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동물원에서 '동물'을 도축장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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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물원에서 '동물'을 도축장에 매각?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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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단체 케어(Care) "인천대공원측이 미니피그 5마리 등 동물매각 수시 진행"
중성화 미실시로 인한 번식과 매각에 대해 "환경부의 제도개선 필요"
케어가 매각된 것으로 추정하는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 내 미니피그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이 원내 동물들을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권단체 케어(Care)는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의 ‘동물 매각’을 최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지난 2018년 대공원측이 150만 원에 사들인 미니피그 5마리가 올해 인근 도축장에 6,606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단체는 ‘동물들이 자꾸만 사라진다’는 수 건의 제보를 받고 조사한 결과 이같은 매각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제보를 받은 이후 대공원측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고, 공공매각입찰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온비드 등을 활용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공원측의 매각 현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단체에 따르면 매각된 동물은 미니피그만이 아니다. 2006년 꽃사슴과 오골계를 비롯해 2011년 염소·개·꽃사슴, 2016년 조랑말·긴꼬리당닭, 2019년 한우 등이 동물원측에서 매각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동물에 국한되지 않은 매각이 지속됐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단체 관계자는 “동물원의 감당 범위를 초과한 번식 때문에 동물 매각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성화로 번식만 막으면 되는데 왜 매각이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현 한국 동물원법 상 동물원 내 동물들의 중성화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법령이 2017년 제정돼 많은 부분에서 장기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그저 중성화가 '권유'되는 것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개채수를 초과한 동물들을 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동물원들과 상호 교환할 수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근본적 해결이 안된다면 결국에는 원래 있던 동물원에서든, 이전한 동물원에서든 매각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단체는 “다른 동물들은 어디에서 삶을 마감하는지도 알 수 없고, 갓 태어난 흑염소들의 운명도 가늠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체는 ▲동물원 설립 이후 축종별, 마리수별 매각 상황을 밝힐 것 ▲매입과 매각 행위 즉각 중단 ▲전시 동물의 중성화수술 진행 ▲전시동물 수명에 맞춘 동물원 폐쇄 로드맵 구축 등을 요구했다.

케어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적하고 아늑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지만 실상은 인간의 유희를 위해 이용당하다 팔려가는 비극이 자리한 곳”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민원과 제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측은 16일 "담당 인력이 출장 중"이라며 답변하지 못했다.

케어는 오는 19일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 담당자와의 미팅을 진행하고 전국국공립 동물원에 대한 환경부의 제도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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