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헌공고, 교명 변경 '편법과 절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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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헌공고, 교명 변경 '편법과 절차' 논란
  • 이병기
  • 승인 2011.03.07 17:0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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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론조사와 의견수렴 문제 - 교육청은 '신청 하루 만에 인가'


지난 3월1일부로 재능유비쿼터스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뀐 옛 대헌공업고등학교

취재: 이병기 기자

인천대헌공업고등학교가 재능유비쿼터스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의견수렴 절차가 편법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인천시교육청이 교명 변경 행정예고 절차 바로 다음 날 학교에 인가를 통보한 점도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58년 동안 동구 송림동에서 2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헌공고는 3월1일부로 재능유비쿼터스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일반적인 교명 변경의 경우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회, 지역여론을 수렴해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교명 변경을 반대하는 동문 모임인 '대헌공업고등학교 교명변경 반대대책위원회'는 "동문회장이 동문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임의로 학교에 교명 변경을 찬성했다"면서 "또 시교육청은 여론수렴 절차 마감 하루 만에 교명 변경 승인 공문을 보냈는데, 이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헌공고는 지난 1월19일 인천시교육청에 교명 변경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지역여론을 수렴하라며 학교측에 행정예고를 지시했고, 학교측은 1월26일부터 2월14일 17시까지 대헌공고와 동구청 등 홈페이지에서 '대헌공업고등학교 교명변경(안) 예고'를 진행해 팩스로 의견을 받았다.

대헌공고가 교육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총 1428건의 의견서 중 찬성 895표, 반대 533표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17시 50분께 자료를 제출받은 시 교육청은 여론수렴 결과를 반영해 바로 다음 날인 15일 학교측에 교명 변경 승인을 통보했다.

반대대책위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반대 의견서만 686장이고, 취합은 하지 못했지만 개별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의견서가 150장 정도 된다"면서 "동문들만의 반대 의견서가 800장이 넘고, 일반 주민들 것도 있었을 텐데 숫자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의견서를 학교에서 팩스로 받았다는 것은 신뢰할 수 없다"면서 "공신력이 떨어지는 행위"라고 말했다.

반대대책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300표 이상의 반대 의견서가 누락된 것으로, 여론수렴 결과가 찬성보다 반대가 높게 나왔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학교측은 팩스가 올 때마다 접수대장을 작성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충환 대헌공고 교장은 "팩스 이외 것으로 의견서를 받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팩스로만 의견서를 받았다"면서 "팩스가 들어올 때마다 접수대장에 기록했으며, 마감 이후 한 부씩 복사한 의견서를 교육청에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14일 업무 마감시간에 학교측이 제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단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에 검증하고 15일 변경 인가 결정을 내린 시교육청의 행태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한 졸업생이 대헌공고 앞에서 교명 변경 반대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반대대책위는 "시교육청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고 바로 다음 날 교명 변경 공문을 학교에 보냈다"면서 "얼마 전 교육청에 항의서한을 접수했는데, 민원실 담당자도 절차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대답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미 교명 변경 결정은 내려져 있던 상황에서 형식적인 여론조사를 지시한 것"이라며 "가장 대표적인 기관에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교육청 담당자는 "이미 학교측에서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들의 심의를 거쳐 교명변경을 신청했으나 부족한 면이 있어 행정예고(지역 여론수렴)를 거쳐 보고하라고 학교에 통보했다"면서 "의견수렴 결과 찬성이 62.7%, 반대 37.3%가 나와 변경 승인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담당자는 "지역 여론수렴 결과는 기관 대 기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뢰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당연히 신뢰해야 한다)"면서 "3월2일에 새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제물포고등학교 이전 논란과는 달리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다르고, 부지를 이전하는 것과 단순히 교명을 변경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차가 빨리 진행된 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충환 대헌공고 교장은 "지역의 다른 사립학교의 경우 교명 변경시에 행정예고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정석항공과학고나 인천세무고 등이 그랬는데, 우리 학교만 행정예고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또 과연 총동문회장이 동문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으로 학교측에 교명 변경 찬성을 전달했느냐 하는 점도 논란을 빚고 있다.

대헌공고 총동창회 추모씨는 "작년 10월 동문 산악회 임시 산행 후 교명 변경에 대해 배경을 설명했고, 11월9일에도 학교 직원이 와서 동문들에게 설명회를 진행했다"면서 "일반 동문들에게 어떻게 모두 찬반 의견을 물어볼 수 있겠느냐, 최종적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해 학교에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문회에 관심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적극 참여하던가 했어야지, 동문회비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면서 "교명 변경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모교 발전을 위해 동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충환 교장도 "총동문회에서 여러 번에 걸쳐 동문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동창회를 주축으로 모든 동문들이 다 소중한 분이신데, 좋은 학교를 만들도록 가능한 한 서로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학교 내에서는 교명 변경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분위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헌공고 한 교사는 "학교가 재능재단으로 넘어간 지 10년이 넘었는데, 재능중이나 재능대와는 달리 아직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학교 입장에서는 이름이 통일돼야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문들은 학교 이름이 없어지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학교가 없어지거나 정통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흐름에 따라서 변하는 것 뿐"이라며 "중학교도 이름이 바꼈는데 우리만 '대헌'이라는 이름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두종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학교 이름을 바꾸려면 충분히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축복 속에서 진행된다면 우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반대 의견을 묻지도 않고 몇몇이서 일을 진행해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회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어떻하나 하는 심정에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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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2011-03-08 00:04:22
회장 자격도 없는 사람을 회장으로 추대했스니 이런 사태가나지.........추연옥.박희철 지구에서사라저주길...........

유진호 2011-03-07 23:46:46
추씨정신차려,교명변경을 반대하는 동문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언론에까지 하는데 당신회장마저........ 추현옥 각성하라

교명변경반대 2011-03-07 15:15:38
추연옥 회장님 2010년 10월 대헌산악회 임시산행에서는 교명변경문제가 아닌 산악회장 선임문제로 만난것이고 교명변경 토론은 없었고요. 학교측 설명회는 재단입장을 설명하다가
회의 참석 동문들이 별도로 회의를 하여 향후 충분한 여론 수렴을 하겠다고 해놓고 총회는 물론 임원회의도 없었으면서, 2011년 1월에 회의를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까? 기사를 잘
보세요. 재단은 2010년 12월에 동이를 받았다고 하네요..그럼 독단적으로 한 것이지요..

박추홍 2011-03-07 13:16:32
렇다면 지극히 소수동문들만 교명변경에 찬성하고 있고 동문회에 소극적이고 동문회비를 내지않는 많은 동문들이 지금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것을 당신이 지금 언론에서 까지 말 하고 있질안나요? 자신이 지금 무슨말을 하고있는지도 모르고 설치는것같아 측은한 생각이 드는군요/ 깊이 생각하시고 현명하게 처신하시길바랍니다.

박추홍 2011-03-07 13:03:26
충연옥씨/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교명변경을 반대하는 많은 동문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발언들 서슴엾이 언론에 까지 하는데 정말 자질 미달인것 같소. 당신말대로 동문회비 안내는사람들이 반대한다고 하는데 졸엽생 2안여명중에 몇명이나 동문회비를 내고있나? 100 여명은내고있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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