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찾아 고국에 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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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찾아 고국에 돌아가고 싶어요"
  • 이병기
  • 승인 2011.02.0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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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맞는 이주노동자 … 그들에게 듣는 '한국의 설'


취재: 이병기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다. 온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한국 속에 살고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이주노동자들. 고향의 가족들을 위해 타국에 나와 온갖 멸시 속에 묵묵히 인내하는 이주노동자 가장들에게 설날은 '사람이 더욱 그리운' 날이다. 오는 13일 '영화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이주노동자 미디어교육 상영회' <발언하다>에서 직접 제작한 영화를 출품할 '예비 영화감독' 이주노동자들을 지난 30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민주노동자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의 설날'을 들어보자.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해 가급적 말투를 직접 인용했습니다. 다소 읽기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를 바랍니다.)

참석자:
립본(Ripon, 방글라데시), 악딸(Acter, 방글라데시), 사노알(Sanowar, 방글라데시), 임런(Imron, 인도네시아), 세꿀(Shekul, 방글라데시), 김랑희 민주노동자연대 활동가


세꿀씨세꿀(28, 방글라데시)
안녕하세요. 저는 세꿀입니다. 한국에 온 지 2년 반 됐습니다. 앞으로 2년 반 남았습니다. 인천에서 한 프레스 회사에 다녀요. 지금 에디팅(영상편집) 배우고 있어요. 이거 배우고 나서 우리나라 가서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에디팅 더 배우고 싶어요. 

김랑희 민주노동자연대 활동가
세꿀은 미디어 관련 기자 등 저널리스트에 꿈을 갖고 있어요.

세꿀
28살이고 방글라데시가 고향이에요. 고향에 가족이 아버지랑 어머니, 남동생 1명과 여동생 2명 있어요.

임런(34, 인도네시아, 2010년 인권영화제 참여)
저는 작년 인권영화제에 참여했어요. 한국에 온 지는 3년3개월 됐어요. 제조업 회사 다녀요. 고향에는 와이프랑 애기 2명 있어요. 첫째 딸 7살, 둘째 4살 아들. 한국 와서 2008년에 고향 한 번 다녀왔어요. 가족들 많이 보고 싶어요.

사노알(35, 방글라데시)
안녕하세요. 방글라데시 사노알입니다. 나이는 서른 다섯이예요. 가족은 나까지 6명 있어요. 고향에는 5명 있구요. 아들 한 명하고 아내 있어요. 부모님은 없고, 형 하나 동생 두 명 있어요. 애기는 열살이고 아들이에요.

한국 온 지는 5년 됐어요. 아들이 제일 보고 싶어요. 부인보다 아들이 더 보고 싶어요. 전화는 자주 해요.

악딸(33, 방글라데시)
안녕하세요. 저는 악딸입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왔구요, 한국에 온 지 오래 됐어요. 저는 나이 올해 33살입니다. 가족들은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 다 있어요. 우리는 6남매예요. 그 중 저는 두 번째예요. 결혼은 아직 안 했구요. 저만 혼자 나와 있고, 다른 형제들은 고향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가족들 많이 보고 싶어도, 못 봐요. 왜 못 보는지 알고 있어요. 갔다간 다시 못 나와요. 

립본씨립본(35, 방글라데시)
안녕하세요. 립본입니다. 나이는 35살. 가족 4남매 중 첫째고, 혼자 벌고 있어요. 가족들 행복하게 해주려고 한국에 왔어요. 동생들 학교 보내고 있어요.

기자
간단한 영화 소개 부탁드립니다.

립본
한국에서 일하는 게 얼만큼 불편한 거 있어요, 한국사람과 같이 일할 때 외국사람 얼만큼 힘들어요. 이런 힘든 것들 코미디로 만들었어요.

김랑희
(부연설명한다)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모큐멘터리(mockumentary) 같은, 재현 드라마처럼 하는 거죠. 연기로 표현하는 거예요. 완전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배우들이 재현하는 거예요. 영화 자체가 코믹스러운 분위기예요.

립본
힘든 장면은 안 보여줬어요. '이 사람과 같이 일해서 얼만큼 힘들어요'까지는 안 보여줬어요. 편안하게 만들었어요.

