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화학 하청업체들 공사재개 위해 내년 1월까지 집회신고”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장소로 이용되던 서구청 주차장과 경인빌딩 사이로 난 ‘서곶로 301번길’이 내년 1월까지 집회신고가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한 신고자는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증설에 참여하고 있는 하청업체들이다.
그런데 신고된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유령집회’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곶로 301번길은 지난 9월 30일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 엄마들의 모임’이 공장 증설에 대한 사업승인을 취소하라며 집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이후 결성된 ‘SK화학공장 건설 승인 취소를 위한 인천 주민연합 대책위원회’ 등이 집회를 열었던 곳이다.
최근, 인천시의 감사결과에 대한 처분지시 이행촉구 등,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가 서구청을 압박하기 위한 집회를 재개하기 위해 서곶로 301번길의 관할서인 인천서부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다른 단체가 내년 1월까지 이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상태여서 한동안 집회를 목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연대는 하는 수 없이 장소를 바꿔 서구청 후문 쪽에 위치한 ‘마실거리’에 집회신고를 마쳤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곶로 301번길에 내년 1월까지 집회신고를 한 단체는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 증설에 참여하고 있는 하청업체들로, 석유정유시설을 시공하거나 여기에 필요한 기계 및 배관을 만드는 곳으로 확인된다. 이들 업체의 소재지는 경기도 부천시를 비롯해 전남 순천시까지 다양하다.
집회신고를 한 업체 중 한 곳인 ○플랜트의 대표라고 밝힌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무허가 공작물로 판정된 타워의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경영상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공사재개를 촉구하기 위해 직원들이 집회신고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20여개의 타워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가 7~8개 정도라고 했다. 공사가 중단되고 100여명의 근로자 가운데 90여명이 현장에서 빠졌지만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몰라 10여명의 관리직 인원은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신고는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해야 한다. 서부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실제 집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고를 철회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고, 현재 이들이 “거의 매일 집회신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4일 석유화학공 반대집회 재개, 서구청 처분지시 이행 촉구 예정
한편, 인천연대는 오는 12월 14일(토) 오전 11시부터 마실거리(서곶로 315번길)에서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즉각 중단과 ▲사업승인 취소, ▲감사결과 이행 촉구 등을 위한 ‘인천시민 1차 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 23일(월)에도 대규모 주민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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