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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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의 맛!
  • 김형만 객원기자
  • 승인 2011.01.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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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바다가 아니라 인천의 바다입니다"

겨울 여행의 즐거움은 흰 눈으로 덮인 산과 들, 바다에 펼쳐진 설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그 때문일까, 신의 손으로 빚어낸 설경이 펼쳐진 곳이라면 동장군의 심술이 제아무리 거세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로 겨울산행을 추천한다. 그러나 겨울 산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들로 가득한 겨울바다 역시 볼거리가 많다. 물론 바다의 특성상 소복이 쌓여 있는 눈은 기대할 수 없지만, 오직 바다만이 보여주는 독특한 겨울풍경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만 하다. 혹자는 "겨울바다에 뭐 볼 것이 있다고~"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건 바다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도)리,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을 소개한다.



바다는 추워야 제멋을 볼 수 있다.

옷 속을 파고드는 찬바람과 모래바람만이 날리는 휑한 바닷가를 걸으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걷는다 하더라도 이내 온기를 찾아 자리를 떠날 터이다. 그러나 '바다는 추워야 제멋을 볼 수 있다'란 말처럼 10여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 덕택에 요즘 겨울바다는 멋진 풍경들로 가득하다.



가장 눈여겨 볼 풍경은 북극을 연상케 하는 얼음덩어리들이다. '성엣장(물 위에 떠내려가는 얼음덩어리)'이라 불리는 얼음덩어리들은 연일 영하권을 맴도는 기온이 만들어낸 결정체다. 추운 겨울에 나타나는 성엣장은 어촌 주민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뱃길을 막고 굴 채취와 그물을 이용한 고기잡이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겨울바다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즐거움과 소중한 추억을 안겨준다.




성엣장이 가득한 해변을 따라 걷는 동안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섬마을 어르신들이 자주 하시는 말이 있다.

"지금 추위는 아무것도 아냐~" 

올해처럼 아주 추워야 성엣장을 볼 수 있지만, 어린 시절에는 겨울철만 되면 키보다 높고, 넓은 성엣장들이 바닷가를 꽉 메웠고, 들물(밀물)이 시작되어 성엣장이 물에 뜨기 시작하면 집에서 긴 장대를 가지고 나와 성엣장을 타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이젠 그 길을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
 
"아빠 어릴 적에 저 어름덩어리를 타고 놀았어." "에이~어떻게 얼음을 타고 놀아? 그러다 물에 빠지면 어떡하라고~"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흔들지만, 이내 성엣장 위에서 장난을 치며 재미 있게 놀고 있다.





겨울바다에서는 성엣장을 보는 게 다가 아니다. 자연의 빛이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저녁 일몰이 시작되는 시간 때에는 선재도 어느 해변에서든지 황금빛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갯벌과 바다에 물든 황금빛 노을의 아름다움 앞에 사람들은 무아지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겨울철 일몰은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특히 바닷가에서 보는 노을은 그 빛이 더욱 선명해 자연의 빛을 여과 없이 바라다 볼 수 있다. 그 빛은 세상의 그 어떤 빛보다 아름답고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동장군의 심술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요즘, 자칫 움츠러들기 좋은 시기이다. 인천이 서해라는 광활한 바다를 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낭만과 추억이 있는 겨울바다가 지척에 있다는 건 인천사람들에게는 행운이다. 또 예전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옹진군의 섬들 역시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육교가 놓여 있어 마음만 먹으면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대면할 수 있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대자연이 연출한 바닷가 풍경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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