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소장 중국 원대 철종은 '재활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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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소장 중국 원대 철종은 '재활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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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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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덩어리 검출 - "제작기법 관련 흥미로운 사례"

 
인천시립박물관의 중국 범종. 왼쪽부터 원대, 명대, 송대 철종

인천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철제 범종(梵鍾) 3점 중 원나라 성종 3년(1298)에 만든 철종이 기존 철제품을 다시 녹여 주조한 재활용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유산 보존전문 처리업체인 서진문화재연구원(원장 김선덕)은 최근 박물관 요청으로 부식이 심한 이들 철종(鐵鍾) 3점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원대 범종에서 철과 섞이지 못한 구리 덩어리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말했다.

보존처리 자문위원이기도 한 보존과학자 이오희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는 "종을 주조하는 과정에서 소량의 구리(Cu)가 섞여 들어갈 수는 있지만, 이처럼 구리 덩어리가 범종에서 확인된 것은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을 재활용해 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선덕 원장은 "구리와 철은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다"면서 "철광석에서 채취해 종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을 뒤섞어 주조하다가 구리 덩어리가 채 녹지 못하고 그대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원장은 이어 "중국 동종에 대한 이런 분석 결과가 중국에서도 있는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 제작 기법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대 철종(무게 1.846톤)은 이번에 함께 보존처리된 송나라 때 중국 철종 및 명나라 때(1638) 철종과 더불어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나란히 전시 중이며 모두 인천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들 철종은 강화도 전등사 종각에 걸린 소위 '전등사 범종'(보물 393호)과 함께 제국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 군수물자 조달 차원에서 중국 본토에서 공출해 인천 부평의 병기창에 옮겨 놓았다가 일본이 패망하자 극적으로 보존됐다.


원대 철종(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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