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 선거캠프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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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후보 선거캠프 '24시'
  • 이병기
  • 승인 2010.05.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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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노련미, 송영길-시민 참여, 김상하-정책 승부



취재: 이병기 기자


지난 14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친 6.2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오는 20일 선거기간 개시일까지 승리를 위한 '포석 깔기'에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인천시장 선거 후보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장 후보자들이 200여만명의 유권자를 일일이 상대하기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각 후보의 선거캠프에서는 수십명의 선거운동원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가쁘게 돌아간다.

각 정당과 후보자 특징에 따른 선거사무소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안상수-송영길-김상하 세 인천시장 후보 선거캠프의 '24시'를 둘러보자.


안상수 한나라당 인천시장 후보 캠프


건물 입구에서부터 노련함이 느껴진다.

지하로 내려가는 주차장 층층마다 안상수 후보를 알리는 간이 현수막이 놓여 있다. 주 사무실로 이용되는 4층은 벽면과 엘리베이터 문 등 주변 모두 안 후보의 포스터로 '도배'를 할 정도다.

안상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노하우가 있는, 준비된 사무실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부평구 부평1동 543-45 YD 빌딩에 위치한 안상수 후보 선거사무실은 2~4층까지 세 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다. 이곳은 1일 상주 인원만 50여명. 층마다 각 분과별로 나눠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상주 인원들은 개별 사무실이나 칸막이로 구분된 곳에서 일을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한 편. 한편으로는 다른 선거사무소와는 달리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 거절이나 내부 모습 촬영 제한 등 언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가끔 기자들 가운데 우리 사무실 분위기를 다른 후보 측에 알리는 경우가 있다"며 "선거사무소는 공개된 장소지만, 이런 이유로 노출되는 것을 되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 2만여명이 분과별로 참여하고 있는 분과위원회가 우리 사무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안 후보가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얼마 전 이경재 공동선대본부장이 말했듯이, 안 후보가 8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잘된 부분들에 대한 홍보가 미비했다"라며 "기존 사업들의 성공적 추진과 기간 내 마무리를 위해서는 안상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더 많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모 후보는 제2의 뉴욕을 만든다는 등 버블(거품)만 갖고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8년간 이어진 행정 경험으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비전 있는'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캠프


"안상수 후보도 알아요. 인천을 위해 열심히 했다는 것도 알죠. 하지만 이번에는 인천시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찾아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안 후보는 자전거 도로나 도시축전 등 너무 급하게 내보이기 위해서만 시정을 한 것 같아서 송영길 후보를 지지하게 됐죠."

부개동에 사는 이은심(54)씨는 화장품업에 종사하는 직장인이다. 그러나 고객들과 일정을 조절해 시간을 만들고, 남는 시간 틈틈이 송영길 후보 선거사무소에 찾아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주로 맡는 업무는 사무실 입구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안내하거나 전화를 돌려주는 일. 가끔씩 아침에 오면 청소도 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복도에 내놓기도 한다.

"몸은 힘들죠. 하지만 가끔씩 시민들이 찾아와 '힘내세요'라고 응원해주거나, 어떤 사람들은 자기네끼리 '송영길 화이팅' 하고 가곤 해요. 그중에서도 '어제보다 오늘이 낫습니다'란 격려의 말이 제일 좋았어요. 이럴 때면 신바람이 나죠."

다행히 이씨가 직장과 집안일을 양보하면서도 자원봉사에 나설 수 있는 이유에는 가족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남편이 적극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대학교에 다니는 딸까지 함께 나와 자원봉사를 한다.


자원봉사자 이은심씨.

송영길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남구 도화1동 377-5 수림빌딩에 위치해 있다. 송 후보도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2층과 6층, 7층 등 세개의 층을 쓰고 있지만, 1일 상근 인원은 100명 정도로 두 배 가량 많다.

상근자 중에서도 주요 인원들은 매일 아침 7시반에 회의를 열고 10시에 업무를 마감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나머지 상근자들도 자신의 업무에 정신 없는 모습.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자발적으로 돕기 위해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은 편이다"라며 "스스로 좋아서 함께하기 때문에 구성원들 간에도 우호적으로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상하 진보신당 인천시장 후보 캠프


김상하 후보 캠프 건물에는 그 대신 이은주 구의원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리는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저와 당원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성금을 모아 법정 선거비용(13억4900만원)의 20%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순수하고 깨끗한 자금으로 선거를 치르겠습니다." - 김상하 진보신당 인천시장 후보

김상하 후보의 말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오히려 270만 시민을 이끌어갈 수장에 도전하는 후보 사무실로는 다소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다. 정확히 말하면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라고 지칭하는 곳도 진보신당 인천시당 사무실이면서, 이은주 진보신당 구의원 후보(서구 라)의 선거사무소였다.

캠프가 있는 건물에도 인천시장 후보 대신 구의원 후보의 현수막이 시장 출마자 그것의 크기로 걸려 있다. 사무실 내부 역시 눈길이 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구의원 후보의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이쯤되면 누구라도 진보 소수정당의 비애가 느껴질 법하다.

"구월동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김상하 후보 캠프를 구하려고 했는데, 현수막도 걸지 못하고 마땅한 곳이 없더라구요. 월세도 한 달에 400만~500만원 드니 부담도 크죠. 본격적인 선거기간으로 접어들면 지역 곳곳에 홍보 현수막을 걸 수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해야죠." - 캠프 관계자

아직까지 캠프의 상근 인원은 2~3명 남짓. 곧 당원들 중에서 유급 선거사무원을 뽑을 예정이라고 한다. 오붓한 사무실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당원들을 보니 정겹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진보신당의 정책 공약은 서민과 소외계층을 위한 '알짜배기' 공약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주거지원 ▲친환경 무상급식 제도화 ▲국공립어린이집 동별로 3곳 설치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비 걱정없는 인천시 등 진보신당이 제시한 10대 공약은 어려운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어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반드시 인천시장에 당선돼야 한다는 것보다 선거운동을 끝까지 완주함으로써 진보신당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털어놨다.

진보신당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인천시장 후보들보다 아주 낮은 4%의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시민들에게 당당히 정책을 알리고 지역 현안에 대해 성명서나 논평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상하 후보는 "시장선거는 일일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선거운동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후보자를 접할 수 있는 TV 토론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토론회 기준인 5% 지지도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유일한 진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진보신당이 반드시 참여해 시민 스스로 정책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상수 후보가 TV 토론회를 기피하고 있는데, 정책에 자신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송영길 후보는 안 후보를 제외하더라도 남은 후보와 토론회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상하 후보 캠프는 서구 석남2동 579-5 3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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