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30명 구한 세월호 생존자 “생활고와 트라우마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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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30명 구한 세월호 생존자 “생활고와 트라우마 시달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7.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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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서희근 씨 “생존 학생들, 유병언 같은 사람 없는 사회 주인공 되달라”

▲ 세월호 사고 직후인 4월 17일 인천in과 인터뷰 할 당시의 서희근 씨 ⓒ 이재은
 
세월호 침몰 직전까지 학생 30명을 구조하고 탈출한 서희근 씨가 “트라우마와 생활고에 시달리고있고, 자신은 구조자가 아니라 생존자”라고 말했다.
 
서희근 씨는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24일, 경인방송 라디오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가 “구조자라고 불러야 할지, 생존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서 씨는 “긴박한 순간에 한 사람이라도 빨리 보트에 올라와야 되는 그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도 그 사람 가운데 생존자다”고 했다.
 
서 씨는 세월호 참사 100일 지난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학생들을 구조하다 힘줄이 끊어졌고, 지난 4월 18일 수술을 받았다.
 
서 씨는 “수술 후 물리치료와 통증 치료를 받고 있다”며 “수술을 받은 후에 몸 기능이 거의 리듬이 깨져 열이 올라오고 분노 때문에 트라우마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신과 약을 같이 복용하고 있는데 혓바닥이 막 꼬이기도 하고 정신도 몽롱하고 평소에 내가 느끼던 기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병원비 문제 해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병원비를 보건복지부에서 와서 따로 계산하는 걸로 듣고 있기는 하다”며 “하지만 확실한 게 아니라 잘은 모르겠다. 정부로부터 확실한 설명을 전혀 못 들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가 겪는 고통 중 가장 극심한 것은 생활고 문제였다.
 
서 씨는 “사고 100일이 됐는데 생활은 형편없다”며 “정부에서 부상자들에게는 어떠한 관심 이런 게 안 보인다. 그래서 더 분노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다가 산 사람이 더 죽게 생겼다. 가족들도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소식을 듣고 정신이 멍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정말 무책임한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이 종교인이다. 자기가 해명을 하고 마땅히 자의든, 타의든 간에 유가족들이나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어야 되지 않느냐”며 “그런데 저렇게 됐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분노가 또 올라온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구조한 학생들에게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서 씨는 “학생들은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 갈 청소년들인데 어른들처럼 그런 생각을 갖지 말아 달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정말 유병언 같은 사람, 그런 비양심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큰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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