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강행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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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강행을 규탄한다"
  • 이병기
  • 승인 2011.03.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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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교육·노동·시민사회단체, 반대 기자회견 열어


취재: 이병기 기자

"일제고사는 학교별, 시·도별 '한 줄 세우기'입니다. 성적에 따라 학교를 서열화합니다. 평가 이후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1년 동안 힘들게 생활할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일제고사로 얻는 게 무엇입니까?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시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결과를 모으지 말아야 합니다." - 임병조 전교조 인천지부장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인천시교육청의 일제고사 강행을 비난하고 나섰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인천학부모모임과 지역 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인천지부 등 지역 교육·노동·시민단체는 전국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된 8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만 강요하는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했다.

정찬식 산곡초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인천 교육의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긍정적이지 않았다"면서 "정당에 후원한 교사들이 교단에서 쫓겨났고, 10대 선도학교라는 명칭으로 학교 서열화가 진행됐으며, 중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이 서약서를 작성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으면 못하는 아이도 있는 곳이 학교"라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학교를 줄 세우는 것이 아닌 합리적 시험방법을 시 교육청은 제시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일제고사는 학생들에게 한 날 한 시에 똑같은 시험문제로 강제 시험을 보게 하고, 그 결과로 줄을 세우는 전근대적이자 반교육적인 관료 행정의 산물"이라며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 지역별, 학교별로 차등적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학교장 등의 전급과 교사 성과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과정은 왜곡돼 학교 수업이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식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다. 한 중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일제고사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대체하겠다'며 학생들을 협박하는 일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가에서 생긴 일제고사 대비반이나 쏟아지는 일제고사 문제풀이집 역시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인천을 포함한 10개 지역 시·도교육청은 국어와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을 중심으로 하는 일제고사를 여전히 강행하고 있다"라며 "일제고사 폐지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일제고사의 부작용을 아랑곳하지 않는 후안무치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육으로 사회통합과 협력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국가 사회적인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교사의 수를 늘리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하며,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는 "현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극히 일부 교육관료들의 이해 때문에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또 다시 7월과 12월에 일제고사가 예정돼 있는데, 차후에도 시 교육청이 강행하려 한다면 많은 시민들의 반발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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