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 "이제는 '단일민족 신화' 깨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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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 "이제는 '단일민족 신화' 깨야할 때"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1.10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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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다문화학생 7천900명, 전년 대비 15% 증가... 증가세 전국 최고
인천시교육청, '이주배경 아동 및 청소년의 교육권 보장 위한 인천형 교육정책 모색' 토론회 마련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 0.91명, 매년 급감하는 청소년 및 학령인구 수. 이와 대비되는 다문화가구, 다문화 학생 인구수 및 비중의 증대...

이주민 및 이주민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 한국 전체인구의 약 5%, 250만 명에 달하는 지금 바야흐로 한국은 ‘다민족, 다문화사회’를 향해 빠르게 뛰어가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적절한 제도와 사회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매년 10%이상씩 증가해 지금은 10만 명(전체 대비 2.2%)이 넘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노력은 그들에게도, 또 장차 다문화사회를 맞이할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도 ‘가장 시급한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해 인천시민들과 지역사회의 다문화 정책 관련 유관기관들이 지혜를 모은 자리가 마련됐다.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한 다문화교육 토론회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인천형 교육정책 모색’을 주제로 10일 오후 시교육청 대회의실서 열렸다. 

다문화학생들에게 맞춤교육을 제공하고 우리사회의 인재로 육성하고자, 그들의 교육 기회와 사회적응, 진로, 편견과 차별 문제 등에 대한 토론을 통해 인천만의 교육정책을 모색하고자 열린 토론회다.

이날 토론회서 발제를 맡은 조영철 인천담방초등학교 교사는 "전체 학생 수는 매년 줄지만, 다문화학생의 수가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다문화 학생은 초중고 합 13만 여 명에 이르며, 2018년 기준으로 2019년에는 약 12.3%가 증가했다. 이 중 인천시에 거주하는 다문화학생은 작년 기준 총 7,900여 명으로 2018년 대비 15% 라는 전국 최고의 증가폭을 보였다.

조 교사는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지역별, 학군별 편차가 1-90%까지 심하게 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한국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 다문화 학생들이 문화충돌, 교우관계의 어려움, 한국어능력 및 학업 이수 어려움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 교사는 “매년 5천명씩 유입되는 다문화학생들이 교실 밖(교육사각지대)으로 내몰리는 것은 한국 다문화교육의 한계점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문제의 원인이자 동시에 해결방안이 될 수 있는 키워드로 ‘상호문화 교육’을 제시했다. 상호문화 교육은 ‘주류문화로의 통합이 아닌 모든 문화가 동등한 지위를 부여받아 상호침투,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뜻한다.

교육 측면에서 말하자면 이는 한국어 교육, 한국 전통예절 교육 등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을 ‘한국 사회’로 통합시키는 동화주의가 아닌, 서로 다른 문화들의 ‘공존’이다. 다만 이 공존은 단순한 문화의 병렬적 공존을 넘어 아예 새로운 ‘글로컬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 교육 방침 중 하나인 ‘다양성에 대한 존중’보다도 한 차원 발전해 ‘개별문화의 고유 정체성이 소멸되지 않고 교류하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인 셈이다.

조 교사는 “한국 또한 다문화교육에 점차 초점을 맞춰나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동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독일의 상호문화 교육 정책을 모범 사례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의 교과에서는 타문화에 대한 존중과 수용, 이해 교육이 담겨있으며 이 수업은 유아시절부터 진행된다. 또 수학, 독일어, 미술 등 전 범위에 걸쳐 상호문화학습 내용이 담겨있다.

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정식교과로 편입된 것,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수업, 여러 가지 종교 체험 수업, 소수민족 문화 전시를 통한 알림과 이해 등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그는 “독일의 상호문화 교육은 동질이 아닌, 적응을 돕는 것”이라 말한다. 독일어를 제 1언어로 삼게하고자 가르치는 것이 아닌, 그들이 독일의 문화와 역사, 소통 등을 알아 독일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그저 돕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이중언어교육 시스템을 통한 한국-다문화학생간 자연스러운 문화교류 ▲다문화학생들에게만이 아닌, 모두에게 적용되는 글로컬 교육 ▲각 나라의 문화, 언어, 이해 등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설다.

그는 “다문화교육은 소수자의 사회적응을 넘어 다수자의 의식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지원 정책,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단일민족’의 신화를 깨야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이진 인천시교육청 장학사는 인천 내 534교 중 486교에 다문화학생이 재학중이라며, 교육과정에 다문화 이해교육을 포함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문화교육 기반 구축 ▲다문화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다문화가정 학부모 역량 강화 ▲다문화이해 제고 및 확산 등을 2020년도 인천시교육청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사업 방향에는 이중언어교육, 한국어교육 등을 지원하는 특별학급 40개교 60학급 지정, 학생 지원을 위한 한국어강사 및 이중언어강사 운영비 지원, 예비 다문화초중교생을 위한 입학 적응 프로그램 10개교에 운영, 통합 기숙형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 운영 등이 포함된다.

이어 권도국 인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 대표는 다문화학생들의 국적 및 성장배경에 따라 차별화 된 지원의 필요성을, 김영숙 고려인문화센터 대표는 방과 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통한 언어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희 인천시의회 의원은 그간의 제도, 정책과 실제 현장의 괴리감이 존재함을 언급하며 상호문화학습을 위한 조기 교육의 중요성 및 입학과 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진 현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천의 다문화학생 교육학교인 인천한누리학교의 김영옥 교감은 예산지원 및 프로그램 증설 필요성, 위탁기간 재검토, 방학 중 한국어교육 단절, 일반 교과의 다국어 통번역 교재 개발, 이중언어강사 인력풀 시스템 구축 등을 보완점으로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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