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화학공장, 정부가 공장이전 돕는게 최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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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화학공장, 정부가 공장이전 돕는게 최선책"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11.08 06:3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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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주거지 200미터 안되는 거리 정말 위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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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중인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지난 10월 중순,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 현장에서 적발된 무허가 공작물 20기에 이어 지금까지 모두 28기의 공작물이 무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이 공작물들이 공장의 주요 생산품목인 BTX의 생산 공정 전반에 걸쳐 주요한 시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공작물은 분리기 3기, 가열기 12기, 여과기 3기, 저장용기 2기, 그리고 가성용기, 산화기, 세정기, 반응기, 열처리기, 세척기, 냉각기, 혼합용기 각각 1기씩이다. 

BTX 즉,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등은 방향족 물질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벤젠은 가장 단순한 구조이면서 기본적인 물질에 해당된다. 벤젠(Bensene: 화학식 C6H6)은 육각형 고리 모양의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로 여기에 메틸기(methyl group: 화학식 CH3, 세 개의 수소 원자와 결합된 하나의 탄소원자)가 1개가 결합하면 톨루엔(Toluene 또는, 메틸벤젠) , 2개가 결합하면 자일렌(xylene 또는, 크실렌)이 된다. 이러한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고온, 고압을 요하는 공정이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가열기와 분리기 등은 생산 공정에서 주로 앞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열을 가해 원료에 포함된 다양한 물질들이 고유한 특성(끓는 점, 질량 등)에 따라 분리되도록 하는 장치다. 냉각기는 분리기를 통해 추출된 물질을 식히거나 제어용 즉, 다른 시설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냉각하기 위한 장치로도 활용된다. 

그리고 세정기와 여과기 등은 마지막 공정에 사용되는 시설로서 생산물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공정에 사용되며, 산화기는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를 태워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외의 공작물들도 생산 공정 곳곳에 꼭 필요한 설비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문가의 설명에 근거하자면, 위 공작물이 없이 SK인천석유화학이 증설 중인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시정이나 원상복귀를 할 경우에도 공장을 처음부터 다시 짓는 정도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위 공작물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고 관계자들이 경찰에 고발 조치돼 있다. 이러한 위반건축물에 대해서 허가권자는 건축법 제79조에 따라 허가나 승인을 취소할 수 있고, 공사의 중지, 철거,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또, 동법 제80조에는 시정명령을 받은 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 대해 허가권자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공장 증설을 강행하고 내년부터 정상 가동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행강제금은 해당 위반건축물의 시가표준액에 비례해 부과되는 것인 만큼, 부담해야 할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수하면서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해당 공작물의 성격에 대해 더욱 강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SK인천석유화학과 주민의 갈등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

하지만 본지와 위 무허가 공작물에 대해 면담을 나눈 전문가는 위 내용만으로 공장 증설의 상황을 속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단순히 열거된 목록만으로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낼 수는 없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는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에 의해 객관적인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재 공장 증설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해결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의 유해성 논란은 일방이 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이를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즉,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SK인천석유화학 부지에 정유시설이 들어서던 시기, 그 일대에 주거공간이 형성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SK인천석유화학에 공장 증설을 중지하고 철거하라고 하는 것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형국이다. 문제는 도시개발 입안자들이 석유화학 시설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해 무지한 상황에서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점이다.” 

그러나 그는, SK인천석유화학에 잘못이 없더라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BTX는 모두 휘발성과 유독성이 강한 물질이어서 행여 누출이 되거나 화재가 나 폭발하게 된다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사고사례가 있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시설의 폭발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됐는지 알 수 있다. 공장과 학교, 주거지가 200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해결책은 없을까. 그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장 이전이 최선책이다. 주거이전의 자유를 가진 나라에서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해서 SK인천석유화학에게만 피해를 감수하도록 할 수도 없다. 특히, 정유시설은 항만을 끼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 선정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일부 노후시설도 있고 증설 중인 건축물이 법적인 하자가 있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서 다시 지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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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2013-11-10 00:50:38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소중하니까 2013-11-08 17:44:02
좋은기사감사합니다!

kkm 2013-11-08 11:57:35
좋은 기사입니다. 이런 훌륭하신 기자분이 계서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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