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의 삶은 사람이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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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의 삶은 사람이 중요한 것"
  • 류재형
  • 승인 2016.01.14 10: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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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섬, 문갑도] (1)문갑도 이야기를 시작하며

사진01_문갑도 깃대봉에서 만나는 일몰


<인천in>이 2016년 1월14일 부터 격주(목)로 사진가 류재형의 '힐링의 섬, 문갑도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약 40가구에 80명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이 섬에는 지난 2010년 들어 마을 분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며 섬을 가꾸었습니다. 소망하는 것들을 모으고 나누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가는 문갑도의 가치를 알아가는 사람, 풍광, 그리고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멀고도 가까운 섬, 한번 발을 들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정겹고 낭만이 있는, 조용한 힐링의 섬이야기를 류재형의 글과 사진으로 시작합니다.<편집자>
 


요즈음 인천에서는 섬의 열풍으로 가득하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가치 재창조의 주된 이야기는 섬을 관광 자원화하여 인천시나 섬 생활에 이득을 주자는 예기다.

얼마나 섬을 잘 알고 있는가?

어디나 같지만 특히 섬에서의 삶은 사람이 중요하다.
 

무엇을 개발할 것인지, 무엇이 특화되어야 하는 것인지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섬의 삶이 안정되고 보장되지 않는다면, 또한 섬의 자원을 정리, 고찰해 보지 않으면 수 많은 관광이 이루어지더라도 진정 누구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

섬의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면 외지인들이 섬을 방문해도 따뜻하지 않는 인심 사나운 섬으로 남을 것이다. 한번 인상이 안 좋으면 다시는 그 섬을 찾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보고, 먹고, 즐기는 것이 관광 아닌가?


너무 거대한 것에 몰두하지 말자, 특히 인천 섬에 대한 가치 재창조는 각각의 섬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파악하고 그 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알고 실행하는 일이다. 그 다음 섬 관광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일시적인 지원이나 하드웨어(건물 등)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섬을 풍요롭게 만들어 놓은 다음, 준비가 된 다음에 관광에 대한 연구를 하자. 많은 아이디어를 내 놓지만 누가 실행할 것인가? 섬 주민 스스로가 해야 하고 인천시민이 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한다.

애정을 가지고 섬을 알기 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섬을 알면 그만큼 여행이 즐거워진다.

 

인천에서 약 50km 덕적도 아래 서남쪽으로 8km,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10분, 덕적에서 나래호 지선으로 20분 가면 문갑도이다.

여늬 섬과 다를 바 없지만 대부분 한 곳에 밀집된 단아한 형태의 섬이다. 해변은 마을이 있는 문갑해변과 북쪽방향 한월리해변이 각각 약 300m 가량 된다.


사진02_문갑도 전경(출처 옹진군)


사진03_나래호에서 본 문갑도 마을 전경

 

선착장에서 걸어 10분정도 가면 마을이고 산의 계곡아래 원포인트 마을이다. 첫 인상은 조용하고 깨끗하다. 작은 연목을 왼편에 끼고 교회의 십자가가 3군데 보인다. 가구 수 40여채 70-80명이 사는 마을에 왠 교회가 3곳이나 있나 의아한 느낌이 든다. 거기다가 당집도 있다.


장로교, 감리교, 성당공소, 당집, 서로 다른 종교가 작은 마을에서 잘 조화를 이루며 지내고 있다. 특히 감리교는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신도들의 숫자는 10명 내외로 단촐하다. 일요일이면 서로 시간이 다르지만 집을 나서 서로의 교회로 간다. 당집은 굿이 안 한지 4-5년 이상 되고 가끔 당집 어르신의 지인이 들르곤 한다.

 


사진04_인천시 최초 경관협정사업으로 2011년 토탈디자인 빌리지조성사업을 지원받아 만든 연못의 정자
 



사진05_01,02 100년 이상된 감리교회와 천주교 문갑공소

사진06_ 20년 이상 모셔온 당집 굿당 내부

 

대부분 평균연령 60세 이상의 어르신만 계시고 젊은이들은 문갑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 5명과 주민 1-2명 뿐이다. 애기들이 없어서 어쩌다 외지의 아이들이 들어가면 반갑게 맞이한다.

어르신들은 건강하고 친절하다. 또한 부지런하여 대부분 옹진군 지정 공공근로사업으로 마을을 깨끗이 청소하고 등산로를 정비한다.


사진07_산에서 땔감을 지게에 지고 마을로 내려오는 주민

 

배를 가지고 어업에 종사하는 분은 단 2가구만 있고 나머지 마을 분들은 채소나 밭 작물을 소작하고 있다. 모든 생필품은 육지에서 공수하고 그때 그때 필요한 물건들은 덕적도의 마트에 전화하면 배에 실려 보낸다. 당연히 선착장에서 받는다. 마을의 간이슈퍼는 없어졌다가 2014년에 어촌계장댁 컨테이너에 가게를 차렸다.


덕적군도를 오가는 지선 나래호는 평일은 1회, 주말에는 2회 운항한다. 문제는 안개와 바람이다. 특히 덕적도 남단에 안개가 많이 끼어서 날이 맑아도 운행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인천에서 안개가 걷어지기를 기다려 연착하기도 한다. 마을 방송을 통해 그때 그때 통보를 받는다. 2011년에야 차도선으로 바뀌고 불편했던 선착장도 보수해 차도 들어올 수 있게 되었고 평수구역지정으로 덕적도에 배가 들어오면 문갑도에도 배가 운항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2012년에는 마을문갑분교가 철거되고 2013년에 그 자리에 2층짜리 보건지소가 완공되었다. 1분의 직원이 상주해 간단한 의료행위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진08_선착장에 도착한 나래호에서 인천에 거주하는 자녀를 마중나온 주민



사진09_2009년 문갑분교의 모습

사진10_2013년 완공된 문갑보건지소

 

마음을 비우고 명상을 할 수 있는 조용함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올라 276m의 깃대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점점이 섬들의 환상이 펼쳐진다.

아주 고운 모래가 있는 해변과 아침이면 유난을 떨지 않아도 바로 그림같은 해를 볼 수 있고,

저녁이면 지는 해에 바다 너머 멀리 다른 섬을 보며 그리움을 간직한다.
 

봄이면 이름 모를 꽃들이 반기고, 여름이면 아무 곳에나 텐트를 칠 수 있다.

가을이면 풍성함을 느끼는 곳이 너무 많다.

겨울이면 찬 바람에 몸을 맡기며 인심 좋고 맛난 음식으로 마을사람들과 정담을 나눈다.

마을 분들과 만나면 문갑도의 역사와 옹기 가마 이야기, 전설을 들으면서 밤이 가는 줄 모른다. 섬의 특징은 없지만 알면 알수록 깊이를 느끼는 섬, 힐링으로서의 가치를 문갑도에서 본다.



사진11_마을 앞 한월리 해변에서 소이작도 위로 올라오는 해를 바로 볼 수 있다

사진12_마을에서 30분 정도 올라 깃대봉 정상에 서면 덕적군도의 섬들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선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와 서쪽으로는 선단여와 굴업도, 동쪽으로는 이작도와 승봉도, 북쪽으로는 덕적도, 소야도가 보이는 환상적인 유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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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숙 2016-01-15 09:32:24
교수님 첫 연재 축하드립니다. 익숙한 풍경속에 반가움이 더 하네요 앞으로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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