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무니처럼 장사하다간 쫄딱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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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무니처럼 장사하다간 쫄딱 망한다"
  • 김인자
  • 승인 2016.01.15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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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좌판 할무니들
병원서 나오는 길.
맘이 급하다.
잘들 지내시나?
집부터 가면 나오기 힘드니 바로 할무니들 집부터 다녀와야겠다.
그동안 내가 안보여서 걱정이 많으셨을건데...
좌판에 채소가 한 가득이다.
추운데 할무니들이 길가에 나와 앉으셔서 이거 저거 나무새 등을 팔고 계신다.
할무니들 손등도 빨갛고 볼도 새빨갛다.

속배추가 2000원~
"이거 천 오백 원에 가져가라"
"뭐 남는다고~됐어요 할무니 이천 원에 팔면 사고 천 오백 원에 팔면 저 안사요~"
감자가 한 바구니에 3000원~
얼핏봐도 감자가 언 거 같다.
바로 사서 가져가 할무니들 삶아드려야겠다.
대파가 2000원~
역시나 강추위에 대파도 얼었다.
이거야 뭐 바로 씻어서 숭덩숭덩 잘라 할무니들 냉동실에 넣어 드림 되는 것이고.
봄동은 한 봉지에 1000원~
세 봉지에 2000원에 가져가라신다.
"에고 할무니~ 장사를 그케하믄 써?
할무니처럼 장사하다간 쫄딱  망한다"
"걱정마라 그래도 다 남는다"
"남기는~자 계산 ~
감자 3000원
대파 2000원
봄동 3000원
속배추 2000원
합이 만~원"
"지대로 계산했나?"
"그럼요 내가 이래뵈도 계산킴이야요 근데 할무니 이렇게  많이 샀는데 만 원 밖에 안돼요?
할무니 야채값 가격을 너무 싸게 메긴거 아냐?"
"싸기는 ~맞다~받을 만큼 다 받는다 선생님아 내 깎아준대도~"
야채할머니가 허리에 매단 주머니에서 돈 천원을 꺼내 내어 주신다.
"아고 할무니 됐어요 깎았어~ 깎았어 내가 다 알아서 많~이 깎았어요~"
"증말?~"
"그러엄 증말이지~"

채소 할머니께 돈 계산을 마치고 서둘러 가려다보니 생선장사 할머니가 빨간다라이에 생태를 넣어 팔고계셨다.
저걸 언제 다 파시려나 동태도 아니고 비싼 생태를 ‥ 걱정이 된다.
"할무니, 이거 한 마리 주세요"
"이거 비싼데... 동태가 아니라서‥"
"얼만데요? 할무니"
"한 마리에 만 원"
"비싸긴 그니까 생태지 할무니 세 마리 주세요"
"세 마리나?
그걸 다 모하게?"
"먹지요~"
"한 마리만 사.
안사도 되고~"
"주세요 할무니~ 선물할거예요"
"선물은 무슨~ 생태는 얼리면 맛읍다"
"다 먹을거라니까아~"
생선할머니가 생태 봉다리 하나씩에 미더덕을 한 웅큼씩 넣어주신다 그것도 맨 손으로.

"아호 손시려~손시려 장갑 좀 끼고 하시라니까~"
할무니손을 잡으니 손이 꽁꽁 얼었다.
그런데 생선할머니가 내가 잡은 손을 급히 빼신다.
"아이구 이쁜 손에 생선비린내 밴다"
"할무니 저 괜찮아요~ 저 생선 무지 좋아해요~
생선비린내가 싫음 생선 먹을 자격없지~~~"
"말은~얼릉가라 춥다.
여기서 날 샌다"
"옷좀 단단히 입고 다녀라~~"
"내 말이~ 할무니들 감기조심하세요 옷좀 따숩게 입으시고 ‥감기 걸림 클난다"
담에 갈때 할무니들 낚시할때 앉는 의자 하나씩 사다드려야겠다.
울할무니들 찬바닥에서 궁디 꽁꽁 얼겠다.



비밀상자/김인자 글 김보라 그림/글로연

연이네 할머니는 물고기할머니입니다.
할머니한테선 비린 바다 냄새가 납니다.
옷도 비리고,머리카락도 비리고,손도 비리고,발도 비립니다.
그래서 물고기 할머니입니다.
연이네 할머니는 천둥할머니입니다.
"고등어 한마리 주세요"
"뭐라고? 안 들려"
"고ㆍ등ㆍ어ㆍ요"
"응,고등어? 그래,그래"
하루종일 길가에 앉아 생선을 파는 물고기할머니.
언제나 큰소리로 말하는 천둥할머니.
바로 연이의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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