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 관계의 회복이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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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 관계의 회복이 실마리”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4.02.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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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후보 인터뷰] ⑦이본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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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수 인천시 교육감 후보가 강단에 서기 시작한 것은 1982년 인하대학교 화학과 조교수를 맡으면서부터다. 이 후보는 정년퇴임까지 30년을 교육자로서, 그리고 대학에서 여러 직책을 경험하며 리더로서 경험과 실적을 쌓아왔다. 그는 2009년부터 역임한 인하대학교 총장을 끝으로 2012년에 정년퇴임을 했지만, 인천 교육계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고 교육감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이 후보는 자서전 『손가락이 열 개라 다행이다』(리딩라이프북스)의 출판기념 행사를 열며 “인천시민과 지역사회로부터 받아온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는 말로 교육감 출마의 뜻을 공식화했다.  

이 후보는 인천교육의 현황에 대해 “모든 것이 헝클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인천의 10대 청소년 자살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왕따와 학교폭력 사건 등이 인성교육의 실패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꼽을 수 있는 문제다. 또, 인천의 학력은 전국 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책임감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인성교육에서부터 학력, 교육현장의 사기저하, 학부형들의 불신과 불만 등 숱한 문제들 얼기설기 엉켜 복잡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다.

“단적으로, 인천시 교육청이 학력 저조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옹색한 진단입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탈을 막을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되죠. 이런 문제에 대한 마땅한 처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 후보는 사람의 질병이 사소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인천교육의 열악한 현실 또한 사소한 것,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문제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이 근원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사제지간에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게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교육감의 역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보았다.

“관계회복은 선생님들의 노력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감은 행정적 측면에서 관계회복을 위해 어떻게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관계회복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가 문제다. 이 후보는 난마 같은 현실을 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도 바로 그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러 학교를 시찰하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권위가 아직 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장선생님이 먼저 교사들을 품고 존경심을 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현장에서의 관계회복의 시작은 교장선생님과 교사 사이에서 먼저 시작돼야 합니다.” 

이 후보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행정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장학관을 포함해 초·중·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수가 약 600여명은 될 겁니다. 교육감은 이들 교장선생님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우선, 이들 개개인의 성향과 장단점 등을 파악해 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구사할 필요가 있죠. 그리고 교장선생님들에 대한 평가와 인사방식 등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 다녀보면 이러한 평가와 인사 체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조리하게 운영되기 때문이죠. 이를 개선해 공정한 체계를 만들 때 교육현장에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인성을 바로잡고 학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이 후보는 인성교육에 먼저 힘을 쏟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어느 정도의 인성을 갖출 경우 학력도 자연스럽게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역시 관계회복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더더욱 인내하며 학생들을 품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일선에서 부르짖는 교권의 의미는 채벌권한을 달라는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매로써 교권을 세워야 한다는 것 역시 관계악화의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 뿐입니다. 이런 식의 교권은 엄격한 가부장적 사회에서나 가능했던 것이죠. 교권은 학생들의 존경심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교권은 인내심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후보는 인천 지역의 학력을 전국 최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장기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한 것일지는 몰라도, 당장 하위권을 벗어나는 것은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학생들이 특성화고에서 탈락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을 없애는 것이다. 

“대학진학에 뜻이 없는 아이들을 억지로 일반고에 수용하기 때문에 학습분위기나 학생들 간의 위화감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전문계고를 늘려야겠지만, 당장 실현할 수 없다면 이에 준하는 대안학교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아니면,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라도 전문계고의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생각해야 하고요. 그렇게 한다면, 아이들과 학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억지로 수능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없어지기 때문에 평점도 올라갈 뿐만 아니라, 학습분위기 등도 좋아질 것입니다. 물론, 하고 싶은 것을 배우는 아이들도 즐거워질 테고요.”

이 후보는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보수적 교육가치를 대변”하는 후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교육에 대해 혁신이나 개혁 등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 후보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변화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사회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교육도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변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혁신이나 개혁, 이런 말들은 공허한 수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도 변화가 얼마나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인센티브가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변화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깁니다. 거창해 보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관계회복과 이를 통한 치유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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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수 후보는 2월 26일(수) 오전 10시경에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교육의 승리투수가 되겠다”며 2014 인천시 교육감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이 후보는 ▲바른 인성교육을 통해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고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자긍심을 되살릴 것며 ▲교육현장에서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정책,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 유연성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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