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벤치에 앉으신 할아버지1과 할아버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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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벤치에 앉으신 할아버지1과 할아버지2
  • 김인자
  • 승인 2016.06.2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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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그림책벤치와 할아버지



"요짝에 앉아요."
붕붕카할무니가 그림책벤치를 손가락으로 탁탁치시며 짝꿍인 왔다갔다 할아부지에게 앉으라 말씀하신다.
붕붕카할무니 말이면 무조건 다 듣는 왔다갔다할아버지. 못이기는 척 벤치에 슬그머니 앉으신다.
우와~ 신나 신나~

오늘은 지나가는 행인 할아버지1인 왔다갔다할아버지와 지나가는 행인 할아버지2인 유모차할아버지도 그림책벤치에 앉으셨다.
두 분 할아부지가 벤치에 앉으시니 그림책벤치가 할무니 하부지들로 꽉 찼다.
넘 좋다 행복하다~ 기쁘다아~
오늘 읽어드릴 책은 <아빠몰래 할머니 몰래>입니다.

어 그런데 제목을 읽자마자 붕붕카 할무니 짝꿍인 왔다갔다할아부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신다.
하부지?
"내 금~방 저기 갔다오께."

"냅둬라. 원래 한 곳에 일 분도 못 앉아있다." 하부지 팔을 잡는 내게 붕붕카할머니가 무심히 하시는 말씀. "그래도 무신 맘으로 잠깐이라도 앉았다가네. 거참 살다별일을 다본다. 신퉁하네."
왔다갔다하부지가 저짝으로 가시고 남은 할아부지 2인 유모차할아버지 할머니들 틈에서 꿋꿋하시다. 유모차할아버지는 연세가 구십세이신데 정정하시다. 지팡이 삼아 유모차를 끌고 다니시긴해도 인지능력도 괜찮으시고 웃을때 입을 가리고 웃으시는데 그 모습이 또 엄청 귀여우시다.

한참 신나게 책을 읽고 있는데 백설공주 할머니가 갑자기 가방에서 모자를 꺼내 쓰신다.
어떤고? 하는 표정으로 귀엽게 나를 쳐다보신다.
"우와~ 할무니 이뿌다아~"
그러자 백설공주 할머니 히히하고  웃으시며  모자챙을 뚝하고 꺾으신다.
"아유우, 할무니 모자챙 예쁘게 꺾는건 누가 가르쳐줬어요?"
"내가~ 이뿐 선상님 얼굴이 안 보이잖아.~"

"낼도 이 시간에 오믄 우리 이쁜 선상님 볼 수 있나?"
지나가는 행인2 할아부지가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물으신다.
"네네, 그럼요. 하부지 내일  이시간에 요리로 오세요."
"왜?"
"제가 잼난 책 또 읽어드리께여~"
"진짜?"
"그럼요~"
"진짜지? 그지뿌렁아니지이~"
"네 ~낼 만나요.할아부지 오늘도 잼나게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나가는 행인2 할아부지 내일 그림책벤치에 다시 오시게 되면 지나가는 행인이 아니라 남자주인공되시겠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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