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삭감한 수당, 시장이 펑펑 쓴다"
상태바
"공무원들 삭감한 수당, 시장이 펑펑 쓴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9.03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남춘 국회의원 “유 시장, 송영길 전 시장 비교해 매달 5백만 원씩 더 써”
인천시가 공무원들의 수당을 일부 삭감하는 등 자구책을 실행하는 상황에서 유정복 시장은 오히려 업무추진비를 방만히 써댔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5급 이하 공무원들이 수당 삭감으로 30억이 넘는 예산을 절감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결국 공무원들이 절약한 돈을 유 시장이 마구 쓰는 모양세여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남춘 국회의원(인천 남동갑)은 “근자에 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 시장이 전임 시장의 연평균 업무 추진비보다 약 6,000만 원을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재정난 극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유 시장의 말은 그저 말뿐”이라 비난했다.
 
박 의원이 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민선6기가 출범한 직후 올해 상반기까지 유 시장이 1년 간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총 1억 6,161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임 송영길 시장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간 사용한 업무추진비의 연평균 액은 약 1억 118만 원 선으로, 송 시장에 비해서는 연간 약 6,000만 원 정도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 것. 시장의 업무추진비 증가율을 계산해 보면 무려 60% 증가한 것이며, 월 평균으로 따지면 송 시장보다 매달 약 500만 원씩을 더 사용한 셈.
 
심지어 취임 직후 6개월에 해당하는 지난해에는 9,000만 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사용, 송 시장이 2011년 한 해 동안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 8,601만 원보다 많은 액수를 반년 만에 쓴 사실도 함께 나타났다.
 
 
문제는 ‘아랫물’인 일선 공무원들이 지속적인 예산삭감에 대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입장에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윗물’인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 송 시장 시절이었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4급 이상 간부공무원의 업무추진비(기관)은 총 16억 원이었다. 이를 연평균으로 나누면 5억 3,400여만 원 선. 그러나 유 시장 출범 이후 이들 간부공무원들의 업무 추진비는 6억 1,200만 원으로 송 시장 시절의 연평균 대비 약 7,879만원 더 많은 액수를 사용한 셈이다. 재정난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돈을 ‘물 쓰듯’ 쓴 셈.
 
이러한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5급 이하 일선공무원들이 보여주는 고통 분담에도 비교되고 있다. 5급 이하 공무원들은 지난 민선5기부터 재정건전화 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직원 여비, 급양비, 각종 포상금, 해외연수비 등 수당을 삭감했고 민선6기에서는 수당을 더 줄였다.
 
 
실제 지난 6월 인천시는 재정부채 해결을 위해 공무원의 고통분담 동참으로 세출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행정자치부에 보고했으며, 이에 앞서 공무원 노조는 불가피한 교대근무 등 현업부서를 제외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시간을 월 최대 67시간에서 57시간으로 10시간 축소하고 연가보상비는 전년 대비 5일분을 축소하는 등 수당을 줄이는 방안에 동참키도 했다.
 
실제 인천시는 지난 6월 “일선 공무원들의 수당 삭감에 따른 재정절감액은 연간 31억 2,000여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5급 이하 공무원들이 아낀 예산은 유 시장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는 비판의 논리가 성립되는 셈.
 
실제 인천시가 지난 3월 예산대비 채무비율 39.9%로 재정위기등급 ‘주의’ 단계로 지정된 상황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같은 업무추진비 증가는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시당국의 입장은 그저 말뿐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부채 규모에 비하면 많은 액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선공무원들이 자진해서 수당을 깎은 것은 재정부채로 지방비 인상 등 시민의 부담이 커진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시장이 선언한 바대로 ‘공직자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면, 누구보다 기관의 책임자인 시장과 간부공무원이 모범을 보이고 대책을 마련해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일선공무원과 인천시민 전체가 동참할 수 있음에도, 시장부터가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대해 인천시는 “유 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어려운 시 재정상황을 감안해 업무추진비 절감 의지를 밝히고, 추경 예산 때 업무추진비 10%를 삭감하는 등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얽힌 현안사항을 해결하고 국비와 교부세 확충 등을 위해 부득이한 지출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유 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 간담회 등 총 49회의 간담회를 개최했고 국제교류 및 우호 협력 등을 위해 주요 외국대사 인천방문에 따른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이때 비용이 좀 지출됐다”면서 “특히 지난해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올해는 세계 책의 수도 행사 등 대규모 국제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바람에 업무추진비 지출 요인이 많았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