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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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 이한수
  • 승인 2016.11.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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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참가기] - 이한수/교사
 

11월5일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다녀왔다. 지난 주말 1차 문화제에 참가했을 때 대학생들이 많이 온 걸 보고 감동을 받아, 또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5일의 2차 문화제는 한 주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참가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 추측은 했지만 이렇게 급격히 세가 불어날 줄은 몰랐다.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이 열렸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돌아가셨는데 검찰이 부검을 하겠다고 하여 국민의 분노를 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렇게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모시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 행렬이 전남 보성 빈소로 떠나고 촛불 문화제가 이어졌다.

 

백남기 농민 운구 행렬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오후 5시경에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이 계속 모여들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매웠다. 참가 인원이 20만 정도 되는 것으로 주변에서 추산들을 했다. 지난 주말 10월 29일 1차 문화제 때 참가자가 약 3만으로 추산되었는데 1주일 만에 10배 가까이 시위 참가자가 늘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매운 인파

 

많은 인사들이 연단에 올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을 규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단에 올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우리가 끝내겠습니다” 외칠 때에는 참가자들의 함성으로 광장이 떠나갈 듯했다. 예정에 없던 도올 김용옥 선생의 발언도 광장의 열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대통령이 퇴진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 자칫하면 속을 수 있다. 지금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고 혁명을 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삶, 학문, 의식, 문화를 원하는데 낡아빠진 삶을 지속시키는 사악한 무리들이 곳곳에 차있다"는 요지의 발언에 청중은 엄청난 함성으로 화답했다.

 

종로 시위대 행진 장면

 

6시경 행진이 시작되었다. 경찰이 금지시켰던 행진을 법원이 허용한 것인데, 참 다행스런 판단으로 민심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로 4거리에서 출발하여 종로, 을지로, 명동, 남대문, 시청을 돌아 행진하고 7시경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문화제가 이어졌다. 종로 을지로 대로를 시위대가 가득 매우는 장관이 펼쳐졌다. 시위대는 행진하면서 ‘박근혜 퇴진’, ‘사과 말고 퇴진하라’는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중고생 시위대가 따로 행렬을 이뤄 행진했는데 그 열정과 기운이 주변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도올 선생의 말처럼 이 땅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는 감동으로 가슴이 울렁거렸다.

 

중고등학생 시위대

 

오랜만에 꽤 먼 거리를 걷고 밤늦도록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여 피곤할 만도 한데, 아침에 일어나니 왠지 모르게 기운이 솟는다. 다음 주말 11월 12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예측들을 하는데 바로 이런 기운 때문일 것이다. 도올 선생이 다음 주 이 자리에 또 서겠다고 한 것처럼, 어제 광장의 기운을 받아 가신 분들은 다음 주말에도 빠짐없이 참가할 것이다. 서울뿐 만 아니라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으로 촛불 시위가 번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사드 배치, 최순실 국정 농단 등등 대통령의 무능과 위선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젊은이들이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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