김랑희
다큐멘터리를 만들 땐 있는 그대로, 감독의 관점이 들어가잖아요. 어떤 부분을 부각하기도 하구요. 립본씨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다루고, 무거움을 표현하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자기가 힘든 건 있지만, 코믹스럽게 사람들이 웃으며 볼 수 있도록 했죠. 

'그 사람이 너무 나쁜 사람이고, 그 사람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던 거예요. 자기가 있었던 일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준다기보다,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속에서 나타내고 싶다는 의도였습니다.

기자
촬영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립본
제일 많이 도와줬어요. (김랑희) 선생님들이 도와줬어요. 다 도와줬어요. 회사에서 촬영하는 게 힘들었어요. 시간 맞추는 거. 일요일날 가서 찍어야 하는 거.

아무리 누가 나를 힘들게, 나쁘게 해도 그렇게 만들지 않아요. 이 사람한테 나쁘게 안 해요. 그러면 나도 똑같은 사람 돼요. 그런 게 아니고 코미디로 보여줬어요. 원래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액터(배우) 하고 싶었어요. 고향에 있을 때부터요. 하지만 돈도 있어야 해, 시간도 있어야 해. 내가 액터학원 다니면 돈 못 벌어요. 

몇 개월 전에 악딸이 에디팅 배우고 있었어요. "너 배우고 싶어?", "알았어. 나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거야.", "나 원래부터 생각 있었는데 내가 한 번 만들어볼 거야." 해서 시작했어요. 재밌어요. 지금 만드는 것 다음에도 계속 만들 거예요. 조금씩 조금씩.

'외국사람들 어떻게 살아요. 얼만큼 힘들어요. 한국사람들은 우리를 이렇게 생각해요.' 이런 것들 보여줄 거예요.

악딸씨악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와서 자기 생활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문화 달라요. '우리와 다른 한국 문화에 대해 이렇게 맞서서 살고 있어요. 문화 다르기 때문에 외국 가면 불편해요. 불편하기 때문에 사람들 이렇게 살고 있어요. 문화가 다르니까, 한국 문화에 맞서 살아야 하니까.'를 영화로 만들고 있어요.

우리는 종교 때문에 조금 문제 있어요. 방글라데시 이슬람이예요. 우리 하루에 5번 기도해야 해요. 새벽부터 시작해요. 새벽에는 집에서 할 수 있어요. 그 다음에 점심과 저녁 시간 있어서 할 수 있는데, 2번은 일하는 시간이예요. 물건 나갈 때, 바쁜 시간에는 기도 못해요. 자기 마음대로 기도 못해요.

그래서 집에 와서 기도 해야 해요. 그래서 하루에 세 번은 할 수 있지만 일하는 시간에는 하지 못해요. 나머지는 집에서 해요. 어쩔 수 없으니까, 꼭 해야 하니까. 집에 와서 마무리해요. 음식도 좀 불편하고.

음식, 우린 돼지고기 안 먹기 때문에 불편해요. 회사에서 음식 주는데 내가 도시락 싸와요. 사장님이 "도시락 싸오면 식비 줄게요" 했어요. 회사 밥 안 먹고, 도시락 싸오면 식비 줘요. 매일 도시락 싸서 먹어요.

한국 음식 먹으면 가끔 돼지고기와 개고기 나와요. 나는 안 먹으니까. 개고기, 돼지고기 이슬람 사람들 안 먹어요.

립본
우리 안 먹는 거 많아요. 우리 종교 때문에 문제 많아요.

악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슬람 다 그래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다 그래요.

기자
사노알씨는 어떤 영화를 만드세요?

사노알
다큐멘터리. '혼자 지내는 것'에 대해서 해요. 집에서 혼자, 회사 혼자, 밥 먹는 것도 혼자.

(사노알씨는 한국어가 서툴러 악딸씨가 중간중간 통역했다)

악딸
(사노알은)혼자 일해요. 사장님이랑 둘이.

사노알
물건 찍을 때 사장이 조금 도와줘요.

악딸
"며칠에 물건 나가야 해"라고 사장이 사노알에게 말해줘요. 물건 나갈 때 사장님 와요, 물건 받을 때 사장님 와요.

사노알씨사노알
여기서 일한 지는 3년 넘었어요. 혼자서 다 할 수 있어요.

기자
혼자서 일하려면 대화상대도 없고 외로울 것 같아요.

악딸
혼자서 다 해야 하니까요.

기자
뭐가 제일 힘들었어요?

