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 발견된 송도 갯벌, 문화재 정밀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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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자 발견된 송도 갯벌, 문화재 정밀조사해야
  • 이병기
  • 승인 2011.04.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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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환경단체, 송도 11공구 매립공사 중지 촉구 기자회견

 


취재: 이병기 기자

지역 어민들과 환경단체가 조선시대 백자유물이 출토된 송도 11공구 갯벌의 매립 중단과 문화재 지표조사 재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잔어촌계와 오이도어촌계, 인천환경운동연합,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6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도 11공구 문화재 재조사'를 요구했다.

송도 11공구 갯벌에서는 지난 3월14일 조선시대 백자유물이 출토됐으며, 문화재청과 인하대 박물관, 어민들이 다시 현장조사를 나선 4일에도 백자 토기 8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최초 맨손어업을 하던 어민들이 발견한 문화재 '백자기 3점'과 '선박 파편', '유골'을 비롯해 추가로 발견된 8점의 백자로 미뤄볼 때 단순히 해류에 의해 떠밀려 온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숫자와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굴된 백자는 18세기 중엽과 19세기 초반 조선백자로 확인됐고, 어민들에 의하면 작년 12월과 올 2월에도 여러 차례 갯벌에서 목격됐다고 한다"면서 "백자와 선박파편, 유골 출토 등이 어떤 상호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철저한 심층조사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지역은 지난 2006년 초까지 문화재 지표조사가 이뤄진 곳이지만, 당시는 전혀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직접 다니면서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며 조사하지 못한 문화재 지표조사 한계를 지니고 유물이 갯벌 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순한 갯벌 표면조사를 넘어 전면적인 문화재 정밀지표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하며, 일부 지역은 발굴조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사무처장은 "인천 갯벌지역에서 다량의 문화재가 발견된 것도 처음이고, 인천의 역사와 송도지역 해양문화를 파악하는 데도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출토된 조선백자가 그 자체 문화재적 가치의 유무를 떠나 다양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표식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갯벌매립 추진 측에서는 출토된 문화재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유물 출토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5월부터 송도 11공구 갯벌 매립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 같은 경제청의 행태는 문화재 조사로 인한 공사유보와 중단에 대한 우려로 보인다"면서 "반역사적이고 반문화적이며, 반인천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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