하고,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투리의 올해 실천 방향은 ‘스터디가이드’ 만들기 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있는데, 작품에 대해 미리 알 수 있게 미리보기, 줄거리, 작품소개 등을 제작해서 단체 관람을 예매한 사람들이나 극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미리보기를 제공함으로써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영화를 보러 오게 만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년까지는 극을 창작하는 데에 급급해서 ‘스터디가이드’를 만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꼭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작년부터 계속 해오고 있는 연극인으로서 꿈이 있는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기지도도 올해 계속할 계획이다.
 
공연문의 : 자투리 신승일 대표 010-3472-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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