악딸
앞에 누구라도 있으면 얘기라도 하는데 혼자라서 못 해요.

기자
혼자 일하면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악딸
좋은 점은 자기 마음대로 일할 수 있는 거예요. 누가 빨리 하라는 사람 없어요. 자기 맘대로. 몸이 아파서 한 시간 일찍 갔어요. 다음 날 두시간 더해요.

사노알
사장님이 맞춘 날짜에만 물건 만들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요.

악딸
사장님이 (사노알을)믿으니까, 외국인에게 돈도 주고 일도 맡기고 다 해요.

기자
혼자서 일하면 영화 촬영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편했을 것 같은데?

악딸
찍을 때 시간이 문제예요. 내가 시간 맞아도 사노알 시간 안 맞으면 못해요. 토요일에 내가 일찍 끝나도 (찍어주는)친구들 역시 일찍 끝나야 해요. 시간이 제일 문제예요.

립본
친구랑 약속을 했어요. 시간 안 맞으면 못 해요.

기자
임런씨는 어떤 영화 만들었어요?

임런
영화 제목이 '내 인생 한국에서'예요. 작년에 상영했어요. 만들 때 좀 힘들어요. 시간이요. 우리 회사가 많이 바빴어요. 촬영 시간이 조금 있어요.

립본
늦게까지 일하면 시간 없잖아요.

임런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진짜 아니에요. 안 다큐멘터리죠.

악딸
진짜하고 가짜하고 섞어서 한 거예요. 섞어서 만든 거예요.

임런씨임런
영화 내용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두 사람 있어요. 행복한 사람하고, 불행한 사람하고. 배우는 두 사람이예요. 불행한 사람 한 사람, 행복한 사람 한 사람.

불행한 사람 일은 나무, 목재공장 다녀요. 거기서 일 많이 힘들고 기숙사도 안 좋고, 먼지 많고 더러워요. 행복한 사람은 제조공장에서 일해요. 불행한 사람은 비자 없고, 행복한 사람은 비자 있고 월급 잘 나왔고, 다른 곳도 갈 수 있어요. 두 사람 사례 엇갈리면서 했어요.

기자
임런씨는 둘 중에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임런
저요? (웃으며)아마 반반이예요.

악딸
행복할 때도 있어요. 안 행복할 때도 있어요.

임런
우리 영화 제일 힘든 거, 어려웠던 건 불행한 사람 찍을 때예요. 불행한 사람이 촬영할 때 계속 웃어요. 그런데 시나리오에서는 불행한 사람 웃으면 안 돼요. 그래서 편집 많이 했어요. 그런 거는 많이 어려워요.

세꿀
제목은 '한국 꿈', 코리안 드림이예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꿈 하나 있어요. 사람들 마음 속에 꿈 하나 있어요. 비행기 조종사 할까요, 의사 할까요. 그런 꿈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마케팅 공부했어요. 그런데 형님이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내가 공부를 더 못 했어요. 가족이 돈이 필요해요. 내가 공부 안 끝났지만, 가족이 돈 필요했어요.

'한국에 와서 가족에 돈 보내주며 살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꿈 있어요, 한국 왔어요, 한국에서 뭐 하고 있어요.' 이렇게 다큐멘터리 만들고 싶어요. '이렇기 때문에 외국인들 일하고 있어요'라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대학교 다니다가 졸업 시험 6개월 앞두고 한국 왔어요. 마케팅 전공했는데 졸업시험 6개월 앞두고 왔어요. 돈 필요해요. 공부 그만두고 한국 들어왔어요.

기자
아쉽겠어요.

세꿀
네. 네. 아쉬워요.

악딸
우리 다큐멘터리 만들면서 다른 사람 인터뷰 많이 했어요.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 사람들 어떤 마음으로 일해요? 한국 어떻게 생각해요? 한국에서 일하다가 나라에 돈 부쳐요? 지금 얼마 동안 (고향에)못 가고 있어요? 얼마 동안 더 일하고 싶어요?' 그런 거 인터뷰 했어요.

'방글라데시에서 어떤 생각하고 왔는데, 한국와서는 이래요? 돈 얼마 벌었어요? 다시 가서 뭐 할 거예요? 한국사람들이 (우리에게)어떻게 해 주면 좋아요? 우리 외국 불법 사람들, 마음 어떻게 살고 있어요? 나라에서 불법 사람들 어떻게 해주면 행복해요?' 이런 거 했어요. 많이 했어요.

