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으로 고인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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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으로 고인을 추모하다
  • 신은주
  • 승인 2015.08.3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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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배다리 시낭송회 - 고 최무영 시인 추모




제88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8월 29일(토)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 책방 이층 다락방에서 열렸다.
 
배다리 시낭송회는 매년 작고 시인을 추모하는 자리를 1회 혹은 2회 마련하는 데 이번 달에는 최무영 시인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무영 시인은 1947년 인천에서 태어나 잡지사, 신문사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인천 시문학동인회, 경기 시문학동인회, 율리 시문학회, 내항문학회 동인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 인천시 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했으며 그밖에 월간 축구 기자와 아시아태평양 변호사협회 출판국장으로 일했고 말년에는 한국조류보호협회 홍보위원으로 새와 인연을 맺고 ‘새와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다가 2005년 8월 소천 했다.
 
펴낸 책으로는 「MK의 기적」,「교토 25시」,「백두의 연인」,「재미있는 새 이야기」 등이 있다.
 
“ 나이 오십에 소설 한 권, 육십에 시집 한 권, 칠십에 수필집 한 권을 내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던 최무영 시인은 생전에 시집을 내지 못했다.

고인과 친분관계가 두터웠던 신연수 시인과 김구연 시인은 살아 생전에 고인이 지면에 발표했던 시를 찾아내어 그중에서 고른 시 23편으로 작은 책자를 만들었는 데 그 책자가 유고시집의 역할을 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시낭송회에는 최무영 시인의 유가족,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은 먼 곳에서 달려 와 고인과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한결 같이 고인의 다정다감하고 넉넉한 마음을 그리워했고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시를 낭송하며 시인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89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15.9.19.일(토)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에서 엄태경 시인을 모시고 열린다. 추석 연휴 관계로 9월은 셋째 주로 변경하여 진행한다.
 





저승의 흙냄새
 
                                                        최 무 영
 
정월 스무하루 자정(子正)이면
먼 길을 오시는 아버지.
 
물 말은 밥 한 술
나물 한 저분
막걸리 석 잔으로 목축이시면
서창(西窓)에 뜨는 조각달.
 
지방(紙榜)이 타는 단칸방엔
만수향 내음 어지러이
흙냄새 번진다.
 
아, 저승에서도 땅을 가시는
우리 아버지
닭이 울면
황토빛 발자국 하늘을 질러
금은 어깨로 뒤돌아보시는
여명의 아버지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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