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문제 '1년째 집회, 활화산 언제 터질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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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유화학 문제 '1년째 집회, 활화산 언제 터질지 몰라'
  • 양영호 기자
  • 승인 2014.08.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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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지자체 뒷짐만, 토론회에 SK측도 반드시 참여해야
<불과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신광아파트 옥상에서 본 SK석유화학 공장 모습>

서구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을 둘러싼 각종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구 주민들이 집회 1주년을 맞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분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으로 가열되는 가운데, 정부와 인천시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in은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주변에 위치한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서구청 발표한 나프타 영향 ‘미미‘ 기준 설정이 모호

지난 7월11일 SK인천석유화학은 나프타 저장 탱크에서 나프타가 공기 중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서구는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에 나프타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파라핀(88.6%), 나프텐(8.2%), 벤젠(3.09%), 톨루엔(0.14%), 올레핀(0.01%) 등이 함유된 것으로 분석했다.

유출량과 기상상태 등을 고려할 때 나프타가 공장 반경 5km 이내 주거 지역에 끼쳤을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구 관계자는 "사고 방지를 위해 관련 설비 교체 등 공정을 개선하도록 SK인천석유화학에 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구 주민들은 서구청이 발표한 공장 반경 5km 이내 주거 지역에 미친 나프타 유출 사고 성분 결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조사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광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 아파트는 SK공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불과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기준을 5km로 잡는 것은 기준 없이 조사를 벌인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면서 “주민들이 밤, 낮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구청이 SK 공장 쪽 입장만 내세우는 것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라고 답했다.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곽호택 서구 범주민대책위원장(제공 : 심옥빈)>

중재에 나서야 할 정부, 지자체 뒷짐만..

주민들은 SK석유화학이 유출한 나프타에 유해화학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환경부가 팔짱을 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래 환경부와 인천시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에 따라 국민 건강을 지키고 환경상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모두 수립해야 한다. 또한 유해화학물질의 관리를 위해 오염도 측정과 조사·연구를 비롯해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하고 안전 관리에 필요한 행정 및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환경부는 나프타가 유출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모든 대책을 서구청에만 맡기고 뒷짐을 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에 유출된 나프타가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위험물질이기 때문에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와 소방서가 안전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관계자는 "환경부는 유사시 현장에 인력을 급파하고 대응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지만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착찹한 심정으로 SK공장을 바라보고 있는 신광아파트 박태균 비상대책위원장>

SK 공장과 소통 채널도 없어 주민들 ‘전전긍긍’

현재 주민들은 SK측의 답변을 기다리며 계속 집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SK 측은 나프타 유출과 관련해 주민 측에서 환경 및 안전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확정하면 경청해 전향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태균 신광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장 공장에서 소음도 들리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집회만 하니 답답한 마음”이라며 “SK 공장측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만약이라는 전제하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책 메뉴얼을 만들어서 주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공장 이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어렵다면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며 주민들의 불만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터질지 모른다고 안타까워 했다.

<매주 토요일 집회를 벌이고 있는 서구 주민들(제공 : 심옥빈)>

관민 참여한 토론회에 SK측 참여 기대

현재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의 유해성과 위치적 조건 등에서 대해 견해를 밝히고 대안을 내기 위해 토론회를 준비중이다. 이번 토론회는 시를 비롯해 서구청, 주민 대표, 그리고 SK측 전문가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공장이 이번 토론회에 응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장이 주민들에 아무런 해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토론회에 참여해 SK의 의견을 주장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SK공장측은 이번 토론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 토론회에는 어떤 인물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인천시, 서구청, 시민단체 등 모든 역량을 가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며, SK공장 측 전문가도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어야 진정한 대책 수립과 주민 요구사항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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