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부터 이중언어(Bilingual) 연극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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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부터 이중언어(Bilingual) 연극제 열린다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09.23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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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품을 두 개의 언어로 공연하는 이색 연극제
이중언어연극제.jpg
2013 인천바이링구얼연극제 포스터


하나의 대본을 가지고 두 개의 언어로 공연하는 이중언어(Bilingual) 연극제가 인천에서 열린다.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부평여성문화회관과 부평 청소년수련관, 수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13 인천바이링구얼연극제’(2013 Incheon Bilingual Theatre Pre-Festival)가 바로 그 행사다. 

‘2013 인천바이링구얼연극제’ 기획의 배경에는 인천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연극제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은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드나들기 위해 거치는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특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근대 이민이 시작된 도시이자 근대 연극이 시작된 도시라고 한다. 

인천의 이러한 지리적, 역사적 의미를 살려 국제적인 연극교류를 이민자들이 매개하게 하자는 게 연극제의 취지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타자’로 인식되고 있는 이주민들을 우리 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이중언어 연극제가 기획된 것이다. 

연극 공연에 번역기나 번역문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공연은 직접 그 나라의 언어로 상연되고, 다시 우리말로 상연되는 형식을 취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각의 언어권이 지닌 문화를 있는 그대로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또, 이를 위해 연극제 기간 동안 희망자에 한해 언어교육과 더불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외국어와 우리말 공연을 모두 관람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각 연극의 상영시간은 40분 이내로 계획돼 있다. 각각의 공연에는 연극에 참가한 이민자나 단체 등이 속한 국가의 전통음식과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주최하는 ‘인천바이링구얼연극제 네트워크’ 조직위원장인 신승일 씨는 “연극제는 외국어의 혼재가 아니라, 우리 안의 타자와 소수자가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연극제가 “세계와 공존하기 위한 평화의 개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일정

●제목: 북경에서 도둑으로 살아가기(낭독 공연)
-장소: 부평 여성문화회관
-일시: 9월 25일 오후 7시 30분
-언어: 중국, 한국
-부대행사: 중국 커뮤니티 축제 
▶간추린 내용:
도둑생활로 부를 이룬 마췌는 부조리한 세상을 비웃는다. 그는 부패한 경찰이나 뇌물을 받는 공무원도 모두 도둑이며, 오히려 부자들의 돈을 가난한 자에게 돌려주는 자신과 같은 도둑이 돈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꿈과 현실에 관하여 마췌는 이상보다는 현실주의적이다. 그는 꿈 때문에 가난하게 살고 있는 정타쯔와 자신의 밥벌이도 힘겨워하는 가난한 샤오얼펑에게 도둑이라는 직업을 권한다.  

●제목: 섬 위의 여자(낭독공연)
-장소: 부평 여성문화회관
-일시: 9월 26일 오후 7시 30분
-언어: 베트남, 한국
-부대행사: 베트남 커뮤니티 축제
▶간추린 내용
‘섬 위의 여자’는 베트남 관광지 하룽만의 아름다운 섬들 중 하나인 깟박섬에서 서로 다른 과거를 지닌 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난날 육지에서 겪었던 상처와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과 주변시선으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고립된 섬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채 또 다른 인생의 기회를 꿈꾸는 이들의 고독함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 나그네 타령
-장소: 부평 청소년수련관
-일시: 9월 27일 오후 3시, 오후7시 30분
-언어: 일본, 한국
-부대행사: 일본 커뮤니티 축제
           축제 개막식(저녁 공연 전)
▶간추린 내용
‘나그네 타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희라는 한 여인을 통해 한일 관계에서 청산되지 못한 종군위안부라는 역사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자신이 원한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다 사라져 간 개인의 비극을 통해 현대사회의 모순을 조명한 작품이다.


●제목: 귀국패키지(Balikbayan Box)
-장소: 수봉문화예술회관
-일시: 9월 28일 오후 3시, 오후 5시
-언어: 필리핀, 한국
-부대행사: 필리핀 커뮤니티 축제

●제목: 귀국패키지(Balikbayan Box)
-장소: 수봉문화예술회관
-일시: 9월 29일 오후 3시, 오후 5시
-언어: 필리핀, 한국
-부대행사: 필리핀 커뮤니티 축제
▶간추린 내용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에온 필리핀 남녀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 주인공은 헤어진 애인과의 재결합을 꿈꾸지만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에 주인공이 고향으로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을 담아 귀국상자에 보내는 과정 속에서 수수께끼 같은 그의 아픈 사랑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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