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면 답이 있다
상태바
귀를 열면 답이 있다
  • 최원영
  • 승인 2018.11.1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6) 진실한 태도로 들어주기

 


풍경 #97. 귀를 열면 답이 있다

 

  곳곳에서 소통이 되지 않아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족 간에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그렇고,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도, 그리고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꾸중을 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니?”

  그렇습니다. 말씀을 하신 것은 맞지만 그 말이 제 가슴 속 깊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들의 ‘말’과 ‘말투’ 그리고 ‘행동’이 의사소통에 영향을 끼치는 비율은 ‘행동’이 55%, ‘말투’가 38%, 그리고 ‘말’은 고작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연구결과에 비추어보면, 제 어머니가 하신 말씀 중에 제 가슴에 전달된 것은 겨우 7%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소통이 제대로 되려면 말을 할 때 말투도 그 말과 감정적으로 일치해야 하고 표정이나 손짓 또는 추임새 역시도 말의 정서와 일치되어야 합니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에서 “나, 화나지 않았어.”라고 말해보았자 듣는 사람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습니다. 말과 말투, 그리고 행동이 일치되지 않아서입니다.

 

  소통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입니다. 누군가가 진실한 태도로 들어주면 말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해지고 경계심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솔직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겁니다.

  《리더의 칼》이라는 책에 어느 완구회사의 사례에서도 듣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가 상반기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매출이 많이 줄었고 그래서 재고가 쌓여만 갔습니다. 회사는 전문가를 초빙해 경영상 문제점과 매출신장 방안을 모색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영과 생산, 회계 등 각 분야에서 좋은 묘안을 내라고 하자, 각 부서는 그 분야 전문가들을 불러 묘책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영업부에서만큼은 아주 특별한 사람을 초빙했습니다. 꼬마들이었습니다. 그러자 상사가 장난하는 거냐며 질책했습니다. 하지만 영업부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영업부에서는 제품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기획실에서 그 아이디어를 검토해본 결과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새 제품은 폭발적으로 팔려나갔습니다.

  다른 부서 사람들이 비결을 묻자, 영업부 책임자가 말했습니다.

  “제품개발이나 설계에 대해 아이들은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야말로 완구 분야에서만큼은 최고의 권위자가 아닐까요?”

  그는 경리과에서 돈을 세고 있는 직원들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지요?”

  “그야, 돈을 세고 장부를 정리하고 있지요.”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런 모습을 보면 돈을 세고 장부를 정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모습을 보면 돈을 가지고 놀고 있다고 말합니다. 돈 세는 게임을 한다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질문을 한 사람이 아무 말을 하지 못하자, 그가 다시 입을 뗍니다.

  “이처럼 독창적인 견해는 이미 자기 분야에 길들여진 전문가들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이번 제품의 성공은 저희들이 아이들의 창조적인 견해를 듣고 따랐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귀를 열면 답이 있습니다. 갈등이 심화된 곳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양측이 자신들이 해야 할 말만 하지, 상대측의 말에는 귀를 닫아버립니다. 그러니 갈등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고 아파하는지에 대해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