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지혜로운 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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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지혜로운 말 한 마디
  • 최원영
  • 승인 2018.11.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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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말 한마디의 기적

 


풍경 #98. 말 한 마디가 만든 기적

 

  뉴욕 빈민가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어느 고등학교는 사고뭉치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소문이 나 있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학생들이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걸핏하면 경찰서에 붙들려가곤 했었으니까요. 마약복용이나 마약전달, 또는 패싸움 등으로 인해 학교 분위기는 그야말로 참혹했습니다.
 

  어느 날 폴이라는 선생님이 부임했습니다. 열심히 가르치려고 했지만 학생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아이들이 학업에 충실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선생님은 한 가지 꾀를 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대학시절에 손금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하면서 학생들의 손금을 봐주겠다고 하자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습니다.

  “손금을 보아하니 너는 커서 커다란 회사를 운영하겠구나.”

  “너는 대단한 예술가가 될 거야.”

  학생의 특성에 따라 선생님은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이제 한 학생만 남았습니다. 로저 롤스라는 이름을 가진 그 학생은 학교에서도 가장 말썽을 많이 피우던 학생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그의 손바닥을 찬찬히 살핀 후 말했습니다.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너는 훗날 위대한 주지사가 될 운명이구나.”

  로저 롤스는 의아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매일 싸움만 하고 툭하면 경찰관들에게 잡혀가곤 하는 자신이 주지사가 된다니 말입니다. 더구나 자신은 백인이 아니라 흑인인데, 자신이 백인들만 가능한 주지사가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날부터 그는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자신이 실제로 주지사가 되어 있을 때를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군중들의 박수소리에 둘러싸여 환호를 받는 모습,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자신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런 자리에 오르려면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의 학교생활이 드디어 바뀌었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했고, 선생님들에게 학과 공부에 대한 질문이 날이 갈수록 많아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싸움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53대 뉴욕주지사로 당당히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역사에서 최초의 흑인주지사라는 명예까지 얻었습니다.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싸움판에만 관심을 가진 한 소년의 미래를 완전히 바꾸어놓고 말았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떠오릅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끝난 뒤 오후 수업을 하러 선생님이 들어와 보니 교실 벽이 낙서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이렇게 꾸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 낙서를 했어? 낙서한 사람, 손들어!”

  그러나 손을 드는 학생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이렇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얘들아, 저 벽에 그려진 낙서를 보아라. 우리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교실에 낙서를 하는 것이 좋은 일일까?”

  이 질문에 아이들은 모두 “아니요!”라고 외쳤을 겁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모두가 사용하는 교실에 낙서를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구나. 얘들아, 다시 저 벽의 낙서를 보거라.”

  아이들 모두가 낙서를 본 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낙서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저 낙서는 보통 낙서가 아니야. 너무도 잘 그리지 않았니? 누가 저렇게 잘 그렸는지 나도 궁금하구나. 누구니?”

  이때 한 아이가 머리를 숙이고 천천히 손을 듭니다.

  선생님의 목적은 두 가지였을 겁니다. 하나는 모두가 사용하는 교실에 낙서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지혜로운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로 선생님의 교육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너무 거친 세상에 우리 모두 노출되어 있습니다. 비난하는 말, 비판하는 말, 상대를 죄인으로 단정하는 말……. 이런 말들은 듣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결국 건강한 소통에 장애가 되곤 합니다. 폴 선생님과 초등학교 선생님의 지혜로운 말씀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바꾸어놓았듯이 우리의 언어도 가능하면 희망의 언어, 격려의 언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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