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우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치매센터인 사랑터 할아버지 할머니들 보호자모임하는 날.
짝꿍인 치매할무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이태식하부지께 반갑게 인사하며 꼬옥 안아드리는 내게  요양사선생님들이 놀리시며 하시는 말씀이예요.
"왜여어~~그럼 어디가서 하까여? 선생니임~"
하는 내게 이태식할아버지는 부끄러워서
"그르지마로오"하시며 내 옆구리를 콕 찌르셨어요.

이태식할아버지는 이렇게 부끄럼쟁이시지만 사랑터에 오시는 할아버지짝꿍이신 김순분할무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시는 사랑대장님이세요.
치매센터인 사랑터는 사랑대장님들만 모여 계시는거 같아요.
사랑터에 가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사랑대장이시고요, 사랑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살펴주시는 요양사 선생님, 복지사선생님 그리고 간호사선생님까지 모두 모두 사랑대장이세요.
그리고 사랑터에 다니시는 할머니 하부지들의 보호자들도 모두 사랑대장들이세요.

보호자분들 중에 제일 사랑대장님은 이태식할아버지세요. 이태식할아버지는 치매이신 김순분할머니와 두 분이서만 사시는데요, 사랑터가시는 짝꿍인 순분할무니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사랑터 할머니들이 부러워 죽겠다셔요.
저는 이태식 할아버지를 한 달에 한번 보호자모임에서 만나는데요. 몸무게 40키로인 이태식 할아버지는 웃음대장이시기도 해요. 한번도 이태식할아버지가 얼굴을 찡그리는걸 본 적이 없어요. 이태식할아버지는 항상 웃으시거든요.
할아버지 힘드시니까 집에서 요양사선생님들 도움을 받으라고 말씀드려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싫어하셔서 싫으시대요. 그래서 이태식할아버지는 오롯이 혼자서 할머니를 돌보세요.
이태식할아버지는 패션감각도 좋으셔서 할머니 옷을 얼마나 이쁜걸 사드리시는지 사랑터할무니들이 김순분할머니가 입고 오시는 옷을 다들 이뿌다고 부러워하세요.
이태식할아버지는 짝꿍인 순분할무니를 정말 온 마음으로 사랑하세요.
다닐 때도 두분은 손을 꼭 잡고 다니세요. 이태식할아버지를 뵐 때마다 마음이 짠해요.
진짜 사랑이 뭔지 어떻게 하는게 진짜 사랑인지 제대로 보여주시거든요.

할아버지는 몸무게가 40키로세요.
할머니를 목욕시키시다가 목욕탕에서 넘어지셔서 허리를 다치셨어요. 잘 드셔야하는데 맛있는거 있으면 할머니만 드시게하고 할머니가 아파서 음식을 안드시면 할아버지도 같이 안드세요. 잘 드셔야하는데‥
할머니보다 할아버지가 몸무게가 작으셔서 걱정이에요.
저도 울 짝꿍인 남편이 이다음에 하부지되어 아프게 되면 이태식할아버지처럼 저렇게 온 마음으로 짝꿍인 남편을 아끼고 보살피며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랑터에서 제가 참 많이 배워요. 진짜 사랑이 어떤 것인지 귀한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시는 이태식할아버지를 한 달에 한번 사랑터보호자모임서 만나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할아버지 담달에 만날 때는 몸무게 이키로그램 늘려오기예요."
"아라써여어~ 내가 울 김선생말은 꼭 들으께여."
"잡숫기 싫어도 식사거르지마시고요. 아라찌여~"
"아라써여~ 약속~"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방법 / 김인자 글, 윤문영 그림

할아버지가 오늘은 기운이 없으시네요.
이럴 때는 이 방법이 최고예요.
가만히 다가가 "할아버지." 하고 꼭 안아 드리는 거지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하고 꼭 안아 드려요.
그러면 할아버지는 "어이구, 이놈아, 숨 막힌다." 하시지만 속으론 엄청 좋아하신다는 걸 알아요.
"할아버지, 나는 이 세상에서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요."
"그러냐? 나도 안다."
할아버지가 허허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