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적갑산~운길산을 잇는 겨울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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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적갑산~운길산을 잇는 겨울등반
  • 이창희
  • 승인 2014.02.1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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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남양주 예봉산은 '산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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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예봉산에 오르다 보면,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필자가 등반을 하는 지난 주 토요일에도 모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을 보았다. 예봉산의 높이는 683.2m로, 능선길로 1.5km 정도 떨어져 적갑산과 그 다음 능선으로 운길산을 마주보고 이어져 있다. 인근 주민들은 사랑산이라고 불러왔고, 옛 문헌에는 예빈산,예봉산으로 기록되어 있던 것이 조선총독부 《조선지지 자료》에 예봉산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일제강점기에 오늘의 이름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수림이 울창하여 조선시대 때는 인근과 서울에 땔감을 대주던 연료공급지였다.
 
등산코스는 중앙선 팔당역에서 하차하여 팔당리, 조안리와 조곡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팔당리에서는 팔당 2리 버스정류장(한일관)에서 철로 쪽 골목길을 따라 굴다리 밑을 지나 마을 회관 앞길로 올라간다. 계곡을 따라 들어가다 오른쪽 사슴목장에서 숲길로 접어들어 조동으로 넘어가는 갈림길이 나오면 가파른 길로 다시 올라가 쉼터에서 능선을 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 오르면 팔당교와 한강, 검단산, 운길산 등이 바라보인다. 정상에서 북서쪽 안부로 내려서 팔당과 세광사로 가는 큰 길을 따라 630m봉에 올라 잡목림 길을 나아가면 적갑산에 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산은 적갑산을 올라 도곡리로 내려간다. 예봉산만 등산하면 3시간, 적갑산까지 곁들이면 하산까지 3시간 40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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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갑산의 높이는 561m이다. 높이 684m의 예봉산과 마주보며 1.5km의 능선길로 이어져 있다. 주변에 이렇다 할 명소는 없지만 산세가 아기자기해 인근 예봉산이나 운길산(610.2m)과 연계한 등반코스에 빠지지 않는 산이다. 그래서 산행을 예봉산 정상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이 코스는 능선길이 서로 이어져 있는 예봉산 정상에서 북서쪽 안부로 내려선 뒤 팔당댐과 세광사로 가는 큰길에서 예봉의 630봉에 올라 잡목숲길을 따라가면 된다.
 
운길산이나 예봉산에 가려 단독산행지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팔당호와 인근 경치가 좋은 곳이다. 하산은 서쪽 능선길을 따라 문룡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북쪽 능선길을 따라 불개미집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희미하게 난 길로 가면 등산로가 끊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운길산의 높이 610.2m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 북서쪽 지점에 솟아 있다. 1890년(고종 27)에 지은 《수종사중수기》에는 운길로 나오고, 그보다 오래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조곡산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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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가 수려하고 교통이 편리하여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지로 널리 알려졌다. 주변에 정다산마을·팔당호·서울종합영화촬영소·금남유원지 등의 관광지가 있고 산중턱에 수종사(水鐘寺)가 있어 볼거리도 많은 편이다. 특히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팔당호의 모습은 일찍이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중 전망이 제일이라고 격찬했을 정도이다. 서쪽의 적갑산(561m)과 예봉산(683m)을 함께 종주할 때 기준점이 되는 산이기도 하다.
 
산행은 송촌리나 진중리에서 시작한다. 송촌리에서 송성골마을로 들어가 수종사에 들른 뒤 산신각 옆으로 500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거나, 요사채 앞에서 200m를 내려가 오른쪽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적갑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모습은 수종사 앞마당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감상할 수 있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학자인 서거정이 남긴 수종사를 칭송하는 시조가 아니어도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아찔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사찰을 찾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다.
 
조선 초기에 세워진 사찰은 국왕이 사랑한 장소였다. 피부병을 고치기 위하여 금강산을 다녀오던 세조가 바위굴에서 떨어지는 청명한 종소리의 약수를 발견하고 ‘수종’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곳의 전설은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에 담겨 당당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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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과 합류하는 북한강의 끝자락으로 위치하는 운길산(610m) 중턱에 자리 잡은 사찰은 두물머리의 경관을 눈앞에 담아내는 경관과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짙은 숲의 산행길로 아름답다.
 
산을 지키는 작은 찻집이 자리하는 일주문을 지나 단정한 사찰 입구에 다다르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약수가 산행에 지친 방문객의 목을 적시고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선불장과 약사전, 응진전 등이 어울리는 경내에는 일명 ‘수종사 다보탑’으로 불리는 팔각오층석탑과 태종의 부인으로 출가한 정의옹주의 부도가 자리한다.
 
멋진 경관과 함께 수종사를 유명하게 만드는 곳이 ‘삼정헌’이라 불리는 경내 다실로 통유리로 시원하게 한강을 조망하며 맛 좋은 약수로 끊여내는 녹차의 맛은 감동적이다. 녹차의 가격은 무료로 자유롭게 담는 시주함에 마음을 담아 시주하듯 넣는 것이 좋겠다.
 
수종사로 오르는 길은 일주문 입구까지 가파른 포장길이 연결되지만 경사가 매우 급하고 폭이 좁아 위험하다. 운길산 입구에 주차하고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것이 편하다. 최근 개통된 지하철을 타고 팔당역에서 내려 예봉산과 운길산을 잇는 등산길을 따라 산행하는 것도 매력 있는 코스다.
 
또한 운길산역 인근지역 계곡에는 '인공빙산'과 '세계 최초의 거미박물관'이 있어, 위 장소를 들러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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