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이후 사장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시 산하 인천도시개발공사에 대해 시가 예정에 없던 감사에 나서 '보복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15일 인천도개공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데 이어 16일에도 감사관실 직원들을 보내 감사를 벌이고 있다.
시 감사관실은 이번 감사가 송 시장이 김효석 비서실장 내정자를 통해 14일 지시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는 감사에서 지난달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지적한 인천도개공 관련 의혹들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인천도개공이 안상수 전 시장의 건설정책특별자문관을 개발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C) 4곳의 대표로 세운 과정과 부채가 많은데도 사업을 무리하게 늘린 이유 등을 파헤칠 계획이다.
시 감사관실은 7명으로 감사팀을 구성해 감사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는 무기한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 안팎에서는 이번 감사가 송 시장 취임 이후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어윤덕 인천도개공 사장이 퇴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어 사장은 지난 1월 부임해 3년인 임기를 2년여 남겨 놓고 있다.
따라서 시 산하 공기업의 의혹을 확인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이 감사부서에 감사를 지시하는 것은 통상적인 시정 운영이지만 1주일 사이에 사장 퇴진 요구와 거부해 감사를 착수한 것은 '보복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송 시장의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말 업무인수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인천도개공 어 사장이 회사내 비정상적인 지휘계통을 숨기기 위해 시의회에 허위보고를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도개공에 대한 감사 착수로 시 산하 기관의 임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현재 시가 공기업 특별회계로 관리하고 있는 공사.공단은 인천도개공을 포함해 인천메트로(옛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교통공사, 인천관광공사, 인천시설관리공단, 인천환경공단 등 6곳이다.
여기에 시 각 부서에서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나 시의 예산지원으로 운영되는 사실상의 산하 기관까지 합치면 시장이 기관장을 임명하는 등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곳만도 10여개 기관에 이른다.
시 산하 모 기관장은 "여당 시장이 낙선하고 야당 시장이 취임한 상황에서 알아서 사표를 내야하는지 버텨야 하는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기관장 상당수가 고위공무원 출신인데, 임기나 관련 제도를 고려하지 않고 쫓겨나는 것처럼 불명예스럽게 퇴진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