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완성되는 도시생태현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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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완성되는 도시생태현황지도
  • 권전오
  • 승인 2013.11.1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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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창] 권전오 /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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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현황지도는 도시의 모든 생물, 생태자원을 지도 위에 표현한 도면이다. 비오톱지도라고도 부른다. 먼저 비오톱이라고 하는 것은 생물의 서식지를 의미하는 단어로서 바이오(Bio)와 장소(tope)의 합성어다. 1995년 환경부에서 발간된 자료에 따르면 비오톱을 보전가치가 높은 서식지라고 해석하였고 도시에서 이러한 보전가치가 높은 서식지를 보전하거나 복원하자는 의미에서 비오톱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에 비오톱지도에 대한 개념이 들어오면서 비오톱의 개념을 폭넓게 해석하게 되었다. 비오톱은 생태적 공간경계가 명확한 서식공간으로 정의되면서 도시는 수많은 비오톱의 모자이크라고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비오톱의 모자이크를 지도로 작성하여 생물의 서식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도면이 비오톱지도, 즉, 도시생태현황지도가 되는 것이다.
 
2000년에 서울시에서 먼저 도시생태현황지도를 작성한 이후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에서 작업을 진행하였거나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관련 내용을 법에 포함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관련 지침을 새롭게 개정하고 있다. 인천시는 2010년에 남동구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도시생태현황지도를 작성하였으며, 이후 서구와 계양구를 포함해 총 8개구를 대상으로 2013년 연말이면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2014년 9월이면 강화도, 교동도 등 일부 규모가 큰 섬을 대상으로 도시생태현황지도 작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도시생태현황지도는 초기에는 종이지도로 작성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부터 GIS(지리정보시스템)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도면을 작성한 이후에 다양한 목적에 따라 다양한 주제도를 생성할 수 있다. 현장조사에서는 토지이용, 토양피복, 현존식생, 주요 동식물 현황을 조사하게 되고 이러한 도면을 종합하여 비오톱지도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리고 GIS를 활용하여 보전가치가 높은 비오톱을 추출할 수도 있고 시민들을 위해 삼림욕장을 만든다고 하면 침엽수가 많은 숲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도시에서 관찰된 야생조류, 양서류, 보호식물 및 수목 등에 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추출하여 도면화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비오톱지도는 다양한 활용도를 가질 수 있다. 도시의 생태네트워크 현황을 파악해서 단절된 지역을 알 수 있게 됨으로써 생태네트워크 계획을 수립하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으며, 각종 개발계획이 수립될 때 함께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 등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도심내 공원녹지의 분포도 한 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공원녹지가 부족한 지역을 파악하여 공급하는 계획을 수립할 때도 활용할 수 있으며 자연재해예방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도시생태현황지도는 지도 자체로서 다양한 주제도를 작성하여 이용하는 방법과 도시생태현황지도를 기초 자료로 하여 각종 계획을 수립할 때 이용할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활용도는 환경생태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환경생태계획이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독일에서는 중요한 계획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계획기법이다.
 
도시개발의 기본은 도시계획체계인데, 도시계획은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 지구단위계획의 위계를 가지면서 점점 더 구체화되면서 계획이 실행되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환경계획은 이러한 위계가 없고 기존의 자연자원 자료는 글과 단편적인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각종 개발계획과 환경계획이 호환성을 갖지 못하였다. 그러나 환경생태계획은 비오톱지도라고 하는 자연자원에 대한 정확하고 도면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의 위계에 맞게 환경생태프로그램, 환경생태계획, 지구녹화계획의 위계로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즉, 각종 개발계획과 위계를 맞추어서 자연환경을 보전, 복원, 연결하는 각종 계획을 공간도면에 명확하게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종 개발계획이 수립되기 전에 자연환경에 대한 계획을 제시함으로써 각종 개발계획이 수립될 때 이를 참고하고, 이후 서로 조정할 수 있게 한다. 그럼으로서 국내에서처럼 개발계획 수립 이후에 자연환경문제의 제기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사회적 문제가 되는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계획체계인 것이다.
 
생태도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도시 중 하나이다. 지속가능한 도시 역시 현재의 우리 도시상황에서는 실천하기가 요원해 보이므로 이 역시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설정한 것이라고 보인다. 생태도시가 이상도시이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방향이라면 공허한 구호를 넘어서서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단계별로 하나하나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계획요소가 엔트로피의 감소, 물순환체계의 형성, 생물다양성 확보라고 한다. 도시생태현황지도는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계획요소에 맞게 토지이용, 토양피복, 현존식생 현황을 조사하여 평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고 있다. 아울러 환경생태계획은 도시생태현황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개발계획의 위계에 맞게 호환성 있는 계획체계로서 개발계획의 친자연성을 유인할 수 있는 계획체계이다. 이 두가지 방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10년 인천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의 중요한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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