기자
방글라데시도 설날이 있나요?

악딸
있는데 한국이랑 시간 달라요. 우리는 1년에 두 번 명절 있어요. 

립본
한 번은 라마단.

악딸
라마단 끝나면 4일~5일 쉬어요.

세꿀
우리도 설날 있어요. 4월 13일~15일 중 하루.

기자
한국에서는 설날에 가족, 친지가 모여 음식을 나눠먹잖아요. 방글라데시는 어때요?

립본
우리도 가족이랑 같이 만나요. 그런 날은 일 안해요. 사람들 놀아요. 은행도 일 안해요. 가족들끼리 만나요.

기자
설날에 가족끼리 모이는 것을 보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 생각도 날 것 같아요. 
 
악딸
많이 보고싶어요.

립본
진짜 보고 싶어요. 눈물도 나와요.

악딸
우리도 가족, 엄마한테 인사 하고 싶어요. 우리도 한국사람처럼 고향 가서 인사 하고 싶어요.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못 해서 너무 마음 아파요. 그래서 엄마 연락해요. 볼 수 없으니까.

임런
저는 설날에 친구들 만나요.

악딸
친구들 연락하고, 맛있는 거 만들어서 식사도 하고, 재미 있게 고향 얘기도 하면서 시간 보내요.

임런
명절에 친구들이랑 경복궁 갈 거예요. 3일에 경복궁에서 볼 게 많아요. 그래서 구경 갈 거예요. 가족들도 많이 보고 싶어요. 전화해요.

기자
가족들 전화하면 무슨 얘기해요?

립본
"많이 먹어요. 일 조심해요." 그래요.

악딸
"우리 잘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바람 안 피워요." 해요. (웃음)

세꿀
"잘 먹고 있어요."

악딸
가족들이 "한국에서 다 쓰고 남은 돈 우리 보내줘. 생활하면서 쓰고 남은 거 보내요." 해요. 우리 한 달에 100만원 벌잖아요. "거기서 먹고 살고, 남은 거 있으면 우리 보내줘" 그래요. "너 먹고 살아. 남은 돈 다 보내지마." 해요.

세꿀
"건강관리 잘하고. 돈 없으면 안 줘도 돼요" 그래요.

악딸
한국 명절은 방글라데시 가족들이 몰라요. 시간이 달라요. 그런데 방글라데시 명절때는 부모님이랑 애들이 많이 보고싶어 해요. 그때는 부모님, 애들도 (우리)보고 싶어서 눈물도 나고 해요. 지금 명절때 애들 같이 보내고 싶은데, 못 하니 나도 마음 너무 아파요.

한국 명절 보다는. 우리나라 명절때 더 생각나요. 우리 명절때 가족들 같이 모여서 놀아요. 그래서 느낌 달라요.

기자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번다든가, (세꿀을 보며)여자친구를 만든다든가.

세꿀
한국에서 여자친구 만들면, 한국 여자는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해요. 우리나라 여자는 일 많이 안 해요. 우리나라 행복한 나라, 넘버 원. 남자들 일 많이 해요. 여자는 조금 일해요. 집 봐요. (그래서 만나기 어렵다는.)

한국에 온 지 2년 반 됐어요. 앞으로 2년 반 있어요. 남은 기간 일하고, 우리나라 가고 싶어요. 가서 (뭘 할지)지금 생각하고 있어요. 고향에 기자 친구들 있어요. 또 방송국에도 사람들 있어요. 상사(회사)에 간 친구들도 있어요. 그래서 간 다음에 생각한 거 하면서 살고 싶어요.

2년 반 후 가서 일할 거예요. 가서 사업 하려면 돈 이만큼 필요해요. 이만큼 벌면 할 거예요. 저금 하고 있어요. 할 수 있어요.

임란
영화 '방가방가' 진짜 좋은 영화예요. 그런 영화 만들면 좋겠어요. 또 한국사람들이 같이 일하는 외국사람들을 가족처럼, 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기자
한국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어요?

임란
가끔씩 그래요. 일할 때 한국사람들이 집에서 문제 있어서 기분 나쁘면, 그냥 외국사람한테 화를 내요. 그런 거 가끔씩 있어요. 자주 아닌데, 욕 말하고. 가끔씩 나와요. 개XX, 씨XXX(욕 발음은 다른 어떤 단어보다도 정확했다) 그런 거 없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희망이예요.

