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냐? 대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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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냐? 대응이냐?
  • 최원영
  • 승인 2016.05.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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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행복산책](2)




풍경 #3. 도도새의 종말에서 읽는 지혜

 

인도양에 모리셔스 섬이라는 아주 작은 섬이 있습니다. 이 섬에는 유치원생보다도 더 큰 새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새가 날지를 못한다는 거예요.

1505년 포르투갈 선원들이 처음 이 섬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날지 못하는 이 새를 보고 ‘도도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들 언어로 ‘도도’란 ‘바보, 멍청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도도새란 날지 못하는 바보 같은 새라는 뜻이겠지요.

왜 날지 못했을까요? 왜냐하면 그 섬에는 도도새가 날지 않아도 얼마든지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천혜의 자연을 가진 셈이죠. 그러니 힘든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입니다. 녀석들은 그렇게 걸어 다니면서도 부족한 것 없이 살다보니까 자신들이 날 수 있다는 것도 잊었을 겁니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이 섬을 다녀간 이후 많은 유럽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타고 왔던 배에서 쥐들이 유입되었고, 그들이 가져온 돼지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도도새를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도도새의 천적이 된 겁니다. 그 이전까지 도도새에게 모리셔스섬은 축복의 땅이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협하는 적들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안락했고 편안했습니다. 무엇하나 부족한 게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이젠 다릅니다. 늘 경계해야 하고,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천적들에게 쫓겨 달아나야 하는데, 날지를 못하니 결국 그들의 먹이가 되곤 했던 겁니다. 날기를 포기한 도도새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습니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처음 이 섬을 방문한지 176년이 지난 1681년, 모리셔스 섬을 뒤덮은 도도새는 역사 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우리들 앞에 닥친 위기들은 분명 우리들에게 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라는 신호일 겁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그저 살아온 방식을 고집하며 산다는 것은 어쩌면 도도새의 종말과 같은 운명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풍경 #4. 개구리의 선택

 

두 개의 비커 중에 한 쪽에는 찬 물, 다른 쪽엔 펄펄 끓는 물이 각각 들어있고, 각 비커는 알코올램프로 가열되어 있습니다.

이제 살아 있는 개구리에게 두개의 비커 중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쉽게 할까요. 그리고 우리가 개구리라고 하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이런 실험을 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자신이 죽어가는 지도 모른 채 죽어갔습니다. 개구리는 변온동물이라 자신의 체온을 환경에 맞춰가는 재능이 있나봅니다. 그래서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온도에 자신의 체온을 적응시킬 수 있으니까 익는지도 모르고 죽어간다는 거예요.

그런데 펄펄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끓는 물에 닿는 순간 튕겨져 나옵니다. 아마 100도의 물 온도와 개구리의 체온 차이가 너무 커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개구리는 화상은 입었지만 생명을 잃지 않았습니다.

살다보면 원하지 않아도 우리 앞에는 늘 위기가 찾아들곤 합니다. 이때마다 선택을 해야겠지요. 이때의 선택은 늘 두 가지, ‘회피냐?’ 아니면 ‘대응이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회피하면 잠시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만, 또 다른 위기 때마다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도망만 다닐 거예요. 그러나 화상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위기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면, 놀랍게도 내성이 형성되고, 자유를 찾는 것은 물론이고 또 다른 위기에서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도도새의 비극이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펄펄 끓는 물로 들어가는 용기가 우리들을 저 높은 창공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지금 많이 힘든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분들에게 이 힘든 과정이 비상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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