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남잔가 했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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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남잔가 했디야~"
  • 김인자
  • 승인 2015.12.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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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일주일만에 사랑터 오신 순재할무니
"웬 남잔가 했디야~"
심계옥할무니 사랑터에서 돌아오시는 오후 네시.
차에서 내리시는 심계옥 엄니를 부축하며 요양사샘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
"남자?누구말예요 샘 ?"
"ㅎ 김선생님 보구 순재어르신이 그러시는데요 저 선머슴아 누구냐고~"

일주일만에 순재할무니가 (치매센터)사랑터에 오셨다.
아... 정말 다행이다.
걱정 많이 했는데 ‥
얼마나 편찮으시면 이렇게 오랫동안 결석을 하시나 걱정 많이 했는데 이리 나오셔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
그동안 지독한 감기몸살로 (치매센터) 사랑터에 결석하셨던 순재할무니 그러나 막상 얼굴을 뵈니 얼굴이 많이 안되셨다 감기를 엄청 심하게 앓으셨나보다 얼굴이 때끈하시다.
가엾은 울 순재할무니.

"남자라고라? 할무니,나처럼 이렇게 이뿐 남자가 어딨어여? ~"
"이뿌긴 이뿐넘 다 얼어죽었다 젊은 사람이 옷이 그게 뭐여? 순 사내놈 맹키로 한창 이쁠 나이에 ...옷 좀 이뿌게 입고 다녀! 선머스마처럼 맨날 시커먼 잠바만 입지말고 이쁜옷도 다 한 때여 이쁜 옷 입고 싶어도 못 입는 때가 온다니께"
"네~~할무니 알았어요 이뿐옷 입으께여~"
"차암 대답은 넙~죽넙~죽 언제나 참 잘하지 지발 이뿌게 좀 하고 다녀 요즘 값싸고 때깔 고운 옷들이 을메나 많어.
이쁜 옷도 한 때여 늙어봐라 아무리 이쁜 옷을 입어도 옷태가 나나"
"아라써여 내가 집에서나 이러구 있지 강연 나갈 때는 안 그래요 울 할무니가 나 강연 나갈때 때빼고 광낸거 함 보셔야 되는데 글면 울 할무니 선머스마니 뭐니 그런 얘기 절대로 안 하실텐데 ~
"아고 지발 좀 ~"
"아 진짜라니까아 할무니 내가 또 지대로 차려 입으믄 아주 죽~여줘요~울 순재할무니 나 이뻐가지고 나한테 홀딱 반할걸? "

"홀딱?"
"응 홀딱~할무니 내가 또 꾸미면 한 미모한다니까 눈이 부셔요 눈이 얼마나 이뿐지 눈이 부셔가지고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니까아~"
"아이고 지발 좀 눈 좀 부시게 해줘봐아~~~"
"엉엉 순재할무니 이제 나 안이뿌시구나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그동안 우리 순재할무니 보고파서 맨날 순재할무니 언제 오나?이제 오시나 저제 오시나 맨날 맨날 기다렸는데 이 눈 좀 봐봐 푹 꺼진거  십리는 들어갔죠?
그런데 할무니는 오랜만에 만나서 나보고 남자같다고 하고~이제 나는 누굴 믿고 사나 엉엉"
"그랐어어? 뚝햐~그럼 내가 한 말 모두 취소~~"
순재할무니가 혀를 빼시고 개구쟁이처럼 웃으신다.

"웅웅 그랬쪄여~
맨날 맨날 나만 할무니 사랑하고,
할무니는 나보고 못생겼다 남자같다하고
나 이제부터 엉엉 울꺼야"
"그르지마로
이뻐서 그런 것이지 내가 진짜로 미우면 밉다고 대놓고 말하간?"
"진짜로다?"
"그럼 진짜지이 내가 김선상님 을메나 좋아하는디.
내 맘 몰라?"
"몰라 몰라
할무니 내한테 미안하죠?"
"미안하지"
"그라믄 뽀뽀 한번 해주든가아~" "뽀뽀?그라믄 화 풀랑가?"
"그럼요 울 할무니 뽀뽀해줌 내 바로 그 즉시 화 싸~악 푼다여"
"그랴?
그라믄 내 백 번이라도 해야지 뽀뽀
그러더니 순재할무니 손뽀뽀를 쪽♡하고 날리신다
윽 ~~나는 오늘도 이렇게 울 할무니들 사랑에 퐁당 빠졌다아~~~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 김인자 글 문보경그림 / 씨즐북스>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나는 돼지고기는 목에
기름이 껴서 못 먹는다"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우리 할머니는 쇠고기만 드시고
특히 소갈비,소불고기만 좋아하세요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나는 고등어를 먹으면
생목이 올라와서 못 먹는다"
나는 싸구려예요
나는 팍팍한 쇠고기보다
야들야들한 삼겹살이 좋아요

나는 싸구려예요
나는 싱거운 갈치,병어보다
무 많이 넣고 간장에 푹 졸인 고등어조림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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