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원회 인천공항 방문, 노조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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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위원회 인천공항 방문, 노조와 간담회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11.0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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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 "슈퍼갑의 ‘고혈 짜내기’로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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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1월 6일(수)오전 6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이하 공항) 현장을 방문하고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의원은 우원식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문병호, 은수미, 홍종학, 윤후덕, 이학영, 유은혜, 진선미, 김기준, 김기식 등 모두 10명이다.

노조는 지난 11월 1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노동쟁의의 수위를 높여갈 예정이다.

현재, 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6천98명이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87%를 넘는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이다. 공사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세부적인 업무지시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을 고용한 것은 하청업체들이다. 하청업체들은 일정기간을 주기로 입찰을 통해 공사와 다시 계약을 맺거나 새로운 업체로 교체된다.

그때마다 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노조의 조합원인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더욱 심각하다.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하청업체를 압박해 노조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고용주가 바뀌기 때문에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 조건은 5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꿔보겠다며 노조는 성실한 교섭을 요구하며 공항공사와의 대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봉이 ‘3천286만원’이고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또, 고용승계 비중이 95%이상이라고도 하며 노조의 요구를 무시해왔다. 

세계공항공서비스 평가 8년 연속 1위에 가려진 비극

그러나 노조가 이날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연봉 2천7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수준의 산업평균 55.8%에 못 미치는 38.3% 수준에 해당한다. 

또, 노조는 공사가 '노조파괴시나리오'에 따라 노조지도부를 경찰에 고발하고, 하청업체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노조가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니, 해당노동자를 교체(해고)시킬 것 등의 적극적인 대응계획을 세워 공사에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사는 노조의 파업에 ‘대체인력을 준비’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3조 1항에서는 합법적인 파업 행위에 대해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가 대체인력을 준비해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무력화하는 것은 불법이다.

인천공항공사, 파업에 대비해 대체인력까지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슈퍼갑의 을에 대한 ‘고혈 짜내기’로는 더 이상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을 중재하는 대화테이블을 구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즉, 이날 현장방문과 간담회는 공항의 이번 파업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공사 측이 상생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중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국회의원조차도 경악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10여명이 현장방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 측은 “공항 비정규직문제는 공사 측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방문을 거부한 것이다. 결국, 시간을 끌다가 사태가 악화되자 공사는 “노조 조합원이 동석하지 않는 조건”을 내세워 방문에 응했다.

그리고 공사 사장 및 임원진과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공항공사 청사로 입장하는 의원들을 줄을 세워 방문용 카드를 목에 걸고 출입하게 하고, 보좌진의 출입을 통제했으며, 출입구 주변에 위력시위라도 하듯이 직원들을 배치하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의원들과 공사의 정창수 사장이 면담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면담이 진행되고 있는 순간에 공사 측이 을지로위원회의 현장순회 중에 만난 노동자들을 따로 불러 만남내용에 대해 '취조'한 사실이 들통이 난 것이다. 이에 의원들이 격분하여 면담이 결렬됐다. 

을지로위원회, 공사 정창수 사장 국회소환 예정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의원들이 공사 측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항의하자 공사 측은 “불미스러운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과격한 행동을 막기 위해서, 폭력발생을 막기 위해서”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을지로위원회는 “공사 측이 평소에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그들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이번 호소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공사 측과의 만남을 통해 똑똑히 알 수 있었다.”면서 “도대체 공사 측이 말하는 과격폭력분자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번 현장방문에서 보인 공항공사의 행태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인권유린, 노예노동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공사 사장 및 임원진을 국회에 불러서 공사 측의 국회무시 행태와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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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현장에서 만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을지로위원회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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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를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의 한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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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의원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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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에 어긋난 인천공항공사의 행태에 대해 항의하는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공항공사 정창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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