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인상의 해답은 사립학교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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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인상의 해답은 사립학교법 개정
  • 윤현위
  • 승인 2017.10.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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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최근 대학들이 교육당국에 등록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았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난 2년간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오히려 입학금폐지론이 높아지자 여기에 맞불을 놓은 모습을 보여진다.

사실 입학금 폐지와 등록금 인상은 어떤 관계가 있나? 필자가 생각하기엔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인다. 우선 입학금 이야기부터 해보자. 학교마다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국공립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립대학에서는 100만원 내외의 입학금을 받는다. 서울에 있는 대규모 대학들 그러니까 적어도 입학정원이 3000명 이상인 대학이라면 엄청난 돈이다. 필자가 대학을 들어갈 때도 거의 100만원 돈이었으니 모두 모았으면 학교마다 1000억 원 규모의 돈이 만들어질 수 있다.

대학들은 입학금을 받으면 어디에 쓰는지 그 동안 어디에 썼는지 밝혀야한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신입생 환영회다 오리엔테이션이다 많이들 가지만 사실 그것도 다 부모들이 내는 돈 아닌가. 차라리 그런 행사에다 지원해 주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학생들에게 변변히 공책이라도 하나 사주었는가? 그 돈이면 학교마다 보유하고 있는 외국어교육원에 몇 학기는 공부시켜 줄 수도 있겠다. 그 정도 영어학습을 시켜놓고서 영어로 진행되는 그들이 말하는 원어강의를 해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립대들은 등록금을 포함한 학교문제에 관여하면 교육의 자율화를 외친다. 그래서 우리는 사립학교법을 개정이 아닌 개악을 해야 했다. 사학과 관련된 국회의원과 관료들은 노무현 정부가 사립학교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에 필사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는가? 또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미션스쿨과 종교재단과 관련 있는 학교들도 한 목소리로 사학의 독립성을 주장했다. 지금 503호에 계신 분도 촛불을 들고 그 당시 거리에 나왔었다.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도 사학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차이가 이제는 제법 난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률을 물가인상률을 넘지 못하게 제한해 왔지만 꾸준히 올린 결과이다. 물론 최근에 2년 간의 동결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학원까지 동결하지는 않았다. 다만 학위문제가 걸린 수많은 대학원생들이 이에 집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뿐이다.

국공립대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니 등록금이 싼 게 당연하지 않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립대라고 해서 정부의 지원을 안 받는 것도 차이가 확연하게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러니 정부의 일정부분 통제를 받고 국정감사를 받는 일은 당연하다. 학교의 고유권한인 학문분야의 육성이나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운영을 손대자는 게 아니다.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것이다. 정말로 등록금을 올려야할 수준인지 아닌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사립대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학교의 구성원과 시민들이 모두 알 수 있어야한다.

사립대학들은 마치 학교재단의 재정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반대지 않나? 학교재단이 학교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운영하는 과정은 분명히 시민들의 세금이 상당부분 들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하고, 해마다 재단으로 적립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공개해야한다. 학교가 기업이 아니라면 학교재단은 학교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비용과 연구지원금을 제외하고는 자금을 쌓아두면 안 된다.

지금 상당수 대학에서 운영되는 사업 중에서 프라임사업이 있다. 프라임사업에 공모해서 지원금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업들을 보면 과연 프라임사업이 아니었으면 해당 학교들은 이정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재정적 여유가 없었는지 궁금해진다.

최근에 대학들은 기숙사도 민자로 운영하고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과 같이 밖에서 운영되고 있는 편의시설들이 들어온지 오래다. 학교를 지켜주는 경비원아저씨와 청소를 해주시는 아주머니들은 이제 용역회사에서 파견을 나온다. 그 와중에 실버타운을 운영이나 골프장 등 수익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학교들도 많다. 그런데 왜 교육에 들어가는 돈들은 등록금을 인상해야할까? 등록금을 올릴 생각을 하지 말고 장학금을 더 줄 생각을 해야 한다. 학교본부에 재단관련 친인척이 낙하산으로 내려왔다면 내보내고 계약직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하며 민자기숙사도 더 이상 지으면 안 된다. 학생들이 먹는 밥도 급식회사 아니라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면 더 싸게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다. 모두 학교에 이익이 되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

1980년 중반 이후로 기업들이 힘이 커져서 이제 공공보다 기업의 힘이 더 커진 상황처럼 대학들도 힘센 공룡이 되었다. 단순히 법조항 몇 개로 몇몇 지도자의 힘으로 개혁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대학개혁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상지대학교의 김문기와 같은 대학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목적은 기본이다. 전에도 칼럼에 한 말이지만 한국과 같이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대학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사회가 도저히 정상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립자가 세운 대학이 지금은 거대한 기업이 되었다면 그것은 학부모들이 낸 등록금과 세금으로 성장했다고 보아야한다. 따라서 사립대의 이사장은 설립자의 손자 며느리가 이사장이 되어선 안 되고 대학을 구성하는 공동체가 운영해야한다. 대학은 학생, 졸업생, 그리고 이들의 학부모, 교수, 교직원, 시민사회가 모여서 투명하게 운영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사립학교법은 다시 개정해야한다. 투명해야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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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2017-10-25 07:03:49
노년의 삶을 배움의 즐거움으로 보낸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개척해가는 탐구의 열정입니다.

몸과 마음이 움직이고 활동하며 사유할수록
우리의 영혼은 그 열기로 더욱 풍성해집니다.

더욱이 배움을 통해 느껴지는 인식적인 풍요를
글로 써보는 것은 더욱더 줄거움을 줍니다.

저 또한 그런 노력으로 삶을 보내고있기에 공감하는 마음이 큽니다.
"인문학으로 세상보기" 라는 다음 카페에 오셔서 제 글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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