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회, 주민 청원보다 시 눈치 보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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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회, 주민 청원보다 시 눈치 보기 급급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12.04 0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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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만4천명이 서명한 SK화학 청원 처리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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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금) 인천주민연합대책위원회의 주최로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 현장 앞에서 촛불집회가 있던 날, ‘인천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엄마들의 모임’(이하 인천엄마들)은 지역주민 1만4,000여 명의 서명을 모아 인천 서구의회에 청원을 접수했다. 그런데 청원의 제목이 임의로 변경되거나 지금까지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서구청 및 서구의회가 공장 증설과 관련해 문제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당초 인천엄마들이 제출한 청원의 제목은 ‘SK인천석유화학 증설공사 현장 사망사고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사업승인에 관한 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 발동 촉구 청원’이었다. 10월 2일 오전 공장 증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SK인천석유화학이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거나 부실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조사해달라는 취지였다.


인천엄마들의 청원은 10월 14일 제192회 서구의회 임시회, 기획총무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인천광역시서구의회청원심사규칙’(이하 청원심사규칙)에 의거해 청원대표자에게 통고가 됐다. 그런데 해당 통고서에는 청원의 제목에서 ‘SK인천석유화학 증설공사 현장 사망사고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에 관한 부분이 빠지고 ‘SK인천석유화학 증설공사 사업승인에 관한 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 발동 촉구 청원’으로 변경돼 있었다.


서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사망사고 조사가 구의회 활동 영역 외의 사안이라 판단해 해당 내용을 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전 설명 없이 임의로 청원 내용을 변경한 것에 대해 인천엄마들은 항의했고 다시 원 제목으로 바꿔 다시 통고됐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원심사규칙에는 청원이 의회에 회부된 날로부터 10일 내에 심의를 처리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8일이 지나도록 청원건이 처리되지 않은 채 제192회 임시회 의사일정은 폐회되고 말았다. 청원 처리는 달을 넘겨 11월 25일(월)부터 열리는 제193회 서구의회 제2차 정례회로 넘겨졌다. 처리기한 10일 가운데 이틀인 25일과 26일 안에 심의되어야 하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연기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청원심사규칙은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의장의 결재를 받아 심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청원 접수와 회부 과정 등에 작성된 문서들을 살펴보면 서구의회가 이 안건을 처리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 문서 번호나 날짜가 표시돼 있지 않아 문서 작성의 시점 등이 모호하다는 점과 전자문서관리대장에 등록돼야 할 문서가 누락된 것 등이 있다. 또, 제192회와 193회 서구의회 의사일정에도 해당 청원 건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담당주무관은 문서번호 및 날짜 누락 등에 대해 자신의 실수로 돌리고 있지만, 담당자의 탓만으로 돌리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해당 청원의 소개의원으로 나섰던 서구의회 박형렬 의원은 청원 심사가 지연된 것에 대해 “시의 서구청 감사 등의 일정과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며 “시의 서구청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내용으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었다고 답변했다. 이는 서구 의회의 고유 권한을 믿고 지역주민들이 청원한 것을 미루고 시의 감사 결과에 따라 진행여부를 결정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구의회 의원으로서의 의무와 권한을 발동하기보다는 시의 눈치 보기를 우선시했다는 혐의가 짙다.


해당 청원은 10월 2일 아침에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한 것이어서 시의성이 매우 높은 사안이었다. 따라서 의회가 신속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더구나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 인·허가과정에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서구청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게 큰 문제다. 서구의회와 서구청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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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ㄷㄴㅅㄷ 2013-12-04 19:40:54
니 들은 다끝났다.내년 선거때 꼭 심판하마.쒸ㅡ레기 같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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