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가족의 스냅사진'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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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가족의 스냅사진'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3.08.3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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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아동극이..... 날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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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문을 연 <아침햇살> 전경
 
 
지난 2011년 늦은 가을 배다리 <띠갤러리>와 함께 문을 열었던 작은도서관 <아침햇살>을 기억하실런지...  창영초교 앞에 작은 도서관이라니... 하며 너무 좋았고,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아동극으로 이어지고, 교수로서의 책무가 아니라 즐거움과 보람으로, 자신이 사랑받은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사회에 돌려줘야한다고 믿는... 화려하고 다소 차가운 외모와 달리 아이같이 순수하고 소명과 신념으로 살아가는  이윤희 교수의 태도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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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대표 이윤희 교수
17천여권의 아동문학 서적을 모아 전문적인 연구소를 만들고자 한다는 열정, 아동극을 만들어 공연하고, 아동문학 계간지 <아침햇살>도 17여년을 챙겨오고 있는 이윤희 교수는 현재 재능대 아동보육과에서 아동문학을 지도하고 있다. 그런 이가 소탈한 태도로 지역사회로 들어와 활동하려는 모습도 좋았고, 꾸며진 태도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보이지 않았다. 작은도서관은 제대로 열어보지도 못했는데... 공간도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되는 사무실로 이사간다하고 하고, 그 서운함과 배신감이라니...  게.다.가... 어느 폐교에 두었던 자신의 책을 둘 공간을 '아벨서적' 건너편 사진책 도서관이 있던 2층으로 옮겨 담았는데도 연락이 없었다. 이건 뭐지?
그런에 올해 초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게다가 택시를 타고 사진관에 나타나셨다. 많이 아팠다고 했다. 아...
 
그런 몸으로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어가는 노력, 아동극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새 연극을 준비하고, 학교 수업에... 손이며 눈이며 계속되는 수술까지 감당하시면서 지난 7월 새 연극을 올리니 촬영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펭귄가족의 스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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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하는 셈 치고 계양문화회관에 들렀다. 좀 일찍 도착했는지 이윤희 교수는 무대에서 스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살이 좀 붙은 모습을 보고... 이제 좀 사람이 되셨네 싶었다.
 
 
아, 이 아동극... 날 울렸다.  
 
계양문화예술회관의 꽤 넓은 관람석이 순식간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조막만한 아이들로 가득찼다. 객석 조명이 꺼지고 무대가 열렸다. 남극 황제펭귄 가족의 이야기에 우리 삶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동생알이 깨어나기까지 부모가 그 알에만 신경쓰고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는 것에 화가났던 펭퀸-초록부리가 가출해서 돌아다니다가 지구 온난화로 대륙에서 떨어져나간 얼음덩이에서 잠들어 아프리카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북극으로 가서 위로를 받으며 다시 고래를 타고 남극으로 돌아오는 과정, 천적에게 위협을 당하며 아빠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알이 깨지고 여동생이 태어나 가족사진을 찍는 것으로 사진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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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풍선공에 서로 손을 대어보며 아이들은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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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을 표현하는 내용에서는 정말 깜짝 놀랐다. ^^ 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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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바다를 누비는 고래를 이동수단으로 하는 즐거운 아이디어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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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걱정하게 했던 하일라이트 부분, 자이언트 패트롤이 초록부리를 괴롭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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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을 겪고 함께 하게 된 가족들, 사진을 찍다
 
손발 오그라드는 장난스런 어린이 연극이 아니라 배우들의 열정 가득한 연기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움직이는 장치들이 완성도 있게 맞아 떨어져 아이들 연극이라고 유치할 것 같았던 연극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환경문제를 주제로 하면서 때론 우습게게, 때론 객석 아이들까지 함께 놀면서, 또 아빠 펭귄이 자이언트 패트롤에게 위험한 아들 팽귄을 지키기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응원도 하고, 아빠를 부르며 울기도 했는데 .. 나 역시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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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을 챙기느라 선생님들은 몸도 마음도 너무 바빳다. 그 와중에 사진까지 찍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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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기다리는 선생님들과 아이들
 
그 어린 아가들, 아이들의 감정을 쥐락펴락 하는 연극도 훌륭했지만 그 어린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고 격려하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세심한 배려와 정성, 애정이 느껴졌고, 참 힘들겠다는 생각, 정말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생각보다 어리지 않은 녀석들의 반응에 깜짝깜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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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13회 김천국제 가족연극제에서 이 작품이 동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연극제에서 일찌감치 좌석도 매진되고, 연극도 호평이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고된 몸으로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한 연극이 좋은 호평을 받았다며, 아이들과의 교감이 자신이 아픈데도 이 일을 하는 이유라며 자랑삼아 이야기 하신다.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이지만 이런 열정과 애정은 자신도 살게하고 그 분야도 살게하는 건 다 마찬가진거 같다. 보다 건강하시고, 아동문학연구소도 꼭 만드시고, 마을속에서도 이런 것들이 함께 나눠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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