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남은 사랑, 내 사랑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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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지막 남은 사랑, 내 사랑 할머니
  • 김인자
  • 승인 2016.03.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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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내 사랑 할머니

"아니, 이 신새벽에 무슨 일이고?
선상님아, 니 무신 일 있나?"
"일은 무슨 ..없어요."
"진짜로?"
"네,진짜지 그럼. 요기 왔다가 울 할무니 일어나셨나? 하고 와 봤지."
"요기 어디?"
"아, 있어여.요기..."
"맨날 요기 왔대지. 밥은 먹었나?"
"꼭두새벽에 밥은 무슨."
"꼭두새벽에 피죽 한 그릇 못어먹은 얼굴로 돌아댕기는건 괜찮고?"
"아 ~~~울 할메 다리 안 아포? 잔소리하시는 거 보이 이제 다리 안 아프신가보네."
"다리는 아프지 만날. 갑자기 다리는...
와? 듣기 실나?"
"듣기 싫기는? 좋아서 그르지이~~
할무니 이거 뜨뜻할 때 드셔."
"이거 줄라고 왔나? 깜깜할 때 운전하고 댕기지말라고 내가 했나? 안했나?"
"했지."
"근데 왜 맨날 차가지고 오밤중 아니믄 꼭두새벽에 돌아다니는데."
"내가 언제 그렇게 돌아댕겼다고..."
"훤한 대낮에 댕겨라. 차갖고 댕김서 이 늙으이 걱정허게 하지말고."
"네 ,할무니....... ."

"배고프지? 내 얼릉 밥해줄테니까 밥먹고 가라."
"밥은 됐어요."
"그럼, 한숨 자고 가라.
눈깔이 시뻘겋다."
"아~ 할무니 눈깔이 뭐야?"
"눈깔을 눈깔이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 콧구녕이라고 해?"
"내가 울 할메땜에 미친다."
"말좀 이뿌게 해라. 미친다가 뭐야?
요기 좀 누웠다 가라.
손발이 깽깽 얼었구만 그래."
"누우면 못 일어나."
"그럼 좀 자다가 가."
"자기는.. 집에 가서 밥해야지."
"그래? 그럼, 얼릉가라. 자고 갈거 아니믄"
"저,갈께요 ..할무니 좀 더 주무셔요."

내 마지막 남은 사랑
내 사랑 할머니.

"할무니..."
"와?"
"나,
한번만
안아줘...... ."



         누꼬?/김인자글 한상언 그림


우리 할머니는 웃는 게 예뻐요.
방문을 열면 할머니는
"누꼬?" 하며 웃고
화장실 가다 방문을 또 열면
할머니는 "누꼬?"하며
또 웃고...... .
다시 또 눈이 마주치면
"누꼬?" 하며  웃고...... .
나는 그게 재미나서
이방 갔다 들어가고
저 방 갔다 들어가고...... .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누꼬?" 하며 웃어요.
"누꼬?" 하며 자꾸자꾸
웃는 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웃는 게
제일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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