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 섬 외국어교실 운영, 내년엔 못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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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 섬 외국어교실 운영, 내년엔 못할 수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1.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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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지원 중단’ 옹진군에 통보... 군 “도서지역 교육환경 외면 말아야” 호소

외국어교육 사업 일환으로 열렸던 옹진섬 외국어 경진대회 기념촬영 모습. ⓒ옹진군청
 
옹진군이 섬 학생들의 교육 수준 격차 해소를 위해 실시해 오던 ‘섬 외국어 교실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와 옹진군 모두 아직 재정난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시가 사업비를 편성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와 옹진군으로서는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2일 인천시와 옹진군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옹진군은 도서지역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및 육지 거주 학생들과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10여 년 전부터 섬 외국어 교실 사업을 군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전 지역이 도서지역인 옹진군 관내 여건 상 민간 학원들이 들어설 수 없어 사교육 등의 기회가 많은 육지 섬 아이들 및 학생들에 비교하면 교육환경이 비교적 좋지 못해 외국어 교육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임을 인식해 옹진군이 지난 2007년부터 벌여왔던 사업인 것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오래 전부터도 재정여건이 사실 좋지 못했다”면서 “그렇지만 섬을 떠나는 아이들과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어서 2007년부터 군비 3억 원을 별도 편성해 학생들에게 방과 후 수업의 일환으로 외국어 학습을 실시했고 꽤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원어민 교사 파견이나 섬 영어마을 캠프 운영 등 시교육청에서 하지 못하는 영역의 사업을 해오면서 학생들의 실용 영어 등 외국어 학습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이에 지난 2008년 감사원은 이를 ‘우수사례’로 선정하면서 2009년부터는 시와 옹진군이 각각 3억 원씩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인천시의 재정난이 본격화되면서 여러 교육사업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 사업 역시 올해부터 시의 지원이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삭감되는 등 풍파가 닥쳤다. 문제는 당장 내년이다. 시에서 옹진군에 해당 사업비를 편성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 가뜩이나 예산이 없는 옹진군으로서는 자체 군비로 어찌어찌 편성할 수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그동안 이 사업은 민간 사설학원이 없는 도서지역의 학생들에게 적잖이 도움이 됐는데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된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상대적으로 일종의 ‘박탈감’ 같은 걸 느낄 수 있는데 시가 도서지역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업은 시교육청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업인 만큼 만약 시의 지원이 없다면 시교육청에서라도 지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재정난 및 타 군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를 외면하고 있다. 시 교육지원담당관실 관계자는 “다른 9개 군구에는 없는 성격의 예산 지원을 해준 것”이라며 “옹진군이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내부에서는 판단했고, 다른 9개 군구와의 형평성 및 재정 상황 등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예산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신은호 의원(부평1, 더민주)은 “시 재정난으로 인해 축소된 교육관련 예산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도서지역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통보 내용 등을 우선 확인해 보고, 추후 예산 편성 시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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