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의 언어, 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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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의 언어, 사랑의 언어
  • 최원영
  • 승인 2018.09.16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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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려면

 




 

풍경 #93.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려면

 

집안에서나 사회에서나 소통이 부족한 탓으로 불협화음이나 상황이 왜곡되어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오래 전에 ‘대화가 필요해’라는 개그콘서트의 코너가 있었습니다. 동민이네 가족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참 재미도 있었고 생각도 깊게 해볼 장면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릴게요.

 

  이야기 하나.

  식탁에 앉은 동민이 아빠와 엄마가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묻습니다.

  “동민이는 해뜨기 전에 기 나가 저녁 먹을 때나 돼야 기 들어오고, 대체 뭐하고 다니노?”

  “지도 모르겠심더.”

  이때 동민이가 들어와 식탁에 앉습니다. 아빠가 묻습니다.

  “니, 오늘 하루 종일 밖에 나가 뭐 했노?”

  “학교 갔다 왔심더.”

  “니, 아직 졸업 안 했나?”

  “지, 올해 입학했심더.”

 

  참 재밌습니다. 부자간에 평소 얼마나 소통이 없었으면 언제 졸업했는지 언제 입학했는지를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야기 둘.
 

  동민이 엄마와 아빠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동민이 아부지요, 어무이, 제주도 여행 보내드립시더. 지가 반찬값 아끼가 모았심더.”

  동민이 아빠는 밥그릇만 쳐다보며 말합니다.

  “어무이, 제주도 사신다.”

 

  시어머니가 제주도에 살고 계신데도 제주도에 여행을 보내드리자고 하니 얼마나 대화가 없었는지 가늠이 됩니다. 개그맨들이 재밌게 구성한 가상의 이야기이겠지만 어쩌면 우리들 삶의 자화상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서로에 대한 격려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격려한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것입니다. 이때 언어가 촉매제가 되어줍니다. 격려의 언어는 상대에게 용기를 주고 기운을 북돋워줍니다.

  아이젠하워 장군이 독일 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잠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혼자 라인강변을 거닐다가 불안에 떨고 있는 미군병사를 만났습니다. 장군이 물었습니다.

  “오늘 기분이 어떤가?”

  의기소침한 병사는 “초조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장군은 병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곧 있을 전투 때문에 나도 초조하다네. 자네와 내가 이 길을 함께 걷는다면 서로에게 좋을 듯하네.”  


  병사에게 장군은 하늘의 별처럼 아득히 먼 사람일 겁니다. 그런데 그런 장군이 자신과 강변을 거닐자고 하는군요. 병사는 이내 용기를 냈을 겁니다. 그리고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을 겁니다.

 

 

  《시크릿, 하루 한 마디》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왕비의 말이 나옵니다.

  독일이 런던을 공습했습니다. 총리인 처칠은 왕실의 안전을 위해 피신을 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왕인 엘리자베스2세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왕비는 그 제안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내가 함께 가지 않으면 가지 않을 것이고, 나는 폐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폐하는 국민을 두고 혼자 피신하진 않을 겁니다.”

  결국 독일 군의 폭격으로 버킹검궁의 벽이 무너지자 영국인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왕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일 군 덕분에 왕실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던 벽이 사라졌군요. 이제 여러분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 연설을 들은 영국 국민들은 큰 위안을 받았을 겁니다. 의젓하고 당당한 왕비이니 말입니다. 궁전 벽이 무너지는 위기 앞에서도 의연하게 그 위기를 오히려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바꾸어내는 왕비의 희망의 언어는 국민과 왕실 사이의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우리 사회나 우리 가정도 서로에 대해 격려의 언어, 사랑의 언어가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힘든 현실도 웃으며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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