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 의존한 대량전력소비 사회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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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에 의존한 대량전력소비 사회의 미래는 없다"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4.03.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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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인천시당 지방선거 후보들 기자회견 열고 ‘인천 2014 탈핵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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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인천시당의 6·4지방선거 후보들. 왼쪽부터 장시성, 김민수, 박재홍, 김규찬, 이해림, 전종순 후보.

노동당 인천시당의 지방선거 후보들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를 맞아 ‘인천 2014 탈핵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3월 11일(화) 오전 11시에 인천시청에서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노동당 후보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한 주요정책으로 ①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인천 선언과 실행체계 구축, ②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인천시 만들기, ③에너지 저소비사회와 에너지서비스 부문 일자리 만들기, ④탈핵·에너지전환 교육 확대를 제시했다. 

이날 김규찬 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중구의원)은 핵발전소에는 2중, 3중의 안전시설과 각종 경보장치, 폐기물처리 시설 등이 필요하다며, 이런 시설이 필요한 이유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핵발전은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많이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며 “핵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재생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언자로 나선 전종순 인천시당 부위원장(인천광역의회 남구2선거구 출마자)은 “방사능에는 관리기준만 있을 뿐, 안전기준은 없다”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기준치를 내세워 주장하는 안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후보들은 또, 9년째 송전탑 건설 반대하는 주민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밀양이 “핵에 의존한 사회, 대량전력소비 사회의 상징”이라며 “밀양 주민들에게 피눈물을 강요하는 전력시스템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후보들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0% 가까이를 소비하는 수도권의 변화가 절실하다”며 “인천광역시와 자치구들도 전력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에너지자립도를 높여가는 지역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는 핵발전을 중단하고 탈핵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와는 달리, 한국정부는 2035년까지 핵발전소를 40기 가까이 늘린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자회견문 전문]
후쿠시마는 끝나지 않았다.
어디에도 안전한 핵 발전은 없다.

3월 11일, 오늘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3주년 되는 날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전 세계가 피폭될 정도로 많은 방사능과 핵 쓰레기가 누출된 후쿠시마는 반경 수십 킬로미터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고, 일본은 물론 한국, 그리고 태평양 건너 미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사고,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는  핵 발전의 역사와 함께 벌어졌던 거대한 핵발전소 사고들이다.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은 참혹했으며 내부피폭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고수습은 커녕 연일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되고 있는 현실은 단 한 번의 핵발전소 사고가 인류를 얼마나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 폐쇄를 선언한 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 신규 핵발전소의 건설 포기와 기존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등 핵 발전 중단과 탈핵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한국정부는 수명이 다한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등 사고가 빈발해 시한폭탄과 같은 노후 핵발전소를 연장 가동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정부는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핵발전소를 40기 가까이 늘린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것은 정부가 여전히 국민의 안전에는 관심 없이 구시대적 성장 논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밀양에서는 765KV의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 운동이 9년째 진행되고 있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두 명의 주민이 목숨을 끊었고, 고령의 노인들 매일 공사현장을 지키는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의 밀양은 핵에 의존한 사회와 대량으로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는 지역이다.

핵발전소 건설과 송전탑 건설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과 매우 밀접한 문제이다. 핵 발전을 비롯한 중요한 에너지정책은 소수의 전문가들과 관료들이 모여 수립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수립단계에서부터 국회를 비롯해 국민 모두에게 투명하게 내용을 공개하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밀양 주민들에게 피눈물을 강요하는 전력시스템에는 미래가 없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0% 가까이를 소비하는 수도권의 변화가 절실하다. 인천광역시와 자치구들도 전력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에너지자립도를 높여가는 지역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는 일본 수산물에 대한 불안뿐만 아니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 많은 영향을 끼쳤다. 후쿠시마로부터 멀리 떨어 진 곳까지 방사능에 오염돼 후쿠시마는 물론 일본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는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시점부터 제기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철저한 통관검사를 하고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을 '괴담'으로 몰아 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쌓여만 갔다. 그 결과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학교 급식 식재료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돼 있지는 않은지 직접 확인하는 검사를 벌이거나 요구하는가 하면, 방사능안전급식 조례안을 발의하는 청원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3년 전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사고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사고 현장에서, 전 세계 핵발전소에서, 어린이들의 몸에서, 피폭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핵 발전의 위험은 과감히 핵 발전을 폐기하는 탈핵을 선택할 때 벗어날 수 있다.

우리 국민 모두는 핵 발전의 위험성과 문제점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수습을 직접 지휘했던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사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핵발전소를 완전히 철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핵 발전 정책이다."

우리는 인류와 자연이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핵 발전의 파멸적 위험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에너지 절약과 재생가능 에너지에 기초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해야 하고, 국가는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전환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핵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막아내고 기존의 핵발전소를 조속히 순차적으로 폐쇄하게 함과 동시에, 핵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와 보관을 위한 올바른 국가 정책이 수립되도록 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이에 노동당 인천시당 후보들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핵 발전이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탈핵과 에너지 절약,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한다.
2. 우리는 앞으로 방사능에 취약한 어린이, 청소년의 급식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공급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 
3. 에너지 절약과 재생가능 에너지에 기초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해야 하고
4. 우리는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인천광역시의 전력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에너지자립도를 높여가는 지역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을 선언한다.

2014년 3월 11일 
노동당 인천시당 제6회 동시지방선거 후보자 일동
(시의원 후보 ; 김민수, 전종순, 장시정, 이해림 / 구의원 후보 ; 김규찬, 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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