악딸
한국사람한테는 말 안하고 외국사람에게만 화내요. 사장한테 문제 생겼어요. 가족이 싸웠어요. 외국사람한테 가서 화를 내요. 한국사람에게는 안 하고 외국사람한테 "너 뭐하는 거야, 이새끼야. 이리 와봐. 일도 안 하고." 그렇게 많이 해요. 그런 거 많이 있어요.

립본
제일 많아요.

기자
모두 느껴봤나봐요?

(모두 공감한다)

립본
그런데 나중에 미안하다고도 해요. "내가 다른 일때문에 열 받았다" 와서 사과해요.

악딸
다 이해해요. 사장님 화가 났어요. 나도 알고 있어요.

기자
이해는 가도 괜히 욕 먹으면 기분 나쁠 텐데. 한국사람들은 외국인들에게 욕하고 푸는데, 이주노동자들은 어떻게 풀어요?

악딸
그냥 참아요. 사장님 왜 화냈는지 이해해요. 가끔씩 보면 알겠어요. 이따가 다시 와서 "아까 세게 말했으니까 미안해" 해요.

립본
어떤 사람은 아무런 말 안 해요.

악딸
명절때나 가끔씩 이주노동자들 한두 번 어디 멀리 가서 놀아요. 동인천 천주교 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서 1년에 두 번씩 어디 놀러 가요. 200~300명. 우리 많이 도와줘요. 이주노동자끼리는 같이 놀러가는 게 많이 없어요. 그래서 여기서 놀러가는 거 좋아요. 재미 있게 해줘요. 외국사람들에게 잘 해줘요.

사노알
고향에 가면 비즈니스(사업) 할 거예요. 돈 다 보내요. 고향에서 저금해요.

악딸
(사노알은)고향에서 돈 모았어요. 땅도 샀어요. 빌라 만드는 거 시작할 거예요.

기자
사노알씨는 고향에 가면 부자네요?

악딸
(사노알은)한국 오기 전에 싱가폴에서도 5년 동안 일했어요.

기자
사노알씨는 애기들 선물도 보내고 해요?

악딸
(사노알)애들 엄마가 편지 썼어요. 스쿨백(책가방) 하나 사달라고. 카메라도 보냈어요. 노트북, 향수도 보냈어요. 아빠가 마음에 드는 거 다 보내줘요.(웃음) (사노알은 체류기간이 거의 다 돼서)이제 갈 때 됐어요.

나는 한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거(영상편집) 기술 많이 배우고 싶어요. 디렉팅 많이 배울 수 있어요. (고향에 있는)가족들 중에 한 명 (외국)나가면 내가 좀 편해요. 왜냐면 가족 중에서 돈 버는 사람 내가 혼자예요. 혼자밖에 없어요. 동생들 중 한 명이 한국이나 어디 가면 내가 좀 편해요.

동생들 일하면 내가 편해요. 또 빨리 (고향에)돌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동생들 일 안하고 내가 들어가면 돈 버는 방법 없어요. 우리나라 인구 많아서 직장 많이 없어요. 사람보다 조금이예요.

기자
동생들이 외국 나가서 일하면 힘들지 않을까요?

악딸
힘들어도 편해요.

한국 문화 많이 봤어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이주노동자센터도 가봤어요. 한국 문화 내가 잘 맞췄어요(적응했어요). 솔직히 얘기하면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한국에 살고 싶으면 결혼해야 하는데)결혼해도 문화 때문에 문제 생겨요. 우리는 이슬람, 한국은 기독교.

기자
한국에서 계속 머물 방법이 결혼밖에 없어요?

악딸
결혼밖에 다른 수 없어요.

립본
있어요. 대통령 허락 받으면 돼요. 대통령이 "있어라" 하면 돼요.

악딸
안 해줄 것 같아요.

립본
전에는 외국사람들 편하게 살았어요. 근데 지금은 너무 힘들어 해요.

악딸
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립본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체류기간때문에도 그렇고 고향 가족들 문제도 있어요. 머리 아파요. 알라신께서 도와주면 할 수 있어요. 내가 기도하고 있어요. '나 좀 도와주세요.' 알라신께 기도해요. '알라신이 언젠가 도와줄 거야.' 믿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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