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평화예술레지던시에 영국작가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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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평화예술레지던시에 영국작가 합류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3.09.1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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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국외 입주작가... 3개월간 백령도 주민 서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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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샤이 가르바즈

인천아트플랫폼이 운영하는 백령도 평화예술레지던시에 독일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작가 이샤이 가르바즈(Yishay Garbasz, 43)가 9월13일 입주했다. 작가는 약 3개월 동안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에 머물며 백령도 주민을 대상으로 가족에 대한 서사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해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에 참여한 국외 입주작가는 영국 출신 작가 엠마 벨, 재일교포 김수미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작가로는 김기라, 노기훈, 이수영, 함경아 등 10여명과 그리스 작가 파리스 레가스키가 참여하고 있다.

이샤이가 백령도에 머물며 진행할 프로젝트는 <같은 집에서: 4대 또는 그 이상이 함께 살았던 곳(In The Same House:Where a family lives for four or more generations)>으로 백령도 주민들 중 4대 또는 그 이상이 한집에서 살았던 가족에 대한 기록을 통해 그 주변의 삶, 지역 공동체, 지역적 특성을 상징적으로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세대 대가족 구성원들의 삶, 그들 삶에 따른 변화를 담고 있는 집, 건축물을 사진으로 촬영해 작품으로 남기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작가는 백령도 곳곳의 주민들을 만나며 한 집에서 4대 또는 더 이상의 세대가 살았던 가족 참여자를 찾는다. 참여자가 모집되면,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집의 외부와 내부, 각 방을 사진작품으로 촬영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과정이다.

작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본인은 조부모를 알지 못하고 자랐으며 핵가족화 되어가는 삶의 구조 안에서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가족애’에 대한 진한 향수를 어필하기도 하였다.

1929년 독일 태생인 그의 어머니는 나치를 피해 네덜란드로 달아나지만 웨스트보르크에 수용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거쳐 테레지엔슈타트 수용소 등에 수용되었으며,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영국군에 의해 풀려났다. 그의 지난 작품<In My Mother’s Footsteps>은 그가 어머니가 지냈던 수용소를 차례로 방문하여 어머니의 행보를 추적한 기록 사진 작업으로, 이 작품들을 한적한 풍경 사진들로 보일 수 있으나 개인사를 넘어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그의 작품들은 공간과 역사에 비추어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면서 개인사를 넘어 역사적인 의미 상기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섬이자 육지에서 네 시간 이상 떨어진 백령도의 지정학적 위치, 정치적으로 첨예한 위치에 놓여있는 백령도에 오랜 시간 동안 살았던 주민들의 삶을 통해 역사적 맥락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가 그동안 타이완, 일본 등지를 머물며 진행해 온 작업의 연장으로 아시아권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을 비교하며 백령도에서 더욱 심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의 작품은 많은 보통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삶을 본인의 작품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개인의 일상과 삶을 역사적 구조 안에서 재조명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2012년부터 백령도와 서해5도 지역을 배경으로 다양한 예술 담론을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창작거점인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를 운영해 왔다.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에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도시 인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지역연계 예술교육활동과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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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샤이 가르바즈 - 대만 사진작품


<작가 정보>

- 이샤이 가르바즈(Yishay Garbasz, 1970년생, 영국국적, 현 독일거주)

이샤이 가르바즈는 이스라엘에서 출생, 영국출신 작가로 미국 바드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였고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대만, 일본 등지에 레지던시 경험이 있으며 여러 국가, 공간들을 여행하며 정체성, 트라우마, 기억에 대한 내용을 작업의 주요한 모티브로 내면에 대한 성찰에 대한 작업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2010년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여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Becoming>은 실제 본인이 2008년 성전환 수술을 받으면서 수술 1년 전부터 1년 후까지 매주 스스로 사진을 찍어서 몸이 겪는 미세한 차이를 기록하여 보여주는 사진 작품으로 본 작품을 통해 국내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성별과 국적의 변화를 겪는 변화무상한 삶을 살아온 작가의 삶이 예술적 작품으로 투영되어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문 의 : 인천아트플랫폼 032-760-100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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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샤이 가르바즈- 대만 사진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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