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부모들 "어린이집에 CCTV 설치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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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학부모들 "어린이집에 CCTV 설치해 달라"
  • 김주희
  • 승인 2010.12.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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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민원 제기에 인천시는 "강제로 하긴 곤란하다"

취재:김주희 기자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원생을 학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인천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이달 중순께 지상파의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집 원생 학대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된 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CCTV 설치 의무화' 청원 서명 운동이 벌어져 다음 아고라 청원란에 30일 오전 11시 현재 1만3천223명의 네티즌이 서명과 함께 의견을 남겼다.

첫째(4.여)와 둘째(2) 아이를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이모(33.연수구)씨는 "아이들을 남의 손에 맡기는 게 늘 불안했지만 학대 동영상을 본 뒤부터는 걱정이 더 많아졌다"면서 "어린이집에 몰래 CCTV라도 설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어린이집을 다녀온 아이들에게 "오늘은 뭘 했는지, 선생님한테 혼이 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아이(3)를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김모(33.남동구)씨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됐지만 걱정이 앞선다"라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씨는 "인천에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이 몇 군데 있다고 듣긴 했지만 비용이 부담돼 그런 곳엔 보내지 못한다"면서 "인천 전역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서 애들이 지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 훨씬 안심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에서는 관계법상 CCTV 설치 조건이 '범죄예방 및 교통단속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한정돼 있어 CCTV 설치를 강제로 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언론에 비친 극소수 사례로 어린이집 범죄를 일반화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면서  "CCTV 설치를 강요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인천시 어린이집연합회장 왕미화씨는 "극소수 사례 때문에 어린이집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퍼지면서 지역 내 1만여 명의 보육교사들도 상처를 받고 있다"라며 "부모들도 보육 종사자의 인권을 고려하면서 교사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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